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담 모두발언에서 문 대통령이 "1차 회담 이후 한국에서 김 위원장의 인기가 높아졌다"고 하자 김 위원장은 "다행"이라고 화답했다. 회담장에는 웃음꽃이 만발했다.
문 대통령이 방명록을 작성할 때 북한을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으로 쓰자 옆에 서 있던 김 위원장이 미소를 띄우고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특히 양국 정상이 회담을 마치고 헤어질 때 포옹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김 위원장은 악수를 나눈 다음 문 대통령을 왼쪽, 오른쪽 번갈아 가며 3번 껴안았다.
김 위원장은 왜 문 대통령을 3번 껴안았을까.
첫 번째, 김 위원장이 스위스 유학파라서 유럽식 인사를 구사한다는 분석이다. 김 위원장은 15세 때인 1998년 9월부터 2000년 가을까지 스위스 베른의 한 공립학교를 다닌 것으로 전해졌다.
유럽 거주민의 말을 종합하면, 유럽에서는 친분 있는 사이에서 '비쥬'(bissou)가 통용된다. 비쥬는 상대와 볼을 맞대는 인사법을 말한다. 각 나라마다 볼을 맞대는 횟수가 다른데, 스위스는 통상 3번 볼을 번갈아 가며 맞댄다.
스위스의 한 트위터리안은 안나 파이필드 기자의 트윗에 "스위스에서는 양쪽 볼에 번갈아 3번 키스한다"는 답글을 남겼다.
두 번째,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에게 보내는 신뢰와 존중의 메시지라는 해석이다.
과거 냉전 시절, 사회주의 국가 정상들은 독특한 인사를 나눴다. 이른바 '사회주의 형제 키스'(The socialist fraternal kiss)로, 서로 포옹한 상태에서 양 볼에 번갈아 3번 입맞춤했다.
사회주의 형제 키스는 아시아의 사회주의 국가 정상 사이에서 '사회주의 형제 포옹'(The socialist fraternal embrace)으로 변형됐다. 아시아인은 볼키스가 익숙지 않기 때문이다.
동유럽에서 공산주의가 붕괴한 뒤 사회주의 형제 키스는 자취를 감췄다. 그러나 사회주의 형제 포옹은 김 위원장 같은 아시아 지도자에 의해 계승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