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락 맞은 전두환 집, 하늘도 노한 겁니다"

- 진상규명 시급…발포명령자 뻔한데
- 조비오 신부 모욕한 전두환, 집에 낙뢰
- 88세 고령에 치매? 응분 처벌받아야
- 계엄군 성폭행 증언도…천인공노할 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박석무(전 5·18 기념재단 이사장)

오늘은 5.18 민주화운동 38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한동안 5.18 때마다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하냐 마냐 둘러싼 논란이 있었고요. 지난해에는 1200만 관객이 본 영화 택시운전사를 계기로 다시 국민적인 관심사로 5.18이 떠오르기도 했고요. 이런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풀어야 할 과제가 많이 남아 있죠. 헬기 사격과 전투기 출격 대기에 대한 진상 조사 남아 있고요. 또 미수습 시신 발굴작업도 아직 완료되지 않았고 5.18 당시 성폭력도 자행됐다는 증언들이 새로 터져나오면서 진상 조사가 필요한 부분이 하나 더 늘어난 건데요. 오늘 서울행사 명예 행사위원장을 맡으셨고 5.18기념재단 이사장이신 박석무 전 이사장과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박석무 위원장님, 안녕하세요.

◆ 박석무> 네,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오늘 기념식이 10시에 열리나요?

◆ 박석무> 10시입니다.

◇ 김현정> 그렇죠. 작년을 떠올려보면 문재인 대통령이 5.18 유가족을 안아주는 모습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는데.

◆ 박석무> 저희들도 아주 감동 깊게 그 부분 기념사를 저희들이 들었습니다.

◇ 김현정> 그렇죠. 올해는 뭐 특별한 게 없나 모르겠습니다.

◆ 박석무> 올해는 금년 2월에 5.18 재조사하는 법이 통과됐잖아요. 그것을 9월부터 활동을 한다고 해서. 이번 특위에서는 정말 그런 것들이 제대로 밝혀져야 하는 것들이 나타났으면 좋겠다는 그런 생각이 우선 앞장섭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지금 5.18 행사에서 무슨 퍼포먼스가 있냐, 없냐. 이게 중요한 게 아니라 올해는 이 5.18 진상규명특별법 통과된 거, 제대로 진상 조사가 되는 게 제일 중요하다 이 말씀.

◆ 박석무> 그럼요. 저희들과 같이 관련자들은 더 그게 관심사가 크죠.

◇ 김현정> 그럼 아예 얘기 나온 김에 그 얘기부터 좀 해 보죠, 이사장님. 진상조사위 출범했습니다마는 5.18에 대한 진상 규명이라는 건 워낙 범위가 넓습니다. 핵심적으로 이건 이번에 꼭 다뤄야 한다, 어떤 겁니까?

◆ 박석무>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이 지금 많은 증거들이 나오긴 나왔지만 누가 지금 발포 명령을 내렸냐. 이게 지금 서로 아니라고 그러고. 지휘 체제에 대한 규명이 제일 중요합니다.

◇ 김현정> 그거 제가 부연 설명을 하자면 법적인 체제를 따지자면 발포명령이 계엄 하에서 대통령 그리고 계엄사령관 이렇게 내려오는 게 정상이고. 하지만 그 당시 최고 권력자는 보안사령관, 전두환 보안사령관이었다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

◆ 박석무> 다 아는 사실.

◇ 김현정> 서로 미루고 있는 상황.

◆ 박석무> 중앙정보부장 서리까지 겸하고 있었잖아요. 또 더 중요한 거 하나가 이 사망자 수입니다. 지금 거기 외국으로 방송되는 내용에 보니까 그 당시 학생들 이야기는 1000명 정도 이상이 죽었다. 이렇게 지금 나오고 있는데 저도 그 당시에 메모를 해 놓은 걸 보니까 최소한도 1000명에서 1500명은 죽었다. 이렇게 나오는데 저희들은 정말 그야말로 듣고 보고 한 이야기들이 근거를 갖고 자료 갖고 한 말은 아니거든요.

◇ 김현정> 사망자가 지금 인정받은 건 몇 명이죠?

◆ 박석무> 지금 한 정식으로 사망자가 200여 명으로 나와 있지 않습니까.

◇ 김현정> 맞습니다. 그러네요. 저도 5.18 인터뷰를 하면서 사망자가 몇인지 떠올려보면 어디 정확한 자료가 나온 게 없어요. 제일 기본적인 부분인데 그것조차 드러나지 않았다는 거.

◆ 박석무> 그러니까 5.18 진상이 전혀 안 밝혀진 거나 같죠.

