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식 전 금감원장 자질 논란의 불씨를 당겼던 '피감기관 지원 해외출장' 문제가 사실은 국회 전반에 퍼졌던 악습이었던 셈이다.
이같은 결과는 CBS노컷뉴스가 정보공개청구와 정치권·공공기관(17곳) 취재 등을 종합한 것이다.
◇ '김기식' 공격하던 한국당 '103명'…'적폐청산' 외치는 민주당 '71명'
2012년 4월부터 지난 3월까지 피감기관의 지원으로 해외출장을 다녀온 190명 중 103명이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들이었고, 71명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었다.
또 바른미래당 소속 의원은 10명, 민주평화당 의원은 2명, 정의당 의원은 3명이었다.
아울러 정당별로 피감기관의 지원을 받아 해외출장을 간 사례는 한국당이 194회, 민주당이 126회, 바른미래당 12회, 민주평화당 2회, 정의당 3회였다.
전수조사가 아닌 17곳의 공공기간을 대상으로 했을때, 한국당이 피감기관의 돈으로 가장 많이 해외출장을 간 정당이다. 김 전 금감원장의 해외출장 문제를 공격했던 한국당에 '내로남불'이란 비판이 나온다.
아울러 '적폐청산' 등을 기치로 내걸며 도덕성을 강조했던 민주당도 피감기관 지원 해외출장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에서 비판이 제기 된다.
◇ 국제원조 '코이카'는 봉?
공공기관 17개 중 의원들의 해외출장을 가장 많이 지원한 곳은 '코이카'였다.
코이카는 저개발국가에 대한 무상협력사업을 목적으로 설립된 외교통상부 산하의 정부출연기관이다.
코이카가 예산을 들여 의원들의 해외출장 경비를 지원한 횟수는 23차례다. 대부분 코이카 협력사업에 대한 현지 시찰을 명목으로 의원들의 해외출장 경비를 지원했다.
코이카 관계자는 "의원들의 현장 시찰이 꼭 외유성 출장이라고만 볼 수는 없다"며 "현장 직원들과 자원봉사자들을 격려하고, 해당 국가의 공무원들과 소통하면서 원활한 사업을 돕기도 한다"고 밝혔다.
코이카에 이어 의원들의 해외출장을 많이 지원한 곳은 국제교류재단으로, 모두 17차례를 지원했다.
국제교류재단은 외국과의 각종 교류사업을 통해 한국에 대한 이해와 인식을 넓히고 국제적 우호친선을 증진하기 위해 설립된 정부재정지원기관이다.
국제교류재단 관계자는 "의원뿐만 아니라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도 우리 재단의 지원으로 교류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상대국의 요청이 있거나 해당 분야에 적합한 인물이라고 판단되거나 추천되면, 직종을 가리지 않고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국방부에서 14회, 국가보훈처 10회, 대한장애인체육회 10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7회, 재외동포재단 5회 등을 각각 지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