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식하는데 비아냥? 걱정돼서 찾아간것
- 제2공항 신축은 수십년 도민숙원 사업
- 소통 충분했다…투기 우려해 전격발표
- 중국자본 난개발, 전임 도정에 책임 커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원희룡(무소속 제주지사 예비후보)
오늘 첫 순서는 제주지사 재선에 도전하는 분이죠. 원희룡 예비후보를 만나봅니다. 그제 사건이 하나 있었어요. 후보자 간 토론회 자리에 참석을 했다가 갑자기 난입한 한 시민에게 계란을 맞고 또 얼굴을 가격 당했습니다. 이 가해자는 알고 보니까 제2공항 건설에 반대해서 단식 농성을 하던 주민으로 밝혀졌는데요. 지사 후보이기 전에 이 사업을 추진했던 제주지사로서 설명이 좀 필요해 보입니다. 만나보죠. 원희룡 제주지사 예비후보입니다. 원 후보님, 안녕하세요?
◆ 원희룡> 안녕하세요.
◇ 김현정> 일단 몸은 좀 어떠세요?
◆ 원희룡> 진찰을 받아 보니까 가벼운 타박상 정도라고 해서요. 어제 오전에 바로 퇴원을 했습니다.
◇ 김현정> 그러셨어요. 몸도 몸이지만 사실은 마음으로 놀란 게 더 크실 것 같아요.
◇ 김현정> 사실 폭행사건도 사건이지만 사건이 있던 날 밤이었죠. 원 후보님 딸이 아버지 SNS 계정으로 글을 하나 올린 게 화제가 됐어요. '반대하고 비방하십시오, 다 좋습니다. 하지만 제발 아버지 몸만 건드리지 말아 달라. 계란 던져도 된다. 하지만 때리지는 말아 달라. 아빠가 호상 당하셔야 된다.' 굉장히 격정적으로 글을 올렸더라고요. 화제가 좀 많이 됐습니다.
◆ 원희룡> 아마 딸이 저랑 같이 있었던 게 아니고 혼자 학교를 다니고 있기 때문에.
◇ 김현정> 서울에 사는 거죠? 학교 다니는 거.
◆ 원희룡> 뒤늦게 그 소식을 단편적으로만 듣고 조금 놀라서 충동적으로 글을 올린 게 아닌가 싶은데요. 아무튼 본인이 사과글을 올리고요. 지금은 많이 반성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대학생인 거죠, 지금?
◆ 원희룡> 예.
◇ 김현정> 아니, 우리도 누군가의 자식인데 그 마음이 왜 이해가 안 가겠습니까?
◆ 원희룡> 그래도 표현은 정치인의 가족이 아니라면 모르겠지만 정치인의 가족으로서 운명적으로 짊어져야 하는 짐이죠. 그런 점에서는 저는 딸에게는 미안하고요. 또 철없는 딸의 처신을 사전에 미리 제대로 챙기지 못한 점에 대해서, 아버지로서 우리 국민들에게 마음 상하게 한 점에 대해서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 김현정> 울지는 않았나 모르겠어요. 아직 어려가지고 대학생이라서.
◆ 원희룡> 많이 울고. 그래도 제가 그랬어요. '내 탓이오' 하는 마음, 그리고 오죽했으면 상대방이 그랬겠는가. 거기서 출발을 해서 가야만 더 나은 그런 방향으로 갈 수 있는 게 아니냐.
◇ 김현정> 하여튼 위로 잘해 주시고요. 다만 그 폭행을 저지른 시민. 그 사연도 알고 싶어요. 일단 어떤 배후라든지 정치적인 이유라든지 그런 건 없는 걸로 조사가 된 겁니까?
◆ 원희룡> 그건 알 수가 없죠. 그런데 저로서는 잘 풀어왔어야 되는데 제가 누구 탓을 하겠습니까?
◇ 김현정> 역시 내 탓이오.
◆ 원희룡> 제가 더 잘했어야 하는 부분에 대해서 돌아보고 또 앞으로 어떻게 해야 되나 생각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아니, 어떤 명분이든 간에 그런 식의 폭력을 정당화할 수는 없습니다. 그건 분명합니다. 다만 가해자 측 얘기를 들어보면 이런 얘기를 해요. 지난해 10월 23일에 제주도청 앞에서 제2공항 중단을 요구하면서 13일째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었다. 그런데 그때 원 지사님이 찾아와서 '기운이 아직도 많이 있으시구나'라고 말을 했다. 여기에 대해서 그 시민이 격분한 거다. 이렇게 얘기를 하는데 맞습니까?
◆ 원희룡> 그때가 이제 단식 농성을 한 40일 넘게 했어요.
◇ 김현정> 40일 넘게 하는 중에 그때는 한 13일 무렵이었던 모양이죠.?
