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 담화와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의 북한 매체 인터뷰에 이어 연일 한미를 몰아세우는 모양새다.
북한 적십자회 중앙위원회 대변인은 이날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에서 북한 여종업원들의 기획탈북 의혹을 거론하면서 "우리 여성공민들을 지체없이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는 것으로써 북남관계 개선의 의지를 보여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남조선 당국은 박근혜 정권이 감행한 전대미문의 반인륜적 만행을 인정하고 사건 관련자들을 엄하게 처벌해야 한다"며 "우리는 남조선 당국의 차후 움직임을 심중히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대변인은 "박근혜 역적패당이 조작한 모략극이며 우리 여성공민들은 괴뢰정보원에 의해 강제유인 납치되었다는 것을 이 사건에 가담한 범죄자와 피해당사자들이 인터뷰에서 한 진술에 근거해 낱낱이 폭로했다"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또 "괴뢰정보원에 매수돼 유인 납치범죄에 가담한 인간쓰레기놈은 '국정원직원이 나에게 박근혜 대통령이 너를 기다린다. 무공훈장을 받고 국정원에서 같이 일하자'고 했다"며 여종업들과 함께 탈북한 지배인 허모씨를 직접 겨냥했다.
이어 "국정원이 짜준 각본대로 탈북했다", "어디로 가는줄도 모르고 따라왔다", "총선을 위해 기획된 것임을 나중에야 알게 되었다" 등 북한 여종업원들의 발언 내용도 일부 소개했다.
북한은 또 문재인 정부가 이를 알고도 별다른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결국 남북 관계 개선 의지는 남측에 달렸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대변인은 "간과할 수 없는 것은 마땅히 이 문제를 맡아 처리하여야 할 남조선 당국이 모호한 태도를 취하면서 내외 여론의 요구를 외면하고 있는 것"이라며 "판문점 선언의 잉크도 채 마르기 전에 남조선 당국이 취하고 있는 태도는 유감을 넘어 실망을 금할 수 없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반공화국 대결모략 날조극이며 극악한 반인륜적 범죄행위인 괴뢰보수패당의 집단유인 납치사건을 어떻게 처리하는가 하는 것이 판문점 선언에 반영된 북남 사이의 인도주의적 문제 해결 전망을 결정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는 데 대해 남조선 당국에 상기시키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북한 적십자사 대변인의 이같은 발언은 지난달 27일 판문점 선언으로 추진될 올해 남북 이산가족 상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변인은 "인륜과 도덕도 국제법도 안중에 없이 동족대결에 환장이 되어 우리 여성공민들을 집단유인 납치하고 귀순을 강요한 박근혜 패당과 같은 흉악 범죄자들은 마땅히 국제 법정에 끌어내 인류의 준엄한 심판을 내려야 한다"고 요청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현재 중단된 남북 고위급회담이 재개된다 하더라도 집단탈출 여종업원들의 송환 문제를 놓고 남북간 의견 대립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올해 초 남북관계 개선 분위기에서도 이산가족 상봉 전제조건으로 탈북 여종업원들의 송환을 요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