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한 취재진 거부중인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는 일정대로 할 듯
- 드루킹 만난 송인배 비서관, 靑은 문제없다지만 야당 공세는 커질 듯
- 갈 길 바쁜 바른미래당, 이번엔 송파을 손학규 전략 공천논란
■ 방송 : CBS 라디오 <굿모닝뉴스 박재홍입니다> FM 98.1 (06:05~07:00)
■ 앵커 : 박재홍 아나운서
■ 대담 : CBS 보도국 안성용 정치부장
◇ 박재홍 : <안성용의 정치기상도>시간, CBS보도국의 안성용 정치부장입니다. 4.27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와 6.12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반도 정세가 쾌청했는데 최근 일주일 사이에 흐림으로 바뀐 것 같습니다.
◆ 안성용 : 북한이 한미연합 공중군사훈련인 맥스선더와 탈북 외교관인 태영호 전 공사의 국회 출판기념회 행사를 문제 삼으며 남북고위급회담을 무산시켰습니다. 또 김계관 외무성 부상 담화를 통해 미국의 대북 초강경파인 볼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맹비난했습니다.
북한의 갑작스런 태도 변화가 무엇 때문인지는 정확하게 확인되지는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것이라는 일반적인 관측과 함께 남북관계가 훈풍을 타고 있는데 남쪽에서 자신들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언행들이 계속되자 이걸 바로 잡겠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 박재홍 : 하지만, 북한이 남북관계 파탄이나, 북미대화 판을 근본적으로 깨겠다는 의도는 아닌 것 같아요?
◆ 안성용 : 그렇습니다.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의 인터뷰 기사를 보면 최근 들어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강도 높게 우리 정부와 청와대를 비난했습니다. 그럼에도 “차후 북남관계의 방향은 전적으로 남조선 당국의 행동여하에 달려있게 될 것이다. 구름이 걷히면 하늘은 맑고 푸르게 되는 법”이라며 여지를 남겨놨습니다.
미국에 대해서도 볼튼 백악관 안보보좌관을 맹비난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비난하지는 않았고, 북미정상회담에 대해서도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것을 종합해 보면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남한이나 미국에 끌려 다니지는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하는 차원 아니냐는 해석을 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박재홍 : 우리 정부와 미국의 상황 관리가 아주 중요한 시기라고 하겠는데, 오늘 문 대통령이 방미길에 오르고 어제는 출발 전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도 했죠?
◆ 안성용 : 문 대통령이 지난달 언론사 사장들을 청와대로 초청했을 때 "'디테일의 악마'를 넘어서는 것이 가장 큰 과제일 것이다. 한꺼번에 다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남북이나 북미 정상간 통 큰 합의가 이뤄져도 한반도 비핵화와 북한 체제보장을 위한 평화협정 체결을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고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얘긴데, 지금이 그런 난관의 첫 관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청와대는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면서 지금의 상황을 관리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기울이는 모습이 역력합니다.
북한의 태도 돌변으로 요 며칠 혼란스럽고 과거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있었는데, 이런 상황에서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어제 전화통화를 가졌습니다. 다음달 12일로 예정된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곧 있을 한미정상회담을 포함해 향후 흔들림 없이 긴밀히 협의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말씀하신대로 오늘은 미국으로 날아가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게 됩니다.
◇ 박재홍 : 북한의 갑작스런 태도 변화 징후와 더불어 강경한 자세가 나오는 상황이어서, 이번 한미 정상회담이 더욱 중요해 지고 있고 관심이 커진 것 같습니다.
◆ 안성용 : 그렇습니다. 문대통령은 오늘 오후 서울을 출발해서 1박 4일간의 짧은 방미 일정을 마치고 오는 24일 새벽 다시 서울로 돌아옵니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북미정상회담의 의제, 다시 말해서 한반도 비핵화를 어떻게 이룰 것인지, 북한이 비핵화를 할 의지가 과연 있는지, 또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어떤 보상을 해주고, 어떻게 체제를 보장해 줄지 등을 구체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보입니다. 정상회담이 끝나면 두 정상은 아마도 공동기자회견이나 공동언론발표문을 내놓을 것으로 보이는데 여기에 어떤 메시지가 담길지에 대해서는 북한도 매우 궁금해 할 것 같습니다.
◇ 박재홍 : 문 대통령의 방미와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이 성공하기를 바라겠습니다. 한편, 북한이 풍계리 핵시험장을 폭파 폐기하기로 한 날이 이번 주 수요일인 23일부터 25일 사이였는데, 북한이 남쪽 취재진의 방북 명단 접수를 거부했어요. 어떻게 되는 건가요?
