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역행'이냐, '방탄국회 포기'냐…한국당의 딜레마

체포동의안 본회의 자동 보고 24~74시간 사이 처리해야…이것도 안되면 다음 첫 본회의 1호 안건

국회 본회의장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정세균 국회의장과 범진보 정당들이 14일 본회의를 열고 국회의원 사직서를 처리하면 자유한국당 염동열·홍문종 의원에 대한 '방탄국회'도 사실상 허물어지게 된다.

체포동의안은 본회의가 열리면 자동으로 보고된 후 일정 기간 안에 의무적으로 처리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6월 지방선거에 나선 국회의원 4명의 사직서 처리를 위한 국회 본회의가 14일 열리면 일정상 '드루킹 특검'보다 염·홍 의원의 체포동의안이 먼저 처리될 가능성이 크다.

본회의가 열리면 지난 날부터 '불체포 특권' 때문에 처리가 지연됐던 두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자동 보고된다. 이렇게 되면 체포동의안은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처리돼야 한다.


하지만 야당의 반대로 정해진 기간에 처리하지 못하면 그 다음에 열리는 본회의에서 무조건 처음 안건으로 처리하도록 하고 있다.

현재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등 야당들은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 관련해 특검을 요구하고 있어 조만간 본회의를 열어야 할 상황이다.

때문에 특검안과 여권이 요구하는 추경안 등을 처리하기 위한 본회의가 열리면 이 때 제일 먼저 체포동의안이 처리될 수밖에 없다.

국회 관계자는 "특검 처리를 위한 본회의가 14일 이후 첫 본회의라면 특검 전에 1호 안건으로 두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표결에 부쳐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왼쪽부터) 자유한국당 염동열 의원, 홍문종 의원 (사진=자료사진)
홍문종 의원은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는 사학재단을 통해 75억 원을 배임 횡령한 혐의로, 염동열 의원은 강원랜드 채용청탁 혐의로 역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두 사람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각각 지난달 4일과 13일에 이미 접수됐지만, 국회는 체포동의안 처리는 시도조차 못했다.

4월 국회가 개점휴업을 한데 이어 5월 국회 역시 여야가 드루킹 특검과 추경 등을 놓고 대치하면서 지금까지 한번도 열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국회 회기 중에는 불체포 특권이 적용돼 체포를 하려면 국회의 동의(재적의원 과반 출석, 출석의원 과반 찬성)가 필요하다.

5월 국회는 자유한국당이 단독으로 소집한 것이어서 여당에선 꾸준히 '방탄국회'라고 비판해왔다.

한국당이 국민 참정권 침해나 국회의원 장기 공석사태 등 부작용에 대한 우려에도 의원직 사퇴 처리를 위한 본회의를 극구 반대하는 것은 체포 동의안 처리와 무관치 않다는 지적도 있다.

이날 의원 사직서가 처리되지 않으면 6월 재보궐에서 선거를 치를수 없고, 해당 지역은 1년 가까이 공백상태가 된다.

이제 한국당은 특검을 관철시키기 위해선 자당 의원의 체포동의안도 처리해야하는 '딜레마'에 빠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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