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도 많은데 거짓말까지' 바람 잘 날 없는 넥센의 추락

넥센 히어로즈의 홈구장 고척 스카이돔의 전경 (사진=노컷뉴스)

넥센 히어로즈에 바람 잘 날이 없다.

성폭행 혐의를 받고 있는 넥센 소속 박동원과 조상우가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은 28일 넥센 구단의 어두운 민낯이 드러났다. 지난해 NC 다이노스, kt 위즈와 단행한 선수 트레이드 과정에서 공개되지 않은 '뒷돈'을 건넨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KBO는 28일 자체 조사를 통해 넥센이 지난해 NC, kt 구단과 트레이드를 하면서 현금을 받았음에도 이를 숨긴 사실을 확인했다. 세 구단 모두 현금 트레이드를 인정했다.

넥센은 작년 3월 강윤구를 NC로 보내는 조건으로 김한별을 영입하는 과정에서 현금 1억원을 챙겼다.

같은해 7월 kt에 주축 타자 윤석민을 보내고 정대현과 서의태를 영입할 때도 KBO에 신고하지 않은 현금 5억원 거래가 있었다.

넥센이 즉시전력감을 주고 유망주를 받는 2건의 트레이드가 발표됐을 당시 넥센이 다소 손해를 본 것 아니냐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넥센은 지난해 총 4차례 트레이드를 했다. 작년 SK 와이번스, KIA 타이거즈와 트레이드를 했을 때도 반응은 비슷했다. 이 과정에서 2016년 세이브 1위 김세현이 KIA로 이적했다.

넥센은 트레이드를 할 때마다 선수를 바꾼 것 외에 추가 거래는 없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NC, kt와 거래를 할 때 KBO에 신고되지 않은 현금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넥센이 거짓말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넥센 관계자는 28일 "현금 거래가 있었다는 것은 사실이다. 이같은 내용을 신고하지 않고 트레이드를 진행한 것은 명백한 잘못"이라고 인정하면서도 "SK, KIA와 진행한 트레이드에는 뒷돈이 없었다"고 말했다.

넥센이 트레이드 합의 과정에서 현금 거래를 숨긴 것은 KBO의 승인을 받지 못할 가능성을 우려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2008년 당시 우리 히어로즈가 삼성 라이온즈에 투수 장원삼을 보내는 조건으로 유망주와 현금 30억원을 받는 거래를 한다고 했을 때 리그 전력 균형을 저해할 수 있다고 판단한 KBO가 트레이드 승인을 거부한 사례가 있다.

이후 넥센이 트레이드를 할 때마다, 특히 주축선수를 주고 유망주를 받는 트레이드를 할 때마다 현금 거래가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뒤따랐다. 마침내 그 실체가 드러났다. 과거 트레이드에 대한 의혹도 피하기는 어려워보인다.

당장의 자금 확보를 위해 단행하는 비밀스러운 현금 트레이드는 클린베이스볼 정책을 반하는 심각한 사안이다. 리그의 전력 균형을 무너뜨리고 더 나아가 KBO 리그의 신뢰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장윤호 KBO 사무총장은 "KBO는 이 사안을 엄중하게 보고 있다. KBO 리그의 도덕성과 관련된 문제"라고 말했다.

현금 트레이드를 숨긴 NC와 kt는 물론이고 그 중심에 있는 넥센은 중징계를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장윤호 사무총장은 "전례가 없는 일이고 규약과 규정에 명확하게 나와있지 않은 부분이기 때문에 더 깊숙이 또 엄중하게 들여보고 징계 수위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장석 전 넥센 히어로즈 대표이사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메인스폰서 넥센타이어는 구단에 경영개선 방안을 요구하며 한동안 스폰서 비용 지급을 중단했다가 재개했다.

최근에는 선수 2명이 성폭행 혐의로 KBO로부터 참가활동정지 조치를 받았고 경찰 조사도 이뤄졌다. 조상우는 28일 경찰 조사에 앞서 취재진에게 "혐의를 인정하지 않는다. 성폭행은 없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바람 잘 날 없는 행보가 이어지는 넥센을 바라보는 팬들의 시선은 점점 더 싸늘해지고 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