◆ 안성용 : 김정은 위원장이 풍계리 핵실험상 폭파 폐기 장면을 전세계에 보여주겠다면서 남한 기자들도 초정을 했구요. 북한은 통신사와 방송사 한 곳씩을 초청했습니다. 그래서 방송에서는 MBC, 통신에서는 뉴스1이 방북하기로 하고 결정됐습니다. 통일부가 방북 취재단 명단을 북한에 건네 주려고 했지만, 북한은 지난 18일 이를 거부했고, 그 이후 아무런 상황변화가 없습니다. 그래서 최악의 경우 남한 기자들은 핵실험장 폐기 장면을 취재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일단 남한 취재진 8명은 오늘 베이징으로 출국해서 북한의 방북 승인과 비자발급을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비자를 발급 받으면 전용기를 타고 원산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를 철회하거나 연기할 움직임은 아직까지 없는 것 같습니다.
◇ 박재홍 : 화제를 국내 정치권으로 돌려보죠. 지난주 정치권도 특검 문제와 추경안 처리 문제로 오랜만에 바빴던 것 같습니다. 추경안 어제 국회 예결소위 통과되면서 오늘 국회에서 동시 처리될 것으로 보이죠?
◆ 안성용 : 정부가 지난달 6일 국회에 추경안을 제출한 지 45일 만에 문재인 정부의 두 번째 추가경정 예산안이 일요일인 어젯밤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예산조정소위를 통과했습니다. 이는 정부가 제출한 3조9천억원에서 약 200억원 순삭감된 규모입니다. 3천 900여억원을 감액했고, 3천7백억원을 증액했습니다. 오늘 오전 국회에서 드루킹 특검과 추경안이 통과될 것으로 보입니다.
◇ 박재홍 : 그렇군요. 이렇게 되면 드루킹 댓글사건이 세상에 알려진 뒤 거의 한 달여만에 결국은 특검이 실시되게 됐네요?
◆ 안성용 : 드루킹 특검은 문재인 정부의 첫 특검이구요. 60일 수사 기간에 30일 연장이 가능해서 최대 90일까지 수사할 수 있습니다. 야당이 주장해 온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특검보다는 규모와 기간이 축소됐지만, 여당이 관찰하려던 이명박 전 대통령 내곡동 사저 특검 규모보다는 확대 됐습니다. 오늘 본회의를 통과하고 대통령이 서명을 하면 특검법이 효력을 발휘합니다.
특별검사는 변협이 4인을 추천하면 야3당 교섭단체가 합의를 통해 2명으로 압축해서 청와대에 보내면 대통령이 1명을 낙점하는 방식으로 진행돼서 다소간에 시간이 걸릴 수 있습니다. 특검이 임명되면 3명의 특검보 임명과 사무실 마련 등 준비에 20일을 쓸 수 있습니다. 그래서 6월 13일 지방선거 전에는 특검이 닻을 올리게 됩니다. 하지만 특검이 시작되자마자 김경수 의원을 소환하기는 어렵지 않겠나 싶습니다.
◇ 박재홍 : 그런데, 드루킹이 김경수 경남지사 후보 외에도 송인배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을 만난 사실도 새롭게 드러났죠?
◆ 안성용 : 그렇습니다. 김경수 의원에 이어서 송인배 비서관도 대선전에 드루킹을 4차례 만났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2016년 6월부터 대선직전인 지난해 2월까집니다. 송 비서관은 경제적공진화모임회원들과 함께 드루킹을 만났고, 강연을 대가로 소정의 강연료도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이런 사실은 드루킹 논란이 커지자 송 비서관이 먼저 민정에 신고했고, 청와대는 문제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소정의 강연 수수료도 상식을 벗어나지 않는 수준이라고 보고 문제없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 때문에 문 대통령에게는 보고도 안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청와대가 문제없다는 결론을 내렸지만 야당의 공세는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송 비서관이 대통령 일정을 관리하는 최측근 중에 한 명이기 때문입니다.
◇ 박재홍 : 특검이 2000년대부터 많이 있어왔는데, 성과를 낸 특검도 있었고, 그렇지 못한 특검도 있었습니다. 이번 특검이 성과를 낼 수 있을까요?
◆ 안성용 : 지금 경찰의 수사 상황을 인계받을 특검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려 있다고 하겠습니다. 새로운 것을 밝혀내는 것도 성과지만 제기된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고 입증해 내는 것도 성과라고 하겠습니다. 현재로서는 대선을 전후한 드루킹 일당의 댓글 조작에 김경수 의원의 연루 여부, 여권 인사의 개입 여부가 밝혀질지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역대 특검 가운데 가장 성과가 있었던 특검이었다면 최순실 특검일겁니다. 반면 특검이 정치 공세의 산물로 탄생하면서 있었는지 조차 모르는 특검도 허다합니다. 대표적인 게 국민의정부 당시 옷로비 특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드루킹 특검이 최순실 특검이 될지, 옷로비 특검이 될지 지켜봐야겠습니다.
