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지방선거가 언제더라, 그래도 투표는 해야죠"

길거리에서 만난 100명의 청년에게 물어보니....41명 선거 날짜 몰라
정치 혐오 현상에도 투표 성향은 매우 강해..."투표해야 바뀌죠"

"6월 13일이 무슨 날인지 아시나요?"
"잘 모르겠는데요. 그냥 빨간 날 아닌가요?"

CBS 지방선거 인턴기자단이 24일 서울역에서 만난 직장인 강 모씨는 6월 지방선거 날짜를 묻자 이렇게 대답했다. 선거가 20일정도 밖에 남지 않았지만 청년들에게 지방선거는 남의 나라 얘기인 듯하다.

하지만 투표에 참여하겠다는 성향은 다른 연령층에 결코 뒤지지 않았다. 오히려 투표에 대한 책임감이 강했다. 이런 모습이 이율배반적으로 보였지만 청년들도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 "나랑 무관한 선거" 관심 없는 청년들


CBS노컷뉴스 인턴기자단이 23~24일 이틀간 강남, 노량진, 서울역 등 7곳에서 20~30대 100명의 청년을 직접 만나 물어봤다.

우선 '6월 13일이 무슨 날인지 아느냐'는 질문에는 '모른다'는 답변이 41%에 달했다. 10명 중 4명은 선거날짜를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6월 13일 지방선거일'을 북·미 정상회담이나 월드컵 개막식, 현충일로 잘못 알고 있는 청년들도 적지 않았다.

이번 지방선거가 북핵문제, 드루킹 특검 등 다른 대형 이슈들에 묻혀 청년들에게 주목을 못 받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설문조사 결과, 2030청년들은 지방선거에 대한 관심이 전반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지방선거에 관심이 얼마나 있나'는 질문에, 전체의 60%에 달하는 응답자가 '관심이 적은 편이다(44%)', '관심이 아주 적다(16%)'로 답했다.

거리에서 만난 청년들은 상대적으로 지방선거의 중요성을 체감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홍대에서 만난 A씨(27)는 "실제로 지방선거가 생활에 밀접 하다는 게 와 닿지 않아, 대선 같은 큰 선거보다 관심이 떨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용산구에 거주하는 유 모(29)씨는 "지방선거는 총선, 대선보다 나와 관련이 있는 이슈나 공약이 별로 없어서, 지방선거에 대한 관심도 자연스레 멀어질 수밖에 없는 것 같다"고 답했다.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의 한 교수는 청년들이 지방선거에 관심이 없는 이유로 "지방선거 공약이 2030세대의 관심사나 그들이 당면한 문제를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바꾸기 위해서는 젊은 세대들이 적극적인 투표의지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응답자 90%25 "그래도 투표는 해야죠. 의무니까요"

지방선거에 대한 관심이 적음에도 불구하고, 투표에 대한 권리는 행사하겠다고 응답한 비율이 매우 높았다.

'6.13 지방선거에 투표할 의향이 있나'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 중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비율이 61%로 '가급적 투표하겠다'는 비율이 29%'로 높게 나타났다. 두 응답을 합치면 90%에 달한다.

청년들은 정치에는 관심이 없지만, '국민의 권리'라는 의무감으로 한 표를 행사하겠다는 경우가 많았다. 강남구에 사는 이상권(25) 씨는 "정치에 관심이 없다기보다는 정치인들의 정치놀음에 질려서 신경 쓰고 싶지 않지만, 투표권을 행사하여 조금이라도 바꾸려고 노력하고 싶다"고 답했다.

또 직장인 조은영(27) 씨는 "투표 자체는 꼭 해야 한다는 신념, 책임감, 정치의식이 있다. 내 투표가 누군가를 당선시키는 데 영향력이 충분히 있음을 알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상문(30)씨는 "투표는 관심의 문제가 아니라 의무라고 생각한다"면서 "우리가 촛불 들었던 경험도 있지 않냐. 투표에 대한 책임감 느낀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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