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현대건설이 조합원들에게 금품을 뿌린 첩보를 입수하고, 지난달 25일 서울 종로구 현대건설 본사를 압수수색 했다고 24일 밝혔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금품 관련 내부 문서를 입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현대건설이 각종 선물과 접대비 등 명목으로 100억 원의 예산 계획을 세웠고, 실제 수십억 원을 쓴 내역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실제 집행된 액수가 얼마인지, 어떤 형태로 선물이 전달됐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조합원에게 전달된 선물은 수십만 원대의 수입 도마나 전기 프라이팬, 면도기에서부터 100만 원 이상의 김치 냉장고나 고급 골프채 등 다양했으며, 접대는 홍보대행 업체(OS)를 통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OS 직원들은 현대건설 명함을 들고 다니면서 조합원 일부에게 100만 원 상당의 물품을 고르라고 한 뒤, 이후 OS 직원이 백화점에 가서 결제해주는 방식으로 접대한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현대건설은 지난해 9월 총 사업비 10조 원에 달하는 반포 주공1단지 재건축 시공권을 수주했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는 시공자 선정과 관련해 금품과 향응, 그 밖의 재산상 이익을 제공하거나 제공의사 표시도 할 수 없게 돼 있다.
경찰은 현대건설뿐 아니라 다른 건설사도 유사한 사례가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