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은 14일 "이정후가 고려대 구로병원에서 정밀 진단을 받은 결과 왼 종아리 근섬유 미세손상 진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치료를 위해 15일 일본 요코하마로 출국해 이지마 치료원에서 약 일주일 치료를 받고 오는 23일 귀국한다"고 덧붙였다.
이정후는 13일 두산과 잠실 원정에서 1회초 상대 선발 조시 린드블럼의 2구째 속구에 왼 종아리를 맞고 쓰러졌다.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통증을 호소한 이정후는 대주자 홍성갑과 교체됐다.
넥센은 설상가상으로 김하성마저 1군에서 제외됐다. 뜻밖의 부상 때문이다. 넥센은 14일 "김하성이 이날 오전 집에서 깨진 화분을 정리하다 오른 손바닥이 찢어지는 부상을 당해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고 밝혔다. 김하성은 다친 손바닥을 7바늘 꿰맸다.
주축 타자들이 열흘 이상 자리를 비워야 하는 넥센이다. 이정후는 올 시즌 41경기 타율 3할2푼1리 2홈런 16타점 출루율 4할4리로 득점 7위(28개)에 올라 있다. 김하성도 42경기 타율 3할2푼 6홈런에 팀 최다 28타점을 기록 중이었다.
이미 넥센은 4번 타자 박병호와 주장 서건창 등 MVP 출신 주축 타자들이 빠져 있는 상황이다. 서건창은 오른 정강이 부상으로 지난 3월31일 이후, 박병호는 4월13일 왼 종아리 부상으로 전력에서 제외됐다. 박병호는 재활 중 아킬레스건 통증까지 겹쳤다.
선동열 대표팀 감독은 다음 달 초순 최종 명단 24명을 확정할 방침을 밝혔다. 지난달 발표한 예비 명단 109명 중 옥석을 가려내 6월 중순 전에 24명을 추릴 계획이다.
이미 선 감독은 지난달 9일 예비 명단을 발표하면서 "최종 명단은 최고의 선수로 뽑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명성이나 병역 여부를 고려하지 않고 실력을 최우선하겠다는 것이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위해서는 당연한 방침이다.
그럼에도 이정후와 김하성은 발탁 가능성이 꽤 큰 선수들로 분류됐다. 젊은 나이지만 이미 리그 정상급 선수로 검증을 마쳤다. 이정후는 지난해 144경기 전 경기를 뛰며 득점(111개)과 안타(179개) 3위에 올라 당당히 신인왕에 올랐다. 김하성도 지난해 141경기를 뛰며 타점 4위(114개)에 23홈런을 날려 젊은 거포로 자리매김했다.
국제무대에서도 활약했다. 지난해 11월 만 24세 이하 선수들이 출전한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17'에서다. 이정후는 비록 타율은 1할5푼4리(13타수 2안타)였지만 일본과 개막전 2타점 적시타, 대만전 1타점 결승 3루타 등 알토란 활약을 펼쳤다. 김하성도 일본과 개막전 1점 홈런, 결승전 2루타를 때려냈다.
하지만 불의의 부상을 당했다. 특히 한창 대표팀 코칭스태프의 눈도장을 받아야 할 시기에 나온 변수라 더 뼈아프다. 최상의 실력과 컨디션을 보여야 할 시점에서 발을 동동 구르게 됐다.
빠른 복귀와 컨디션 회복이 관건이다. 일정상 이정후와 김하성은 빠르면 다음 주말 롯데와 홈 3연전에 돌아올 수 있다. 아시안게임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칠 수 있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
그러나 몽 상태에 따라 복귀가 미뤄질 수 있다. 부상 부위를 보면 이정후는 주루, 김하성은 타격과 송구에 영향이 있을 수 있다. 아무리 그동안 좋은 활약을 펼쳤어도 최종 명단 발표 시점에서 제 컨디션이 아니라면 발탁을 장담하기 쉽지 않다.
넥센은 물론 한국 야구의 미래를 짊어질 이정후와 김하성. 과연 빠른 복귀로 아시안게임 대표팀 '선동열 호'에 승선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