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스펙트럼 "좌절 겪은 떠돌이들, '드래곤볼'처럼 모였죠"

이달 초 데뷔 미니앨범 '비 본(Be born)'을 내고 가요계에 출사표를 던진 7인조 신인 보이그룹 스펙트럼(SPECTRUM). "한 줄기의 빛이 프리즘을 통해 여러 색깔을 나타내는 것처럼, 하나의 색깔만 고집하지 않고 다양한 모습으로 팬들과 소통 하겠다"는 당찬 포부를 품은 일곱 멤버가 속해 있는 팀이다.

"'드래곤볼'처럼 멤버를 모았어요". 리더를 맡아 팀을 이끌고 있는 민재의 말. 대뜸 일본의 유명 만화 이야기를 꺼내서 무슨 말인가 싶었는데 일곱 멤버가 팀이 결성되기 전 에피소드를 찬찬히 들어보니 고개가 끄덕여졌다.

사실 일곱 멤버가 스펙트럼이라는 팀으로 뭉친지는 불과 두 달여 밖에 되지 않았다고 한다. '데뷔 무산'이라는 아픔을 겪은 바 있는 민재는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있는 연습생들을 한 데 불러 모았다고. 마치 만화 '드래곤볼' 속 주인공 손오공이 소원을 이루기 위해 일곱 개의 드래곤볼을 모았듯이 말이다.

"멤버 7명 중 4명을 제가 모집했어요. 화랑과 빌런은 다른 회사에서 함께 데뷔를 준비했던 사이고, 재한이는 부산에서 같은 실용음악학원에 다니던 사이에요. 스펙트럼이라는 팀이 멤버를 모집한다는 소식을 접한 뒤 '다시 같이 해보자'고 설득했죠.

동규 형은 예전에 같은 회사에서 오디션을 본 적이 있던 사이인데, 오디션에 지원한 걸 보고 대표님께 강력 추천했죠. 아, 그리고 빌런과 막내 은준은 같은 학원에서 오디션을 본 적이 있는 사이라고 해요. 컬링 대표님 '팀 킴' 못지않은 이야기죠? (웃음)" (민재)

스펙트럼 멤버 대부분은 사연이 많다. 민재가 언급한 팀 결성 과정을 들어보면 어느 정도 짐작이 가는 대목.

멤버 중 민재, 화랑, 빌런은 1년 반 동안 연습했지만 회사 사정으로 데뷔 무산되는 아픔을 겪은 바 있다. 심지어 빌런은 사기를 당해 금전적인 피해를 본 적도 있다고.


아울러 동규는 부모님의 반대로 시기를 놓쳐 잠시 꿈을 접고 군대를 다녀왔고, 팀에 가장 먼저 선발된 멤버인 동윤은 무려 6명의 동료를 떠나보낸 뒤에야 지금의 멤버들을 만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재한과 동윤은 서바이벌 프로그램 출연 경력이 있는 멤버이기도 하다. 재한은 엠넷 '프로듀스101' 시즌2를, 동윤은 JTBC '믹스나인'를 통해 데뷔 전 대중에게 존재감을 알린 바 있다.

"'프듀'에서 탈락했을 때는 마음이 아팠어요. 같은 소속사였던 (강)다니엘과 (윤)지성이 형이 워너원으로 데뷔한 모습을 보고 축하하는 마음과 나도 빨리 잘 됐으면 하는 마음이 동시에 들기도 했고요. 그래도 지금 돌아보면 '프로듀스101'에 출연하면서 많이 배웠다고 생각해요. 데뷔 활동을 통해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여드릴 테니 지켜봐주세요" (재한)

"'믹스나인' 촬영 당시 처음 보는 친구들과 연습한다는 게 처음에는 낯설었지만 친해지고 나니 색다르고 재밌었어요. 최종 순위 21위로 탈락했지만,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었던 만큼, 후회는 없습니다. 이제부터는 스펙트럼 활동에 집중하고 싶어요" (동윤)

가수의 꿈을 품고 데뷔를 위한 구슬땀을 흘렸다. 그러나 뜻대로 일이 잘 풀리지 않아 좌절을 겪었다. 스스로를 '떠돌이'라고 칭하는 멤버가 있을 정도. 다행히 일곱 명의 청춘들은 스펙트럼이라는 새 둥지를 만났고, 이제 다시 기분 좋은 꿈을 꾸고 있는 중이다.

"드디어 데뷔할 수 있게 되어 기뻐요. 사실 정말 데뷔하는 게 맞나 싶기도 해서 실감이 잘 나지 않네요. (미소). 이제 막 출발선에 서게 되었데, 스펙트럼이팀명처럼 다채로운 매력을 보여드릴 수 있는 팀, 항상 초심 잃지 않고 열심히 하는 팀이 되도록 노력해나가려고 해요" (민재)

스펙트럼은 데뷔 앨범 타이틀곡 '불붙여'로 활동에 나선다. '프로듀스101' 시즌2 메인곡 '나야나' 작곡에 참여한 코드나인(Code9)이 프로듀싱한 곡으로 트로피칼 기반 사운드에 힙합 비트가 가미됐다.

"방탄소년단 선배님들처럼 무대에 강한 에너지를 뿜어내는 팀, 몬스타엑스 선배님들처럼 거친 남성미를 뿜어낼 수 있는 팀으로 성장하고 싶어요. 음악적으로는 빅뱅 선배님들을 본받고 싶고요"

스펙트럼의 데뷔 활동 콘셉트는 '전투조'다. 신생 기획사인 WYNN엔터테인먼트의 첫 번째 주자인 이들은 대형 기획사 중심의 치열한 아이돌 그룹 시장에서 "'전투조'처럼 치열하게 활동에 임하겠다"는 각오다.

"첫 앨범으로 잘 되기 쉽지 않다는 걸 저희도 잘 알고 있어요. 데뷔 활동의 목표는 대중에게 스펙트럼이라는 팀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리는 거예요. 먼훗날에는 누군가의 롤모델이 되고 싶고요. 최선을 다 할 테니 꾸준히 지켜봐주세요. '떠돌이'들이 일으킬 반전,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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