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NBA는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모여있는 곳이다. 드래프트에 뽑혔다고 해서 12명 엔트리에 들어간다는 보장은 없다. 12명에 포함되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이다"
여자농구 국가대표 센터 박지수(20)가 지난달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신인드래프트에서 지명을 받자 정선민 인천 신한은행 코치는 WNBA가 결코 만만한 무대가 아니라며 "박지수의 도전을 응원한다"고 했다.
현역 시절 '바스켓퀸(Basket Queen)'으로 불렸던 정선민 코치는 15년 전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WNBA 정규리그 무대를 밟은 선수였다.
한국 여자농구가 세계 4강 무대에 올랐던 2000년 시드니올림픽과 2002년 세계선수권에서 대표팀 주역으로 활약했던 정선민 코치는 2003년 WNBA 신인드래프트에서 시애틀 스톰의 1라운드 전체 8순위 지명을 받고 1시즌동안 미국에서 활동했다.
박지수가 '바스켓퀸'이 걸었던 길을 뒤따라 걷는다. 한국인 선수로서 두번째로 WNBA 정규리그 무대를 밟게 됐다. 라스베이거스 에이시스는 18일(한국시간) 박지수가 포함된 2017-2018시즌 개막 명단을 발표했다.
개믹 명단의 정원은 12명. 라스베이거스는 시범경기 기간에 보유한 17명의 선수 가운데 5명을 줄여야 했다. 박지수는 살아남았다. 라스베이거스는 이날 11명의 개막 엔트리를 발표했고 추후 한명을 추가한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드래프트에서 전체 17순위로 미네소타 링스의 지명을 받고 라스베이거스 구단으로 트레이드된 박지수는 두 차례 시범경기에서 평균 20분 이상 뛰어 6점, 4.5리바운드, 2.5블록슛을 기록, 합격점을 받았다.
박지수는 오는 21일로 예정된 코네티컷 선과의 개막전부터 출전이 가능하다.
WNBA는 신인 선수, 특히 외국에서 온 젊은 선수에게 결코 호락호락한 무대가 아니다. 정선민 코치의 말처럼 WNBA에는 세계 최고의 여자농구 선수들이 모여있다.
개막전 상대 코네티컷 구단만 봐도 WKBL 무대에서 정상급 선수로 활약했던 존쿠엘 존스, 엘리사 토마스, 쉐키나 스트릭렌 등이 버티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개막전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은 대단한 성과다,
앞으로 넘어야 할 관문도 많이 남아있다.
박지수는 테스트 성격이 강한 시범경기에서 적잖은 출전시간을 보장받았다. 하지만 정규리그 때 주축 로테이션에 포함된다는 보장은 없다. 팀내 경쟁은 앞으로 더 치열해질 것이다. 주어진 출전시간 안에 깊은 인상을 남겨야 한다.
박지수가 개막전 명단에 포함된 것만으로도 개인 발전에는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정선민 코치는 "WNBA에서는 벤치에 앉아있기만 해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함께 생활하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된다. 그들은 살아남기 위해 연습경기부터 필사적으로 한다. 그런 선수들과 경쟁하는 것 자체가 좋은 경험"이라고 말한 바 있다.
전망은 밝다. 박지수의 잠재력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WNBA는 시즌 개막을 앞두고 12개 구단 단장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했다. 박지수는 올시즌 가장 기대되는 외국인 선수 투표에서 공동 2위를 차지했고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칠 것으로 기대되는 신인 선수 투표에서는 공동 4위에 올랐다.
지난 2016년 WKBL에 데뷔한 신장 196cm의 박지수는 2017-2018시즌 청주 KB스타즈 소속으로 평균 14.2점, 12.9리바운드, 3.3어시스트, 2.5블록슛을 올리며 정상급 빅맨으로 군림했다. 어린 나이에 붙박이 국가대표 센터로 뛰며 국제대회에서도 좋은 활약을 펼쳐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