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심전심' 김태형-한용덕 "오늘이 가을이었으면"

김태형 두산(왼쪽), 한용덕 한화 감독.(사진=두산, 한화)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 리그' 한화-두산의 시즌 5차전이 열린 23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 파크. 경기 전 두 팀 사령탑의 마음이 일치했다. 시간을 당겨 오늘이 가을이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먼저 한용덕 한화 감독은 전날 짜릿한 연장 승리에 대해 "기분이 좋겠다"는 취재진의 말에 "물론 좋다"면서도 "그러나 어제 하루만 그렇다"고 답했다. 144경기 대장정의 한 경기인 까닭이다.


한 감독은 "아직도 100경기 가까이 남았다"면서 "남은 일정을 어떻게 치러야 할까 생각에 전날 경기는 빨리 잊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화는 전날 두산에 연장 11회 송광민의 끝내기 안타로 8-7 재역전승을 거뒀다. SK를 제치고 10년 만에 단독 2위에 올랐다.

빨리 이 상태로 가을이 왔으면 하는 마음이다. 한 감독은 "마음 같아선 오늘이 9월이면 좋겠다"면서 "(이 순위 대로) 몇 경기 남지 않은 상황이면 부담이 덜할 것"이라고 은근한 미소를 지었다. 2007년 이후 한화는 가을야구에서 소외됐고, 올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면 11년 만이다.

이는 1위를 달리는 김태형 두산 감독도 마찬가지다. 김 감독은 이날 선선한 날씨에 대해 "마치 가을 같다"고 운을 뗐다. 전날 저녁부터 오전까지 내린 비로 오후 5시께 대전은 20도를 조금 넘는 기온이었다. 햇살이 강했지만 기온이 높지 않아 상쾌했다.

김 감독은 "페넌트레이스 막판 1, 2경기만 남긴 시점이면 좋겠다"고 농담처럼 말했다. 두산은 2위 한화에 3경기 앞선 선두. 김 감독의 말처럼 된다면 그대로 한국시리즈(KS) 직행이다.

이에 취재진이 "감독들의 마음은 다 똑같나 보다. 한용덕 감독도 그 얘기를 하더라"고 전하자 김 감독은 묘한 미소를 지었다. 프로야구 감독은 선망의 대상이지만 성적에 따라 거취가 좌우되기에 불안할 수밖에 없는 직업이기도 하다. 김 감독도 지난해 7월 복통을 호소해 병원에서 게실염 판정을 받아 치료를 받은 적이 있다.

전날 경기도 아쉬움이 남았다. 두산은 1점 차로 앞선 9회말 2사에서 박치국이 재러드 호잉에게 동점 홈런을 맞은 뒤 연장에서 역전패했다. 김 감독은 "2아웃을 잡은 뒤 욕심이 생겨서 던졌다가 맞았는데 아쉬운 대목"이라고 입맛을 다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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