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풀은 27일(한국시각) 우크라이나 키예프의 올림피스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와 2017~2018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1-3으로 패했다.
경기 시작 30분 만에 ‘에이스’ 모하메드 살라를 부상으로 잃은 리버풀은 전반을 득점 없이 마쳤지만 후반에 3실점하며 무너졌다. 특히 3실점 가운데 2실점을 골키퍼 로리스 카리우스의 어처구니없는 실수 때문에 내줬다는 점에서 리버풀과 위르겐 클롭 감독에게는 더욱 허탈한 준우승이다.
리버풀은 최근 꾸준하게 골키퍼가 취약 포지션으로 꼽혔다. 이 때문에 클롭 감독은 카리우스와 시몽 미뇰렛을 번갈아 가며 기용했을 정도로 올 시즌 누구 한 명 확실한 신뢰를 주지 못했다.
앞서 두 번의 유럽클럽대항전 결승에서 고배를 마셨던 클롭 감독은 2004~2005시즌 이후 처음으로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도전에 카리우스를 선택했다. 미뇰렛보다는 꾸준하게 챔피언스리그에서 강호를 상대했던 카리우스를 믿었다.
하지만 카리우스는 수차례 선방에도 불구하고 결정적인 두 번의 실수로 클롭 감독과 리버풀의 우승 희망을 산산이 깨버렸다.
첫 실수는 후반 6분이었다. 레알 마드리드의 공격이 무위로 끝나 공을 잡고 동료의 위치를 살피던 카리우스는 상대 공격수 카림 벤제마가 가까이 붙어있는 상황에서 오른쪽 측면으로 공을 던졌다. 바로 그 순간 벤제마가 다리를 뻗어 공의 진행을 가로막았고, 공을 데굴데굴 굴러 리버풀의 골대 안으로 향했다.
카리우스를 비롯한 리버풀 선수들은 벤제마의 반칙을 주장했지만 카리우스의 실수가 명백한 장면이었던 탓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4분 뒤 사디오 마네의 동점골이 터지며 카리우스의 실수가 수면 아래로 수그러드는 듯했지만 경기 막판 또다시 결정적인 실수가 리버풀의 희망을 꺾었다.
후반 19분 가레스 베일의 환상적인 오버헤드킥에 실점했던 카리우스는 후반 39분 페널티 박스 바깥에서 베일이 강하게 때린 무회전 슈팅을 막는 과정에서 허무하게 두 손 사이로 빠뜨려 세 번째 실점을 허용했다.
슈팅이 워낙 강했던 탓에 공을 잡을 것인지, 쳐낼 것인지 고민을 하다 판단이 늦은 것으로 풀이된다. 레알 마드리드의 골키퍼 케일러 나바스가 철저하게 잡기보다는 쳐내는 방어로 일관하며 1실점으로 승리에 힘을 보탰다는 점에서 더욱 아쉬운 실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