◆ 원희룡> 네, 13일째 제가 천막으로 찾아갔습니다. 그래서 바로 그 얘기가 된 게 아니고 지금 10일이 훨씬 넘었는데 이게 건강이 상당히 좀 위태로운 상태가 아니겠는가 해서 갔는데. 대화를 하다가 강하게 여러 가지 주장들을 많이 하시더라고요. 제가 전혀 예상치 못하게. 그래서 순간적으로 '제가 생각했던 것하고 다르구나' 이런 표현이 중간에 잠깐 있었고. 또 다른 얘기들을 쭉 했었던 거거든요. 그런데 그 옆에서 반대하시는 분들이 처음부터 계속 동영상을 찍고 있던데, 그 부분만 부각시켜가지고 '단식하는 사람한테 기운이 있다고 조롱했다.' 이런 식으로 하니까요. 제가 볼 때는 그런 상황은 아니었습니다마는.
◇ 김현정> 그럼 어떤 의미로 하신 걸까요? 다행이다라는 표현? 격려의 의미셨던 걸까요?
◆ 원희룡> '다행이다'라는 거하고 '굉장히 제가 뜻밖이었다'는 그 점 때문에 순간적으로 그런 표현이 나온 거죠.
◇ 김현정> 거기만 똑 따가지고 보니까 오해가 생길 수 있었다. 그런 말씀이시군요.
◆ 원희룡> 그런 거고요. 제가 일부러 진짜 단식하는 분의 텐트에 건강이 걱정돼서 찾아간 입장에서, 제가 무슨 조롱을 하고 그렇게 비아냥대고 할 일이 있겠습니까? 그건 상황을 보시면 전혀 그럴 상황이 아니라는 것은 조금만 종합적으로 보시면 이해가 가능하시리라고 봅니다.
◇ 김현정> 종합적으로 좀 봐 달라?
◆ 원희룡> 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어쨌든 말을 하는 사람과 받아들이는 사람이 정 다를 수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굶고 있는 사람 입장에서는 그 말이 또 '날 비웃는 거야?' 이렇게 들렸을 수도 있는 거니까. 굉장히 오해 살 수 있는 상황이었던 것만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 원희룡> 그래서 그런 느낌을 준 점에 대해서는요. 당시에도 사과를 했었고 지금도 제가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 김현정> 그렇다고 해서 또 앙금 때문에 토론회 자리에 찾아가서 계란 투척하고 폭행하는 것도 역시 정당화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도대체 왜 이런 갈등이 생겼는가, 그게 중요할 텐데요. 보니까 제주 제2공항 건설 문제예요. 제주시에 우리가 이용하는 제주국제공항이 있죠. 그런데 그거 말고 서귀포 지역에다가 제2공항을 짓는 문제. 여기에 대해서 그 시민은 적극 반대를 하는 분이었고 원 후보님은 찬성하는 입장이고 지금 그게 갈린 거죠?
◇ 김현정> 그러니까 '반대하는 시민도 물론 있지만 찬성하시는 분들도 많은 사업이다' 이런 말씀이세요.
◆ 원희룡> 도민들의 숙원 사업으로 시작된 거고요. 그리고 이것은 도지사가 추진하는 사업이 아니라 국토교통부, 중앙정부가 국책 사업으로 추진하는 것입니다. 대신 구체적으로 입지가 어디냐, 이게 문제인데요. 그 과정에서 왜 사전에 성산읍 온평리 지역의 주민 동의를 안 받았느냐. 이게 핵심적인 쟁점인데요. 사실은 당시 부동산 투기 문제 때문에, 토지거래 허가 지역의 입지 자체는 전격적으로 발표를 한 거거든요.
◇ 김현정> 그러니까 전격 발표. 소통의 과정이 없었다는 것도 물론 문제지만 그것보다도 '제주공항하고 서귀포시 지금 입지로 결정된 곳하고는 1시간밖에 안 걸리는데 굳이 공항이 필요하냐.' 이렇게 얘기하시는 쪽 계시고. 또 한쪽에서는 '환경 훼손 문제가 심각하다. 신공항이 성산지역에 건설되면 인근의 오름이 훼손될 수 있다.' 환경 문제를 지적하는 분들이 계시더라고요. 어떻습니까?
◆ 원희룡> 그런 내용들이 이미 수년 전부터 계속 논의가 돼 왔던 거고요.
◇ 김현정> 계속됐죠.
◆ 원희룡> 그러한 각각의 방향과 문제점들에 대해서 국토부의 타당성 조사에서 내용이 들어 있습니다.
◇ 김현정> 이게 제주지사의 마음대로 어떻게 할 수 있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는 말씀인 거죠?
◆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그게 이렇게 돼야 된다, 저렇게 돼야 된다' 단 한 줄도 개입한 게 없습니다.
