5층서 추락직전 아이 구한 청년, 알고보니 불법체류자

마크롱 대통령, 말리 출신 청년에 시민권·일자리 깜짝선물



프랑스 정부는 목숨을 걸고 아파트 발코니에 매달린 4살배기 아기를 구한 아프리카 출신 청년에게 시민권을 부여하고, 소방대원으로 채용하기로 했다.

29일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28일 엘리제궁으로 말리 출신 이민자 마무두 가사마(22)를 초청한 뒤 "프랑스 시민권을 부여하겠다. 파리 소방서에서 일자리도 제안했다"고 전했다.

마크롱 대통령이 "용기 있고 헌신적인 행동"이라고 칭찬하자 가사마는 "생각할 겨를도 없이 바로 발코니를 기어올랐다"며 "신이 도왔다. 구조한 뒤 보니 아기가 다쳤는지 울고 있더라"고 했다.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이 아파트 발코니에 매달린 아기를 구한 말리 출신 청년 마무두 가사마를 엘리제궁으로 초청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마크롱 대통령 트위터 캡처
가사마는 지난 26일 오후 8시 무렵 프랑스 피리의 한 거리를 지나던 중 아기가 아파트 5층 발코니에 매달린 모습을 봤다. 옆 발코니에서 이웃들이 아기를 구하려고 손을 뻗었지만 닿지 않았다. 행인들은 위를 쳐다보며 발만 동동 굴렀다.

이 모습을 본 가사마는 발코니 난간을 붙잡고 한 층 한 층 올라갔고, 긴급구조대가 도착하기도 전에 아기를 무사히 구해냈다. 행인들은 환호를 보냈다.

가사마는 "소동이 일어났을 때 축구 경기를 시청하려고 근처 레스토랑으로 가던 중이었다"며 "아기가 다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다. 곧장 아파트 쪽으로 달렸고, 발코니를 올랐다"고 했다.

아기가 사고를 당했을 때 쇼핑하러 집에 없었던 아버지는 부모의 책임을 방기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파리 시장 안 이달고는 가사마의 살신성인이 알려지자 공식 트위터에 "가사마는 새 삶을 개척하기 위해 몇 달 전 말리를 떠나 파리로 왔다"며 "그의 영웅적인 행동은 모든 국민에게 귀감이 될 만하다. 프랑스에 정착하도록 시 차원에서 그를 지원하겠다"고 적었다.

그러자 파리 소방서는 "가사마는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를 공유한다. 그를 환영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트윗을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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