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집회 "남성에게 유독 관대한 수사"…'평등수사' 촉구

여성 500여명 청계천서 '검·경 차별 없는 수사' 촉구
여성들 화장실 가면 몰카부터 확인해야…불안감 표출

26일 서울 청계천에서'홍대 몰카 사건' 수사를 경찰의 편파 수사라고 주장하는 여성들이 '몰카구멍을 보았다'는 설문에 스티커를 붙이고 있다.(사진=오수정 수습기자)
'홍대 몰카 사건' 수사를 경찰의 편파 수사라고 주장하는 여성들의 집회가 26일 도심 광장에서 열렸다.

집회를 주최한 여성들은 이날 오후 4시30분부터 서울 청계천 한빛광장에 모여 "여성과 남성이 동등하게 사법권의 수호를 받지 못하는 작금의 사태에 개탄한다"며 여성에 대한 차별 없는 수사를 촉구했다.

이들은 "여성을 대상으로 한 불법촬영 범죄를 보면 남성 가해자가 좋은 대학에 다니거나, 유망한 직업군에 종사한다는 이유로 집행유예를 받았다는 판결이 눈에 띈다"며 경찰수사가 남성 가해자들에게 유독 관대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홍대 몰카 사건의 피해자가 남성이고 가해자가 여성이라는 이유로 경찰 수사가 이례적으로 강경하게 진행됐다며, 성별에 대한 검찰·경찰의 차별 없는 수사 및 구체적인 사전 예방 대책 등을 요구했다.

또 "수많은 여성들이 공중화장실에 들어가자마자 천장, 벽, 휴지통 등 사방을 훑어 카메라 등 수상한 물건은 없는지 확인해야한다"며 불안감을 호소하기도 했다.

26일 서울 청계천에서'홍대 몰카 사건' 수사를 경찰의 편파 수사라고 주장하는 여성들의 집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오수정 수습기자)
이날 집회에 참석한 여성 500여명은 "검·경은 평등수사 평등보호 실천하라", "동일범죄 동일수사 동일인권 보장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이어갔다. '남성중심 차별수사, 각성하고 규탄하라' 등이 적힌 종이피켓을 들고 침묵시위도 벌였다.

하지만 참가 여성들 이날 주최 측 공지에 따라 언론 인터뷰에는 일절 응하지 않았다. 시위 의도가 왜곡될 수 있어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는 게 주최 측 설명이다.

홍대 몰카 사건은 홍익대 인체 누드 크로키 수업에서 여성모델 안모(25·구속기소)씨가 자신과 다툰 남성모델 A씨의 나체 사진을 찍어 지난 1일 인터넷커뮤니티에 올려 유출한 사건이다.

이후 이철성 경찰청장은 지난 21일 국민청원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제한된 공간(사건 현장)에 20여명만 있었기 때문에 수사가 신속하게 진행될 수 있었다"며 "용의자가 한강에 휴대폰을 던지는 등 증거인멸 시도가 중하게 받아들여져 법원도 구속영장을 발부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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