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감독은 14일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오는 6월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2018 러시아 월드컵에 나설 28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신 감독은 오는 28일(온두라스)과 다음달 1일(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국내에서 두 차례 평가전을 치른 뒤 월드컵에 출전할 23명을 가려낼 계획이다.
김민재(전북), 염기훈(수원) 등이 부상으로 월드컵 출전이 좌절되면서 신 감독의 선수 구상에도 변화가 생겼다. 이승우, 문선민, 오반석 등이 기회를 잡은 것이다.
지난해 국내에서 열린 FIFA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이승우를 지도한 신 감독은 그의 활용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신 감독은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이승우를 발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잖았다. 그러나 당시 팀 이동이 있어 적응기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소속팀에서 많은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지만 많이 성장했다. 리그 첫 골을 넣으면서 좋은 모습도 보였고 발전 가능성이 있다"고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월드컵 첫 상대인 스웨덴전에서도 조커로 활용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신 감독은 "이승우는 상대 수비 뒷공간을 파고드는 능력이 좋다"며 "문전에서 많은 파울을 얻어낼 수도 있고 신체 조건이 좋은 스웨덴 선수들 상대로 민첩하게 움직여 교란하는 모습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표팀 발탁 소식을 접한 문선민은 스웨덴의 공격진은 위협적인 선수가 많지만 반대로 수비 선수들은 발이 많이 느린 편이다. 빠른 발을 이용해서 순간 스피드로 뒷공간 침투 또는 연계 플레이 등을 하면 스웨덴 수비진영을 쉽게 뚫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하고 "최종명단에 이름을 올려 러시아에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오반석은 김민재의 부상으로 기회를 잡았다. 신 감독은 "김민재가 부상을 당하지 않았다면 사실 오반석의 발탁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전하고 "오반석의 빌드업 능력이 조금 약하지만 신체조건이 좋고 맨투맨 수비도 탁월하다. 선제 실점을 막기 위해 오반석을 택했다"고 밝혔다.
오반석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겠다는 다짐이다. 그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아직 최종 엔트리 발표는 아니기 때문에 기쁨은 잠시 미루고 21일 소집에 만반의 준비를 잘하겠다. 대표팀 선수들과 선의의 경쟁을 통해 내 경쟁력을 보여주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러나 이 3인방이 러시아까지 동행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우선 두 차례의 평가전에서 얼마나 자신들의 능력을 보여주느냐가 관건이다. 또 포지션 경쟁에서도 살아남아야 한다. 사실상 바늘구멍을 뚫어야 하는 상황이다.
깜짝 발탁으로 생애 첫 월드컵 출전을 노리는 3인방. 그들이 신 감독과 함께 러시아에 입성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