◇ 박재홍 : 그리고 권성동 현 국회법사위원장에 대해 구속영장이 청구되는 초유의 일이 벌어졌습니다.
◆ 안성용 : 검찰이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 문제로 홍역을 치르지 않았습니까? 강원래드 채용비리 수사단 소속 현직 검사가 이례적으로 기자회견을 열어서 현 검찰총장을 비판하고, 대검 고위간부가 외압을 행사했다 폭로하는 등 파장이 급속도로 확대되기도 했지만, 검찰 수사자문단은 김우현 대검반부패 부장이나 최종원 현 서울남부지검장의 행위를 수사 방해가 아니라 정당한 수사 지휘였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여기서 문제가 됐던 사람이 현 국회 법사위원장인 권성동 의원이었습니다. 강원랜드 수사단이 권성동 국회의원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예정이라고 알리자 문무일 검찰총장이 수사단 출범 당시의 공언과 달리 수사지휘권을 행사해 '전문자문단'을 대검찰청에 구성해 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하라고 지시했다는 것인데요. 문총장의 수사외압 논란은 일단락됐지만 논란의 원인이었던 권성동 의원은 업무방해, 제3자 뇌물수수, 직권남용권리행사 방해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습니다. 지금 국회 본회의에 염동열 의원과 홍문종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상정돼 있는데, 곧 권 의원에 대한 체포 동의안도 보고될 것으로 보입니다.
◇ 박재홍 : 한편, 지방선거를 앞둔 바른미래당이 심상치 않네요. 실질적 오너와 대주주라고 할 수 있는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와 유승민 대표 사이에 갈등이 최고조에 달한 분위기네요?
◆ 안성용 : 지금 벌어지는 갈등은 공천 문제에 있습니다. 안철수 후보는 서울 송파을에 당 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손학규 전 의원을 전략공천하자는 입장입니다. 반면 유승민 대표는 후보 경선이 진행중이라며 경선 결과를 최고위에서 의결을 하면 된다는 입장으로, 원칙대로 하는게 옳고 또 분란을 없애는 길이라고 밝히면서 두 사람 간에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이에 앞서서 안 후보의 지역구였던 노원을에서도 바른정당 출신인 이준석 당협위원장을 후보로 확정하는 과정에서 양측이 신경전을 벌인바 있습니다. 한국당도 그렇지만 바른미래당도 갈 길은 먼데 내부에서 단합이 안되는 답답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 박재홍 : 안철수 후보가 주장하는 손학규 선대위원장이냐, 유승민계인 박종진 전 앵커냐 송파을에서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는 것인데 어떻게 정리가 될까요?
◆ 안성용 : 조금 더 지켜봐야겠습니다. 현재로서는 명분에서는 유 대표가 앞서고, 현실론에서는 안철수 호보가 어렵게 서울시장 출마를 결정했는데 붐업을 일으킬 수 있는 손학규 전 의원 같은 사람을 송파을에 공천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안 후보의 주장이 힘을 얻고 있는 것 같습니다. 누가 되던 후유증이 클 것 같습니다.
◇ 박재홍 : 이번 주 정치 기상도 관전 포인트 짚고 마무리합니다.
◆ 안성용 : 앞서 말씀드렸지만 우리 시간으로 22일 밤, 미국시간으로 22일 오전에 한미 정상회담이 열립니다. 두 정상이 북한의 반발과 우려를 잠재울 메시지를 내올 수 있을지 관심있게 지켜봐야겠습니다.
또 북한이 발표한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 폐기가 23일에서 25일 사이에 이뤄질 것으로 현재까지는 예상됩니다. 한반도를 전쟁의 공포로 몰아넣었던 핵실험 장소가 실제로 폐기된다는 것은 상징적 조치 이상의 의미가 있이 분명합니다. 이 부분 지켜보구요. 우리 기자들이 북한에 들어갈 수 있을지도 관전포인틉니다.
앞서서 오늘 본회의가 열리면 염동열, 홍문종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한 표결이 먼저 있게 됩니다. 동료 의원들이 두 사람의 운명을 어떻게 결정할지 주목해야겠습니다. 권성동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보고 및 처리도 곧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 박재홍 : CBS 보도국의 안성용 정치부장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