◇ 김현정> 그러네요. 그리고 아까 전에 그러셨잖아요. 누가 최종 책임자, 최종 발표자냐. 이거 가려야 된다고 하셨는데.

◆ 박석무> 그런 핵심적인 것이 안 밝혀지고 있는 거예요.

◇ 김현정> 그거 누구입니까? 누구라고 보시는 겁니까?

◆ 박석무> 그건 외국에서 방송되는 미국이나 독일이나 이런 쪽에서 방송된 내용을 보면 ‘그때는 모든 권력자는 전두환이다. 이건 전두환이 했을 거다’라는 외신들의 보도가 나가더라고요.

◇ 김현정> 누가 봐도 그 당시의 최고 권력자는 전두환 보안사령관.

◆ 박석무> 그렇게 나오더라고. 그 당시 전두환이라는 최고 권력자의 소행으로 국민들은 알고 있더라. 이렇게 보도가 되더라고요.

◇ 김현정> 그런데 제가 어제요. 어제 전두환 회고록을 쓴 ‘전두환의 입’이라고 통하는 분이죠. 민정기 전 청와대 비서관하고 인터뷰를 했는데요. 그분 얘기는 ‘미국 문서에 그렇게 써있으면 그걸 믿느냐. 아니다.’ 이러시더라고요.

◆ 박석무> 참 가소로운 일인데 정말 우리 속담에 닭 잡아먹고 오리발 내민다고, 그들의 잘못을 전혀 인정하지 않기 위해서 생떼 같은 거짓말을 하고 있는데. 그런 것들이 비밀 자료도 풀리고 있고 그러니까 아마 저는 나오리라고 봅니다.

◇ 김현정> 맞아요. 미국 국무부 기밀문서가 지금 하나둘 시효가 지나면서 나오고 있는 상황이니까.

(사진=518 기념재단 제공)

◆ 박석무> 그동안 그런 비밀 자료를 볼 수도 없고 나타나지도 않기 때문에 어떻게 저희들이 입을 열 수 없었는데. 그런 증거와 자료가 나오니까 이제는 밝혀지리라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전두환 씨에 대한 기소나 처벌도 다시 이루어져야 된다고 보십니까? 어떻습니까? 이건 끝난 얘기인가요?

◆ 박석무> 그러니까 내가 깜짝 놀랐는데 며칠 전에 5월 3일인가 말이죠. 그날 벼락이 쳤대요. 그날이 우리 조비오 신부님이 ‘발포가 있었다, 헬기 발포가 있었다’ 그걸 증언을 했는데 ‘그게 신부라는 가면을 쓴 사탄이다’라고 이야기해서 사자 명예훼손으로 기소가 됐습니다. 앞으로 재판하게 되어 있죠. 그런데 그날 전두환 씨 집에 느닷없이 말이죠. 번개가, 낙뢰가 치고.

◇ 김현정> 벼락을 맞았대요, 전두환 전 대통령 집이?

◆ 박석무> 그 마당에 있는 소나무를 벼락이 때렸다는데, ‘하늘도 역시 눈을 감지 않는구나’라고 생각을 저희들이 했습니다.

◇ 김현정> ‘기소는 죄가 드러나면 할 수 없는 것 아니냐, 받아들여야 하는 것 아니냐’ 이 말씀. 연령은 좀 높습니다. 지금 고령이기는 합니다. 88세이고 치매를 앓고 있다는 소문도 들리고 합니다만.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또 더 서둘러야 되는 것 아니냐. 이런 얘기들도 하더라고요?


◆ 박석무> 지금요. 자료를 통해서 보면 특히 나치 시절에 부역했던 자들에 대해서는 나이가 90, 100세를 넘더라도 그들의 범죄 행위가 나타나면 지금도 처벌하고, 과거사에 대해서 철저히 규명하는 것들이 외국 일인데요. 우리도 지금 나이 따지고 뭐 따지고 할 거 없어요. 일단 벌을 주고 안 주는 것은 그다음 문제고, 우선 진실부터 밝혀내서 죄가 있느냐 없느냐부터 밝혀야 합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하도 거짓말을 잘하기 때문에 정말로 진실이 밝혀지면 그에 응분하는 처벌을 받아야 된다고 봐요.

◇ 김현정> ‘광주 민주화운동’을 아직도 그분들은 ‘광주 사태’라고 표현을 하시더라고요.

