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시간 도박' 현대차노조 도덕적 해이…하부영 "집행부 총사퇴 심정"

(사진=자료사진)
현대자동차 노조 집행부 간부들이 업무시간에 노조사무실에서 도박을 하고 대의원 선거기간 동안 회사 측과 술자리를 가졌다는 내부고발이 사실로 확인됐다.

17일 전국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 규율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사내게시판에 이같은 고발 내용의 대자보가 게시되자 4차례 진상조사를 벌여 사실로 확인했다.

규율위는 조사결과 내용을 담은 대자보를 통해 "수사기관이 아니어서 조사에 한계가 있지만 참고인과 대질조사사를 한 결과, 고발 내용과 상당부분 일치했다"고 밝혔다.

규율위가 확인한 내용은 업무시간 노조사무실에서 도박을 했던 간부들이 1,000~2,000원씩 걸고 재미삼아 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는 부분.

회사 측과의 술자리는 연례적으로 갖는 건데, 지난해 임금과 단체협약 교섭이 지연되면서 대의원선거 기간과 겹쳤다고 해명했다는 거다.

하지만 규율위는 '도박 행위가 업무시간 그것도 노조사무실에서 이뤄진 점', '대의원선거기간 회사 측과 술자리를 가진 점'에 대해 조합원들의 눈높이로 보면 대단히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규율위는 관련 내용을, 징계위원회에 전달할 방침이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하부영 지부장은 사과문을 통해 "자존심만 앞세운다면 집행부 총사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하 지부장은 또 "간부들의 도덕적 해이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조합원들에게 머리숙여 사과드린다"며 "임금교섭이 진행중인 상황인 만큼, 혼란보다 빠른 수습이 우선이라고 판단해 재발방지 대책 마련과 도덕성 재확립을 약속하겠다"고 했다.

현대차 노조는 노사간 술자리와 사무실내 사행성 게임 일체금지, 고위간부 공개사과문 게시, 연루자들 징계위 회부, 상집다짐서 보완, 향후 문제 재발시 해임 조치를 약속했다.

민주현장, 금속연대, 자주노동자 등 사내 현장조직들도 잇따라 소식지를 냈다.

이들 조직은 노조 내부혁신과 관련자 전원 처벌, 자구책 마련 등을 통해 조합원들에게 신뢰받는 노조로 거듭나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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