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전 계약직 아나운서 10명은 22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집회를 갖고 "이번 대량 해고 사태는 현 MBC 경영진이 비정규직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단적으로 드러낸다"며 "MBC 내부 비정규직을 시대적 요구에 걸맞게 해결해 달라"고 주장했다.
MBC는 2016년과 2017년 사이 정규직 전환을 전제로 달고 1년 단위 계약직으로 신입 아나운서 11명을 채용했다. 그러나 이후 최근 치른 재시험에 11명 모두 응시해 1명만 남게 됐다.
"회사가 일방적으로 계약 갱신 거부를 통보한 것이므로 사실상 해고"라는 것이 MBC를 떠나게 된 10명 아나운서들의 입장이다.
이 과정에는 지난 시절 MBC가 국민의 믿음을 저버렸던 기간, 그리고 지난해 MBC 총파업 뒤 사장이 바뀌면서 최근 신뢰 회복에 박차를 가하는 시간이 공존한다.
이들은 지난해 총파업에 참여하지 않았다. 당시 경영진이 파업에 불참할 것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파업 참여시 계약 해지로 해고될 것을 우려했다는 것이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한 아나운서는 "파업을 함께하지 못한 것에 큰 가책을 느낀다"며 "프리랜서들과 리포터들이 퇴사를 감내하고 파업에 동참할 때도 우리는 함께하지 못했다. 정말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우리의 해고는 '아나운서 블랙리스트'를 작성한 최대현 아나운서의 해고와는 다르게 다뤄져야 한다"며 "우리는 안광한·김장겸 전 사장이 양산한 비정규직 약자이지, 적폐 아나운서가 아니"라고 호소했다.
이와 관련해 MBC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드라마 PD 5명, 예능 PD 8명, 아나운서 1명을 포함해 모두 14명의 계약직 사원·프리랜서가 정규직으로 특별 채용됐다. 이번 채용에서 MBC 내 모든 계약직 사원과 비정규직 사원들을 뽑을 수 없었던 점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오늘 퇴사한 아나운서들은 계약직 사원들로, 해고가 아니라 계약기간이 만료돼 퇴사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