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턴 이어 펜스까지…북한, 강경파만 골라 때리기

김계관 이어 최선희 부상도 "불법무도하게 나오면 북미정상회담 재고려 문제 제기"
전문가 "선의의 핵실험장 폐기, 압박하지 말고 성의로 답하라는 요구"

북한 최선희 외무성 부상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북한이 24일 외무성 최선희 부상의 담화를 통해 펜스 미국 부통령의 대북 압박 인터뷰를 문제삼아 "횡설수설하며 주제넘게 놀아대고 있다"며 북미정상회담 재검토를 재차 경고하고 나섰다.

최근 외무성 김계관 제1부상이 개인 담화 형식으로 백악관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을 '사이비 우국지사'로 맹비난한 것과 비슷한 맥락으로, 북한이 미국내 대북 강경파들에 대한 비난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6월 12일로 예정된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양측간에는 이같은 신경전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최선희 부상은 이날 "우리는 미국에 대화를 구걸하지 않으며 미국이 우리와 마주앉지 않겠다면 구태여 붙잡지도 않을 것"이라며 "우리의 선의를 모독하고 계속 불법무도하게 나오는 경우 나는 조미(북미)수뇌회담을 재고려할데 대한 문제를 최고지도부에 제기할 것"고 경고했다,

그는 "21일 미국 부대통령 펜스는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조선이 리비아의 전철을 밟을수 있다느니, 북조선에 대한 군사적 선택안은 배제된적이 없다느니, 미국이 요구하는것은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수 없는 비핵화라느니 뭐니 하고 횡설수설하며 주제넘게 놀아댔다"며 "대미사업을 보는 나로서는 이런 무지몽매한 소리가 나온데 대해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최 부상은 최근까지 외무성 북아메리카국 국장을 맡다가 부상으로 승진한 인물로 북한 내 미국통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외무성 김계관 제1부상도 지난 16일 "미국에서 대화 상대방을 심히 자극하는 망발들이 마구 튀어나오고 있는 것은 극히 온당치 못한 처사로서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한바 있다.

당시 김 제1부상 "볼턴을 비롯한 백악관과 국무성의 고위관리들은 '선 핵포기, 후 보상' 방식을 내돌리면서 그 무슨 리비아 핵 포기 방식이니,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수 없는 비핵화'니, '핵, 미사일, 생화학무기의 완전폐기'니 하는 주장들을 꺼리낌없이 쏟아내고있다"고 비난했다.

이처럼 북한은 최악의 시나리오인 '리비아식 결말'을 들이미는 미국 측 강경 인사들을 연이어 성토하고 있다.

우선 북한은 리비아식 결말을 맞을 수도 있다는 미국의 주장을 모욕적이라고 느끼고 있다.

자신들은 선제조건 없이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를 진행하는데, 미국은 오히려 계속 압박을 가하고 있기에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강경 발언들을 그대로 놔둘 경우 전세계인이 주목하는 북미정상회담에서 불량국가로 낙인찍히고, 최고존엄이 모독을 받는 불상사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북한은 폼페이오 국무장관과의 두 차례 회동을 통해 만족할만한 합의를 이뤘다고 보고있지만, 계속된 강경파의 압박에 진정성을 의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통일연구원 김상기 통일정책연구실장은 "북미간 비핵화가 합의되지 않으면, 리비아 꼴이 날 수 있다는 식의 발언은 북한 입장에서 굉장히 모욕적"이라며 "자신들이 먼저 선의를 갖고 핵실험장 폐쇄에 나선 것인데, 왜 압박하냐고 미국에 항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회담 자체를 거부하기보단 협상을 유리하게 만들고자 하는 밀고당기기를 시도하는 것"라며 "강경파들을 입단속하고 미국이 보다 성의있는 대화에 임하라는 요구"라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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