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메르코수르 FTA, 14년만에 협상 개시

브라질, 아르헨 등 4개국과 서울서 무역협정 협상 출범
2.7조 달러 신흥거대시장, 마지막 남은 FTA 경제영토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이 주축이 된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과의 무역협정(TA) 협상이 장장 14년에 걸친 사전협의를 마무리 짓고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25일 파르나스 서울 호텔에서 방한 중인 메르코수르 4개국 장관들과 함께 '한-메르코수르 무역협정' 협상 개시를 공식 선언했다.


메르코수르와 추진하는 무역협정은 한미FTA 등의 자유무역협정과 실질적으로 동일하지만, 상대 측 요청을 반영해 공식적으로는 '자유'(Free)를 뺀 '무역협정'(TA: Trade Agreement)으로 지칭하기로 했다고 산업부는 설명했다.

메르코수르 회원국도 원래는 브라질,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우루과이, 베네수엘라 등 5개국이지만 베네수엘라가 어려운 국내 사정으로 회원국 의무를 불이행 해 자격정지 상태여서 일단 4개국과만 협상이 진행된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4년 한-메르코수르 FTA에 대한 타당성 연구를 시작으로 사전협의를 벌여왔지만,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역외국가와의 FTA에 소극적인 메르코수르 측 입장으로 인해 지지부진한 상태가 지속됐다.

그러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에서 대외개방에 우호적인 신정부가 출범한 것을 계기로 메르코수르 측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해 14년 만에 공식 협상 개시에 이르게 됐다.

메르코수르는 남미 인구의 70%(2.9억명), 국내총생산(GDP)의 76%(2.7조달러)에 달하는 신흥시장으로 우리나라로선 마지막 남은 거대 FTA 체결 대상이다.

메르코수르는 현재 높은 관세 및 비관세 장벽을 유지하고 있어 FTA 체결시 우리 기업들의 경쟁력 제고와 수출 증대가 기대된다.

최근 인하대학교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한-메르코수르 TA 체결시 우리나라 수출은 약 24억 달러, 수입은 12억 6천만 달러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주요 수출품은 자동차 및 부품, 전자부품, 철강 등 제조업이 중심이 될 것으로 보이며 수입은 옥수수, 가죽제품, 석유화학제품, 잎담배 등 농산물이 주류를 이룰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안에 한-메르코수르 TA가 발효될 경우를 가정할 때 우리나라의 실질 GDP 증가폭은 관세양허 시나리오 별로 2035년 기준으로 0.36~0.43%P로 추정된다.

메르코수르는 역내 국가들 외에는 이스라엘, 이집트와만 FTA를 체결한 상태다. 유럽연합(EU)과는 1999년 개시 후 중단됐던 TA 협상을 최근 재개했고 캐나다와는 지난 3월 협상을 시작했다.

한-메르코수르 TA가 체결될 경우 우리로선 현재 77% 수준인 글로벌 FTA 네트워크를 80%로 늘리며 시장을 선점하는 효과가 있고, 메르코수르로선 한국 시장은 물론 아시아 시장의 교두보를 확보한다는 의미가 있다.

양측은 오는 26일 TA협상 수석대표 회의를 갖고 향후 협상 일정과 협상 세칙(TOR)에 대한 협의를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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