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메시지'의 긍정적 면과 부정적 면

한미정상회담을 어떻게 볼 것인가?

(사진=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미 대통령간 한미정상회담은 북한의 반발 속에서 이뤄졌기때문에 더 큰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6월 12일로 예정된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이 "연기될 수 있다"고 발언하면서 한미정상회담 평가가 국내외에서 엇갈린 평가를 받았다.

미국 언론들은 특히 "정상회담이 불투명해졌다"고 일제히 보도하고 있다. 예정된 궤도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높다는데 방점을 찍고 있는 것이다.

국내 일부 언론도 한미 정상이 북한의 태도와 미북정상회담 전망에 대해 현격한 시각차를 확인했다고 보도하고 있다.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 조차 "문 대통령이 혹 떼러 갔다가 부담이 좀 더 많아진 것 같다"고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독자들은 어느 시각에 장단을 맞춰야 할지 분간하기 어렵다. 이에따라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원문을 토대로 '메시지'를 하나하나 살펴봤다.

'트럼프 메시지'의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각각 하나씩 해체 분석해 정상회담 평가를 점검해 보자는 취지이다.

◇ '트럼프 메시지'의 긍정적 측면들

(사진=청와대 제공)
첫번째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에 얼마나 큰 관심을 갖고 있는지를 자신의 메시지를 통해 풍부하게 전달했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은 23일 새벽 0시 5분부터 단독회담을 가질 예정이었지만 기자들과 40분간이나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A4용지로 12장 가량되는 질의응답 원문을 보면 트럼프 대통령은 놀랍도록 북미정상회담에 천착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미국 대통령은 40분간 너댓개의 질문(중국무역 등)을 제외하고 북미정상회담 한 주제에 대해 튀거나 흥분하지 않고 일관되게 그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얼마나 김정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에 관심을 갖고 있는지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두번째 긍정적 포인트는 북한이 아주 싫어하는 이른바 '리비아 방식'을 거론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비핵화 방식에 대해 "일괄타결이 좋다"고 했다.

하지만 "그런데 정확히 그렇게 하는 게 불가능할 수도 있는 어떤 물리적 이유가 있다"며 "(비핵화에) 아주 짧은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본질적으로 그것은 일괄타결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처럼 반드시 '선 비핵화, 후 보상 방식'을 고집하지 않았다.


세번째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은 그동안 북한에 대한 체제보장 발언을 말했다'고 주장하지만 이번에 처음으로 명확하게 발언을 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I will guarantee his safety. Yes, we will guarantee his safety. And we’ve talked about that from the beginning.)

넷째는 "문재인 대통령이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 함께 참석할 수 있다"고 시사한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이 싱가포르 정상회담에 대해 무슨 말을 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문 대통령이 싱가포르에 나타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직접 우리와 함께 싱가포르에 있을 수도 있고 나중에 함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He may have a meeting coming up; he may not. The word is that he may not. It may be directly with us. It may go directly to us in Singapore, or it may be at a later date)

두 정상이 싱가포르회담 합류에 대해 합의를 한 것인지 확인할 수 없지만,싱가포르에서 종전선언을 추진할 가능성을 염두해 둔 것으로 보인다.

◇ 트럼프 대통령의 부정적 메시지들

(사진=청와대 페이스북 캡처)
첫번째 부정적 메시지는 "북미정상회담이 연기될 수 있다"는 언급이다..

그는 "우리가 원하는 어떤 조건이 있다. 만약 그 조건을 얻지 못한다면 회담을 가지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미국 언론들은 백악관내의 회의적인 분위기를 반영해 "정상회담이 연기될 수도 있다"며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그 문제를 6월 12일까지 풀지 못할 가능성이 있지만, 그러나 정상회담을 가질 기회가 있다"고 덧붙였다.

두번째 부정적 발언은 '중국 변수'에 관한 것이다.

그는 "어쨌든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국가주석이) 만난 뒤 태도가 변한 것은 사실이다. 어떤 일이 있었을 수도, 없었을 수도 있으나 시 주석과 김 위원장의 만남을 아무도 몰랐다는 게 중요하다. 그 뒤에 어느 정도 태도 변화가 있었던 것만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부분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세계적 수준의 포커 플레이어"라고 비유했지만 "그런 일이 일어난 것은 좋지는 않다"고 일종의 '경고성 발언'을 했다.

다롄 북중정상회담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비핵화 행보와 태도에 대해 부정적 시선을 가지게 됐음을 알 수 있다.

◇ 한미정상회담이 남긴 궁금증은 '북미정상회담 방향성과 중국 변수'

이처럼 북미정상회담의 조정 여지를 남긴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강한 의욕과 관심을 갖고 있다는 사실도 그의 발언에서 분명하게 포착할 수 있다.

일부 언론은 '시각 차이'를 강조하고 있지만, 전체적인 면에서 '반드시 부정적인가'라는 해석에 대해서 논란이 있을 수 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조성렬 수석연구원은 "두 정상이 종전선언에 대해 합의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박사는 "북한이 비핵화를 완료할때까지 과도기적 체제보장안으로 한미가 종전선언 추진에 합의했기때문에 북한도 이번 정상회담 결과를 듣고 싶어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국책연구원의 전문가도 " 협상이 주고받는 문제에 대해 지금까지 불균형이 있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균형을 맞추려는 노력이 있었다"며 "그런면에서 이번 정상회담은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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