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번타자' 이형종, LG 역전 드라마의 핵심 연결고리

11일 SK전 4안타 3타점 2득점 활약…LG 김현수 8회초 쐐기 3점포

LG 이형종 (자료사진 제공=LG 트윈스)

11일 오후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 CAR KBO 리그 LG 트윈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SK 와이번스에게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프로 입단 10년차에 방망이를 내려놓고 투수 변신을 선언한 강지광이 첫 퓨처스리그 실전 경기에서 최고 시속 154km의 강속구를 뿌린 것이다.

직구 평균 구속이 시속 150km에 육박했다. 변화구로는 포크볼을 섞었다. 1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치면서 탈삼진 2개를 잡았고 모두 결정구는 포크볼이었다.

강지광이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가운데 LG에게는 반대로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해 이미 성공 스토리를 써나가고 있는 선수가 있다. 바로 이형종이다.

이형종은 2008년 입단 당시 유망주 투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부상 탓에 잠재력을 꽃피우지 못했다. 일찌감치 은퇴하고 골프선수가 되려고 했다. 하지만 그라운드를 떠날 수 없었다. 2013년 야구 선수로 복귀한 이형종은 방망이를 들고 타자 전향을 시도했다.

2016년 '타자' 이형종으로 KBO 리그에 데뷔한 그는 첫해 타율 0.282를 기록했다. 2017년에는 풀타임 시즌을 보내며 타율 0.265, 9홈런, 57득점, 44타점, 11도루를 기록해 가능성을 보여줬다.

올해는 팀내에서는 물론이고 어디에 내놔도 손색없는 정상급 리드오프로서 이름을 날리고 있다.

이형종은 이날 SK와의 주말 3연전 첫 경기에 1번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 5타수 4안타 3타점 2득점으로 활약했다.

1회초 SK 선발 문승원을 상대로 2루타를 때린 뒤 오지환의 적시타 때 득점을 올린 이형종은 이후 득점권 해결 능력을 뽐냈다.

이형종은 2회초 2사 1,2루에서 우전안타를 터뜨려 1타점을 올렸다.

최정의 3점홈런을 앞세운 SK의 2회말 5득점으로 인해 2-5 역전을 당한 LG는 4회초 3점을 뽑아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형종의 역할이 컸다.

이형종은 1사 만루에서 깨끗한 중전안타로 주자 2명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오지환의 적시타가 이어지면서 스코어는 5-5 동점이 됐다.

LG는 다시 5-6으로 뒤진 5회초 이천웅의 적시타와 상대 폭투, 양석환의 희생플라이로 3점을 획득해 8-6으로 스코어를 뒤집었다.

LG는 7회말 SK 대타 이재원에게 3점홈런을 얻어맞고 8-9 역전을 당했다.


이형종은 LG가 8회초 승부를 뒤집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2사 후 윤진호의 내야땅볼이 행운의 내야안타가 됐다. SK 2루수 김성현이 공을 잡고 넘어진 것.

SK는 이형종의 타석에 맞춰 우완 언더핸드 투수 백인식을 내세웠다. SK가 이형종의 타격 감각을 얼마나 경계하고 있는지 드러나는 대목. 이형종은 깨끗한 좌전안타로 공격 흐름을 이어갔다. 이어 오지환의 역전 2타점 2루타, 김현수의 쐐기 3점홈런과 채은성의 연속타자 홈런이 터졌다.

8회초 6득점을 만드는 과정에서 이형종은 완벽한 연결고리였다. 이형종은 이날 공격의 물꼬를 트는 역할을, 때로는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공헌했다.

스프링캠프 도중 무릎을 다쳐 뒤늦게 1군에 합류한 이형종은 LG의 신바람을 이끈 주역이었다. 안익훈이 퓨처스리그로 내려가고 이형종이 올라온 날부터 8연승이 시작됐다.

이후 LG는 8연패를 당했지만 이형종만큼은 꾸준히 활약하고 있다. 아직 규정타석을 채우지는 못했지만 김현수에 버금가는 출루 능력으로 LG 타선의 한 축을 맡고있다.

이형종은 올해 19경기에서 타율 0.384, 출루율 0.451, 장타율 0.521를 기록했다. 이 기간 16득점, 6타점을 올렸다. 볼넷과 삼진은 각각 8, 10개씩으로 준수한 비율을 보였다.

이형종은 이날 SK전에서 '나쁜' 공에 방망이를 내지 않았고 치기 좋은 공이 오면 주저없이 방망이를 돌렸다.

선구안이 좋고 타구를 멀리 보낼 수 있는 1번타자의 가치는 매우 크다. 테이블세터에게 출루 능력만을 요구하는 흐름은 지났다. 이형종은 이날 하위타순에서 만든 득점권 기회를 직접 해결하면서 LG 공격에 숨통을 트여줬다.

LG는 SK를 14-9로 눌렀다. 선발 윌슨이 5이닝 6실점(5자책)으로 다소 부진했지만 타선이 모처럼 응집력을 발휘했다.

문선재를 대신해 1군 엔트리를 채운 이형종은 이날 7번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3안타 3득점 1타점으로 활약했다. 오지환과 김현수는 각각 4타점, 3타점씩 올리며 역전승을 이끌었다.

20승21패를 기록한 LG는 삼성 라이온즈에게 3-8로 패한 KIA 타이거즈(18승20패)를 5위로 밀어내고 단독 4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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