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은 4·27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으로 평화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손을 잡고 군사분계선을 쉽게 오가는 모습은 역사에 기록될 명장면이 됐다.
두번째 깜짝 정상회담의 장소도 역시 판문점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 취소 서한으로 순식간에 비핵화 로드맵에 위기를 맞은 지난 26일, 두 사람은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다시 마주앉았다.
"일체의 형식 없이 만나고 싶다"는 김 위원장의 제안에 따라 가장 신속하게, 비밀리에 만날 수 있는 장소가 판문점이었던 것이다.
문 대통령은 경호 인력도 최소화한 채 조용히 판문점으로 향했다. 판문점은 청와대가 밝히기 전까지 정상회담 사실이 새나가지 않을 정도로 서울에서 접근성이 용이했다. 이 장소에서 남북은 꼬인 정국을 풀기 위해 다시한번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누며 속내를 주고받았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취소를 번복해 손에 땀을 쥐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북미정상회담 실무회담이 판문점에서 열리고 있다.
성 김 주필리핀 미국 대사가 이끄는 미국 측 협상단과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 등이 참여하는 북측 협상단은 28일 판문점 통일각에서 마주앉았다.
회담 장소는 비공개였지만 국내 일부 언론과 워싱턴포스트(WP) 등에서 이런 사실을 포착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트위터에 "미국 팀이 김정은과 나의 정상회담을 준비하기 위해 북한에 도착했다"고 힌트를 주면서 판문점 실무회담이 알려졌다.
판문점에서 북한과 미국의 외교 당국자가 마주 앉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주로 남과 북의 회담 장소로 사용되던 판문점이 보다 국제적인 외교 장소로 떠오른 것이다.
양국은 팽팽한 긴장감 속에 핵 폐기 및 체제 보장과 관련한 세밀한 조율을 하고 있다.
판문점은 트럼프 대통령도 관심있게 지켜봤던 장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 개최의 장소로 싱가포르를 선택하기 전 판문점을 고려하기도 했다.
남북 정상회담으로 판문점의 상징성이 극대화된데다, 상대적으로 안전이 보장된 공간이라는 인식이 있는 만큼 향후 북한의 외교 채널이 다변화되면 판문점에 대한 선호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