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브론 제임스 "한 시즌에 여섯 시즌을 치르는 기분"

개인 8년 연속 NBA 파이널 진출 '역대 6번째'

르브론 제임스 (사진 제공=NBA미디어센트럴)

미국프로농구(NBA)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의 간판 르브론 제임스는 2017-2018시즌 개막 후 100경기 연속 코트를 밟았다.

보스턴 셀틱스를 상대한 정규리그 개막전부터 NBA 파이널 진출 여부가 걸린 동부컨퍼런스 결승 7차전 보스턴 원정까지 결장없이 출전을 이어갔다.

르브론 제임스는 한 시즌 100경기를 소화한 경험이 있다. 마이애미 히트 이적 후 첫 시즌이었던 2010-2011시즌 정규리그 79경기, 플레이오프 21경기를 뛰었다.

하지만 그가 정규리그부터 플레이오프까지 단 1경기도 쉬지 않고 달려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NBA에서는 경기 일정에 따라 주축 선수에게 휴식을 주는 경우가 많지만 시즌 내내 들쑥날쑥했던 클리블랜드에게는 그럴 여유가 없었다.

르브론 제임스는 이제 곧 자신의 단일시즌 개인 최다경기 출전 기록을 갈아치우게 된다. 아직 올시즌의 여정은 끝나지 않았다. 제임스의 단골 무대 NBA 파이널이 남았다.

클리블랜드는 28일(한국시간) 미국 보스턴 TD가든에서 열린 동부컨퍼런스 최종전에서 보스턴을 87-79로 누르고 시리즈 전적 4승3패로 승리했다.

이로써 클리블랜드는 4년 연속 NBA 파이널 진출에 성공했다. 르브론 제임스 개인으로는 2011년부터 올해까지 8년 연속 동부컨퍼런스 우승이다. 제임스는 2014년 친정 클리블랜드로 돌아왔고 팀은 그때부터 매년 예외없이 NBA 파이널 무대에 올랐다.

제임스는 8년 연속 NBA 결승 무대에 오른 역대 6번째 선수가 됐다. 나머지 5명은 모두 1950년대와 1960년대 보스턴에서 뛰었던 선수들이다. 보스턴은 1957년부터 1969년까지 13년동안 11번이나 우승을 차지한 팀이다.

보스턴은 올해 플레이오프 들어 한번도 홈경기 패배를 당한 적이 없었다. 게다가 클리블랜드에서는 주축 포워드 케빈 러브가 뇌진탕 증세로 인해 경기에 출전할 수 없었다.


이에 타이론 루 클리블랜드 감독은 특단의 대책을 내놓았다. 르브론 제임스는 단 1초도 쉬지 않고 풀타임을 소화했다. 48분동안 35점 15리바운드 9어시스트 2블록슛을 기록하며 팀 승리를 견인했다.

클리블랜드가 39-43으로 뒤진 전반에는 제임스 홀로 공격을 시도하다시피 했다. 동료들의 지원이 뒷받침되지 않았다.

하지만 후반 들어 러브의 빈 자리를 메운 제프 그린을 필두로 동료들이 힘을 내기 시작했다. 그린은 시즌 마지막 경기가 될 수도 있는 날 올해 플레이오프 개인 최다인 19점을 올렸다.

개막전에서 올스타 포워드 고든 헤이워드를 잃었고 정규리그 막판 에이스 카이리 어빙이 부상으로 빠진 보스턴은 상당한 전력 공백에도 고군분투했다.

브래드 스티븐슨 보스턴 감독은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이번 시리즈에서 우리의 목표는 제임스가 가능한 많은 에너지를 소진하도록 하는 것이었다. 우리 뜻대로 잘됐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4번의 홈경기에서 모두 상대 득점을 100점 이하로 묶었고 그 중 3경기는 80점대로 묶었다. 그럼에도 제임스는 35점을 넣었다. 믿기 힘든 일이다"라고 말했다.

클리블랜드는 올시즌 여러 부침을 겪었다. 어빙과 자리를 바꾼 아이재이아 토마스는 팀을 떠났고 제임스와의 재만남으로 주목받았던 드웨인 웨이드도 친정 마이애미 히트로 돌아갔다. 시즌 중반 여러 트레이드로 끊임없는 전력 보강을 시도했다.

하지만 시즌 성적은 50승32패로 동부컨퍼런스 4위에 머물렀다. 르브론 제임스가 속한 팀이 정규리그 50승 이하의 성적을 거둔 것은 2008년(48승34패) 이후 처음이었다(마이애미 소속이었던 2011-2012시즌은 단축 시즌으로 총 66경기가 열렸다. 팀은 46승20패로 7할 가까운 승률을 올렸다).

올시즌의 클리블랜드는 컨퍼런스 4번 이하의 시드를 받고 NBA 파이널에 진출한 역대 5번째 구단이 됐다.

그만큼 어려운 과제를 이겨냈다. 1라운드에서 인디애나 페이서스를 7차전 접전 끝에 눌렀고 2라운드에서는 동부컨퍼런스 톱시드 토론토 랩터스를 '스윕'했다. 보스턴을 상대로는 홈 3경기 전승에 이어 드디어 원정 승리를 따내면서 최종 관문을 넘어섰다.

제임스는 정규리그 막판 "마치 한 시즌에 다섯 시즌을 치르는 기분"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만큼 짧은 기간에 여러 일들이 많이 벌어졌다는 뜻이었다.

제임스는 이날 경기를 마치고 "이제는 여섯 시즌으로 바꿔야 할 것 같다. 마치 한 시즌동안 여섯 시즌을 치른 것 같다. 이제 우리 팀에게는 마지막 챕터가 남았다. 시즌 내내 회오리 바람이 분 것 같았고 때로는 좋았다가 때로는 힘들었던 롤러코스터 같았다. 이번 시즌은 내게 유독 강한 도전 의식을 자극하는 시즌이다"라고 말했다.

클리블랜드가 2017-2018시즌 NBA 결승 무대에 선착한 가운데 나머지 1개 구단은 29일 휴스턴에서 개최되는 휴스턴 로켓츠와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서부컨퍼런스 결승 최종 7차전에서 결정된다. 양대 컨퍼런스 결승이 모두 7차전 승부까지 간 것은 1979년 이후 올해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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