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마지막 황새부부, 47년만에 한자리에

마지막 국내 자연 번식 황새 부부, 1971년 밀렵으로 수컷 죽어
별개 보관된 표본 47년만에 한 자리서 전시

밀렵으로 한국에서 사라진 마지막 번식 황새 한 쌍의 표본이 처음으로 한 자리에서 공개된다.

국립생물자원관은 경희대 자연사박물관과 함께 오는 24일 인천 서구 국립생물자원관 기획전시실에서 ‘황새, 다시 둥지로’ 특별전을 열고 기념행사를 개최한다.


특히 이번 전시에는 야생에서 번식하던 마지막 황새 부부 표본이 처음으로 한자리에서 공개된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인 황새는 원래 우리나라에서 사계절을 보내는 텃새였지만, 차츰 줄어들다 1971년 충북 음성군에서 발견된 황새 한 쌍이 국내에서 자연 번식한 마지막 황새 부부였다.

하지만 당시 이 사실이 언론에 보도된 지 사흘 만에 수컷 황새가 밀렵꾼이 쏜 총에 맞아 죽고 알을 도둑맞아 사회적 파장이 일었다.

암컷 황새는 농약중독으로 1983년 당시 창경원 동물원에 옮겨졌지만, 다른 수컷과의 번식에 실패한 채 1994년 죽었다.

이후 러시아와 중국 등에서 황새 10여 마리가 월동을 위해 한반도를 찾을 뿐, 국내 자연상태에서 번식하는 황새는 발견되지 않고 있다.

이 한국 최후의 황새 부부 가운데 먼저 죽은 수컷은 경희대학교 자연사박물관에, 암컷은 서울대공원을 거쳐 국립생물자원관에 표본으로 각각 보관되다가 두 기관의 협력으로 두 마리 표본을 같이 공개하게 됐다.

오는 9월 30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는 황새의 생태, 문화적 의미부터 현재 활발히 진행 중인 ‘황새 야생복귀 프로젝트’까지 다양한 내용을 다룬다.

국립생물자원관 김진한 전시교육과장은 “마지막 번식 황새 이야기는 우리에게 사라지면 되돌리기 어려운 멸종위기종의 심각성을 알려준다”며 “멸종위기종 황새가 다시 우리나라에서 번식하도록 이들이 살아갈 환경을 조성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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