◆ 박석무> 그러대요? 어제 아침 뉴스 잠깐 보니까 나는 지나가면서 들었는데 사태라고 그러는데 그 사람들의 의식구조는 천상에서 떨어진 사람들인가. 신문도 방송도 안 듣고 이런 사람들인가. 그런 사람들하고 이거 어떻게 그들이 집권을 하고 그랬는지 참 이해가 되지 않는 일입니다, 정말로.

◇ 김현정> 지금 5.18기념재단의 전 이사장이자 5.18 기념 서울행사의 명예행사위원장 박석무 위원장 만나고 있습니다. 5.18 사연 가지신 분들을 한두 분 만난 게 아니시잖아요. 제일 잊지 못할 가슴 아픈 사연은 어떤 분의 사연입니까?

◆ 박석무> 나는 다른 어떤 사연보다도 ‘여학생들, 여고생, 여대생들이 군인들에 의해서 계엄군에 의해서 집단 성폭력을 당했다.’ 이거 정말 천인공노할 일인데. 그런 소문들이 더러 있었지만 전혀 확인할 길이 없어서 우리가 몰랐어요.

◇ 김현정> 소문은 있었습니까, 소문은?

◆ 박석무> 다 지켜보고 그 후로도 광주에서 계속 살면서 다 아는 사실인데도 그것까지는 몰랐는데. 요즘 나타나는 사실 보면서 머리카락이 쭈빗쭈빗 서고 우리들이 그런 것을 보호해 주고 했어야 되는 건데 어른 입장에서 너무 안타까운 생각이 들어서 이건 정말 견딜 수 없네요, 정말로.

◇ 김현정> 그분들 제가 인터뷰해 보고 그러니까 뭐라고 그러시냐 하면, 얘기하기가 겁이 났던 것도 사실이고. 또 얘기를 한 적도 있었는데 ‘설마 그랬겠어? 이거 말하면 사람들이 믿지도 않을 거야라면서 주변에서 아서라, 아서라’ 했답니다. 그래서 여태 얘기를 못 하다가 이제는 말할 수 있겠다고 용기를 내니까 다른 분도 용기를 내고.

◆ 박석무> 저는 이렇게 되면 더 많이 나오리라고 보는데요.

◇ 김현정> 그래서 지금 국방부가요. 오는 9월에 진상조사위원회에서 이 성폭력 부분도 수사를 하겠다고 밝힌 상태입니다.

◆ 박석무> 당연히 해야죠. 만약 안 한다면 우리가 가만히 안 있죠.

◇ 김현정> 그러면 진상조사위원회가 꾸려지면 해야 될 게 너무 많아요. 아까 말씀하셨던 그런 문제부터 시작해서 이런 문제까지?

◆ 박석무> 많죠. 그리고 지금도 가장 중요한 것이 우리 5.18에 대한 왜곡 문제 말이죠. 지만원이라든가 민정기 씨라든지 이런 사람들은 ‘아직도 북한에서 내려왔다. 그리고 또 보상을 너무 많이 받았다. 유공자들 자녀들은 전부 취직이 되고 혜택을 받는다.’ 사실도 아니고 너무 왜곡된 이야기들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그런 것들이 말끔하게 정리되는 이런 작업부터 좀 해야 될 것 같아요.

◇ 김현정> 제가 몇 개월 전에 5.18 묘역을 다녀왔습니다. 저는 서울에서 갈 일이 없다가 항상 뉴스로 생각할 때는 굉장히 큰 곳이라고 생각했었어요. 왜냐하면 만들어지기까지도 여기 지원을 주느냐 마느냐 얼마나 논란이 많았습니까?

◆ 박석무> 논란 많았죠.

국립 5.18 민주묘지 추모탑 (사진=배덕훈 기자)

◇ 김현정> 엄청나게 으리으리한 뭔가가 있는 줄 알았는데, 가보니까 소박해요. 그래서 조금 놀랐어요. 이거 가지고 지원해 주냐 마느냐로 그렇게 싸웠던 건가?

◆ 박석무> 오히려 우리는 동료들이 죽고, 못 죽은 한을 갖고 살아가는 사람들인데. 이런 우리들에게 계속 가슴에 못을 박고 있는 것들이 있습니다. 저는 우리 김현정 앵커께서 수시로 다뤄서 풀어줘야 되겠다고 생각을 해요.

◇ 김현정> 저도 노력할 테고요. 오늘 행사 잘 치르시기 바라고요. 귀한 시간 내주셔서 고맙습니다.

◆ 박석무>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전 5.18기념재단 이사장이고요. 이번 서울 행사의 명예행사위원장이세요. 박석무 전 이사장이었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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