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부 만난 WFP 사무총장 "북한 태도 많이 변했다, 지원 필요"

통일부, 800만달러 지원 시기는 여전히 '조율중'

데이비드 비즐리 유엔세계식량계획 (WFP)사무총장이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최근 북한을 방문한 데이비드 비슬리 유엔 세계식량계획(WFP) 사무총장이 조명균 통일부 장관을 만나 북한의 인도적 지원과 관련해 대화를 나눴다.

비슬리 사무총장은 북한의 영양부족이 여전히 심각한 상태로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으며, 우리측은 집행을 보류하고 있는 인도 지원의 시기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필요성은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슬리 사무총장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국 정부와 대북인도지원 집행 시기를 합의했느냐'는 질문에 "집행 시점 결정은 WFP가 정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오늘 집행 시점에 대한 한국의 발표가 있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시점에서 말할 수 있는 것은 우리는 북한의 식량안보 문제를 다룰 수 있기를 희망하고 관련 계획을 짜고 있다는 점"이라며 "지금은 모두가 다음달 12일 북미정상회담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비슬리 총장을 면담한 조 장관도 인도 지원의 집행 시기를 밝히지는 않았다.

다만, 북한 영양지원사업을 포함해 세계 기아퇴치를 위한 WFP의 활동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으며, 앞으로 통일부와 WFP 간 긴밀한 협력관계 유지를 당부했다고 통일부는 설명했다.

통일부는 현재 지난해에 WEP와 유니세프에 지원하기로 했던 800만달러의 집행을 보류한 상태이다.

정부가 인도적 지원의 최적의 시점을 조율하고 있는 가운데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지원도 자연스럽게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비슬리 사무총장은 지난 8∼11일 취임 후 처음으로 북한을 방문한 소회도 밝혔다.

그는 "방북 기간 평양에서 이틀을 보내고 이틀간은 전국 각지의 농장, 학교, 유치원 등을 방문했다"며 "이전 대비 현장 접근이 비교적 용이해져서 1,800여 차례의 모니터링 및 현장 방문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비슬리 사무총장은 "농업을 위한 적합한 시설 및 농기구가 부족하여, 대부분을 수작업에 의존하는 상황"이라며 "북한 전체 면적의 15~20% 만이 경작 가능한 땅으로 파악된다"고 보고했다. 극심한 겨울 날씨, 홍수, 가뭄 등으로 식량 생산을 위한 농업 활동에 어려움을 겪다는 것이 비슬리 사무총장의 설명이다.

그는 "북한 고위직 대표들과 매우 실질적인 면담이 진행됐다. 어떻게 하면 농경지 면적 당 생산성을 높이고, 경작 가능한 땅을 늘릴지 등 북한과 농업 공동체가 필요로 하는 것에 대해 아주 실용적인 대화를 나눴다"고 덧붙였다.

비슬리 사무총장은 "방북을 통하여 빈곤은 여전히 존재하며 이를 위한 인도적 지원이 필요하지만, 그럼에도 한반도에는 많은 기회가 존재한다는 것을 목격했다"며 "개인적의 소견으로, 북한 주민들과 지도층에게서 앞으로 새로운 역사가 쓰여질 것이라는 희망과 낙관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북한 정부와 주민들에게서 기대했던 것 이상의 개방적인 태도와 솔직한 대화 의지가 보여 기쁘게 생각한다"며 "좋은 시작이라고 생각하고 이런 분위기가 지속되어 북한의 영양 및 개발 문제가 조속히 개선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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