◇ 김현정> 한 줄도 개입한 게 없다는 말씀. 지금 보면 이 제2공항 역시 개발 문제 아니겠습니까? 사실 원 지사의 4년을 논할 때도 늘 이 제주도 개발에 대한 얘기가 나옵니다. 사실 중국의 대규모 개발 자금이 무분별하게 침투한 건 이미 원 지사 이전부터죠. 우근민 지사 때도 그랬어요. 그런데 지금 돌이켜보면 너무 열어줬어요. 막 들어와서 그때부터 난개발을 했죠. 그래서 원희룡 지사가 취임한 후에 '나는 전면적으로 들여다보고 기준을 재정립하겠다'라고 말씀을 하셨는데. '4년 돌아보면 과연 잘 됐는가? 정말로 난개발이 멈춰섰는가?' 이런 문제 제기들이 있더라고요. 어떻게 보십니까?
◆ 원희룡> 이 점에 대해서만은 정말 국민들께서 오해하시는 분들 계시면 정확히 진실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제주도의 중국 자본과 난개발의 본격적인 신호탄은 2010년, 특히 '투자영주권 제도'였습니다. 당시 중국의 대규모 자본을 끌어와서 제주에 중산간에 대규모 사업을 촉발을 시켰던 것이 이름을 거론해서 죄송합니다마는 전임 도정인 우근민 제주도지사 시절이고, 당시에 도의회 의장을 했던 현재의 민주당 문대림 예비후보입니다. 그리고 그런 것들이 제주도에 산불이 나듯이 진행이 됐고요. 제가 취임했던 2014년 7월에는 그 산불을 끄는 그런 과정이었습니다. 제가 단언을 하건대 제가 취임한 이후에 중국 자본을 통한 대규모 부동산 개발 신규로 허가된 것은 단 한 건도 없습니다.
◇ 김현정> 한 건도 없다는 말씀. 들으면서 두 가지 질문이 떠오르는데 하나는 녹색당의 고은영 예비후보가 제기한 부분이에요. '드림타워 허가. 이거 이미 허가가 나있던 것을 전면 재검토‧백지화 할 것처럼 하더니 그냥 층을 낮추는 정도로 허가를 해 주더라. 또 신화역사공원에 카지노 이전을 허가해 줬다든지 이런 거는 문제가 심각하다'라고 지적을 하시던데요?
◆ 원희룡> 제가 당선된 이후에 전임 지사님한테 그 허가 여부를 차기 도정으로 넘겨달라고 요구를 했는데 이게 임기 십여 일을 남겨놓고 전격적으로 허가를 해버립니다.
◇ 김현정> 전임 우근민 지사가 허가를 해버리고 그만둔 거군요?
◆ 원희룡> 네, 그 내막이 과연 무엇인지 지금도 저도 이해가 안 되는데요. 이미 허가를 다 해 버린 상태에서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허가된 이내에서 그 내용을 통제를 하는 방법 밖에 없었던 거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또 한 가지는 '그 당시 우근민 지사 시절에 도의회 의장을 지냈던 사람이 문대림 예비후보다. 같이 호흡을 맞췄다.'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 원희룡> 2010년부터 2012년까지 도의회 의장으로서 호흡을 맞췄고요. 당시에 문대림 의장과 우근민 지사의 투자 유치 및 개발 정책에 대해서는 조그마한 이견이나 문제 제기도 없었습니다.
◇ 김현정> 그 부분에 대해서는 지금 우리가 문대림 후보 없이 전부 얘기할 수 없으니까, 한번 문 후보와 원 후보의 토론 자리를 마련을 해 봐야 되겠네요.
◆ 원희룡> 그럼 더 좋습니다. 그런 기회를 만들어주십시오.
◇ 김현정> 그분하고 같이 한번 얘기 나누시는 걸로 그 부분 남겨두기로 하고요. 여하튼 시간상 일단 이 정도까지 이번 폭행사건 중심으로 말씀을 나누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최근 여론조사들을 보면 문대림 후보하고는 접전 중인 것으로 보입니다. 현직 지사로서의 프리미엄을 감안했을 때 원희룡 후보 입장에서는 상당히 불안한 일이 아니냐, 이런 얘기도 나오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 원희룡> 지금 전국적으로 보면 민주당 후보가 무소속이든 야당이든 접전을 펼치고 있는 곳이 대구, 경북 빼고는 제주도가 유일합니다. 그리고 여론이라는 것, 민심이라는 건 늘 움직이는 거거든요. 저는 겸허하게 임할 것이고요. 도민들의 선택을 기다리겠습니다.
◇ 김현정> 오늘 여기까지 일단 말씀을 듣도록 하고요. 아까 제가 제안 드렸던 원 후보와 문 후보 간의 토론회, 저희가 전화 드리면 바로 나와 주셔야 됩니다?
◆ 원희룡> 저는 언제든지 응하겠습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 원희룡> 고맙습니다.
◇ 김현정> 제주도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분이죠. 원희룡 제주지사, 원희룡 예비후보였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