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후 8시 45분 첫 방송되는 MBC 주말드라마 '이별이 떠났다'(극본 소재원, 연출 김민식, 제작 슈퍼문픽쳐스·PF엔터테인먼트)는 이 같은 다소 도발적인 메시지가 담긴 작품이다.
2012년 170일 파업 당시 노조 집행부를 맡아 누구보다 파업에 앞장섰고, 이후 비제작부서에서 시간을 보내며 '다시 드라마 연출을 할 수 있을까' 의심했다는 김민식 PD가 들고나온 8년 만의 신작이기도 하다.
동명의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별이 떠났다'는 50대 기혼 여성 영희와 아이를 배고 무작정 영희 집에 들어오는 정효의 동거기를 통해 '여성의 이야기'를 할 예정이다.
김 PD는 지난 23일 열린 제작발표회 때 '불가능할 것 같은 로맨스'를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그는 "요즘 우리 시대 여성분들에게 가장 힘든 것이 임신, 출산, 육아가 아닐까 싶다"면서 영희가 "이렇게 힘든 일을 전혀 예상치 못한 경로로 만난" 정효를 든든하게 지켜주는 인물이 되리라고 예고했다.
김 PD는 "판타지 같은 로맨스로 꾸며볼까 한다. 어쩌면 불가능할 것 같지만, 시어머니와 며느리라는 두 여자의 끈끈한 우정과 의리에 대한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김 PD는 그동안 시트콤의 대명사로 불렸던 '논스톱' 시리즈를 만들었고, 드라마 PD로 전향한 후에도 '내조의 여왕', '여왕의 꽃', '아직도 결혼하고 싶은 여자', '글로리아' 등 밝은 분위기의 작품을 주로 만들어 왔다.
그런 의미에서 중년 부부의 어긋난 가정생활, 불륜, 혼전 임신 등의 소재를 다루는 '이별이 떠났다'는 전작과 결이 다르다. 한층 무거운 느낌의 작품을 맡게 된 것.
김 PD는 "보통 드라마는 새로운 인연을 통해 이야기가 펼쳐진다. 여주인공이 어려운 지경에 처하면 항상 젊은 실장님이나 재벌 2세가 나타나지 않나. 저도 지난 몇 년간 힘든 생활을 했지만 그때 다른 인연이 와서 구해주지 않았다. 고난에 빠진 사람은 결국 자기가 자기 자신을 구원하더라"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영희는 자기보다 더 힘든 정효를 돕기 위해 나서고, 정효는 복중 태아를 위해, 세영(정혜영 분)도 아이를 위해 자신을 던진다. 이 이야기를 보면서 정말 매력 있다고 느꼈던 건, 아무리 힘들어도 나보다 더 힘든 사람의 아픔과 고통에 공감하는 모습 때문이었다. 바로 여기에 희망이 있는 게 아닐까"라고 밝혔다.
주말드라마의 단골 소재로 나오는 '불륜'이 '이별이 떠났다'에도 나오는 것을 두고는 "저는 이 드라마가 불륜 드라마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며 "임신과 출산은 누군가에게는 선물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어마어마한 고난이 될 수 있다. 두 사람의 사랑이 어떤 사람에게는 상처가 될 수도 있고. (이 작품은) 그 고난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라고 답했다.
채시라는 "(그동안은) 여자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게 별로 없었다. 여자에 대한 이야기가 주 소재로 나와서 마음이 더 끌렸던 것도 같다"며 "채시라라는 이름값을 하고, 제 몫을 다 하는 것은 너무 당연한 것이지만 요즘 들어 함께하는 작업의 중요성을 점점 더 많이 깨닫는다"고 말했다.
조보아는 "두 여자의 워맨스를 담고 있고, 채시라 선배님이 한다고 하니 '저도 할래요' 해서 여기까지 오게 됐다. 과외 받으러 오는 것 같다고 할 정도로 하루하루가 너무 행복하다"며 "정효가 처한 극적인 상황에 공감하고 표현하고 싶은 욕심이 커서 선택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성재는 "책을 읽으면서 아내와 제 딸들이 생각난 작품은 처음이었던 것 같다. 아내한테 못 해줬던 걸 반성하게 됐다. 애들한테도 마찬가지고"라며 "현실적인 여성들의 내용을 다루는 것 같아서, 내가 겪은 감정을 투영해서 한다면 어떤 드라마 속 인물보다 더 리얼하게 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도전하게 됐다"고 밝혔다.
MBC 새 주말드라마 '이별이 떠났다'는 '데릴남편 오작두' 후속으로 오늘(26일) 오후 8시 45분에 1~4회가 연속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