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성인 대표팀 경력이 없는 이승우의 이름이 나오자 장내는 술렁였다. 팀을 옮긴 뒤 많이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명단에 포함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선이 적잖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이승우를 지도했던 신 감독은 "이승우의 장단점을 잘 파악하고 있다. 이적 이후 많이 성장했다는 것을 느꼈다"며 "수비 뒷공간을 파고드는 동작이 좋다. 민첩하게 움직이며 수비진을 교란하는 모습도 눈에 들어왔다"고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28인에 포함됐다고서 무조건 러시아행 비행기를 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최종 명단은 23명으로 꾸려진다. 5명은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해야 한다.
팬들의 최대 관심사는 이승우가 최종 관문까지 살아남아 러시아 월드컵 무대에 나갈 수 있는지다.
한국은 오는 28일(온두라스)과 다음 달 1일(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국내에서 두 차례의 평가전을 치른 뒤 3일 전지훈련지인 오스트리아로 떠난다. 월드컵에 나설 최종 명단은 평가전 이후 확정된다.
단 두 경기. 이승우에게 주어진 최대 시간도 180분에 불과하다. 이것 역시 모든 경기를 풀타임으로 소화했을 때 얘기다. 실제로는 더 제한된 시간 속에서 자신의 능력을 증명해야 한다.
아직은 이승우가 러시아에 갈 수 있다고 말할 단계는 아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승우가 월드컵에서도 충분히 통할 능력을 갖추고 있는 설명이다.
그는 이어 "이승우는 기술적인 부분과 스피드가 좋은 선수다. 현재 대표팀에서 이런 특징을 갖춘 선수를 찾으라면 손에 꼽을 정도다'라고 덧붙였다.
한준희 KBS해설위원 역시 이승우의 기량을 높게 평가했다. 그는 "이승우는 기존 멤버들과는 다르다. 성인 무대 경험이 부족한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현재 대표팀에는 공을 지켜내면서 몰고 달릴 수 있는 돌파형 드리블러가 부족하다. 이승우는 이것이 가능한 선수다"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에는 소속팀에서 출전 기회가 너무 적어 부르기 어려웠다. 하지만 이승우는 연령별 대표팀에서 에이스 역할을 했던 선수다. 외국 기준으로 본다면 이미 대표팀 테스트를 받았어야 했다"고 말하고 "스웨덴같이 높이에 강점을 보이는 팀을 상대로 충분히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당초 이승우는 21일 귀국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오른쪽 다리 근육 피로가 쌓인 탓에 유벤투스와 최종전에 참가하지 않고 19일 귀국해 대표팀 소집 행사에도 참석한다.
월드컵이라는 꿈의 무대를 눈앞에 둔 이승우. 단순히 가능성만 믿고 덜컥 발탁하기란 쉽지 않다. 그는 스스로 능력을 증명해야 한다. 그리고 그 시간은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