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투자 압력' 강만수 전 산업은행장 징역 5년2개월 확정

"피해 막대한데도 정당한 직무수행 주장…책임 부인하며 변명"

이명박 정부 당시 경제특보와 산업은행장을 지내면서 지인 회사가 국책 사업자로 선정되도록 압력을 넣은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강만수(73) 전 산업은행장에게 대법원이 실형을 확정했다.

대법원 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11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강 전 행장의 상고심에서 징역 5년2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징역과 벌금 5000만원과 추징금 8840만원도 함께 명령했다.

강 전 행장은 이명박 정부 경제특보 당시인 2009년 11월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들에게 한 바이오에너지 업체에 정부지원금 66억7000만원을 지급하도록 압력을 넣은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산업은행장으로 재직한 2011년 6월부터 2012년 2월까지 남상태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을 압박해 같은 바이오에너지 업체에 44억원을 투자하도록 한 혐의로도 재판에 넘겨졌다.

또 2012년 11월 원유철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의원의 청탁을 받고 지역구의 한 플랜트 설비업체에 산업은행이 490억원 상당을 대출해 준 혐의 등도 적용됐다.

19대 총선을 앞둔 2012년 3월 고재호 당시 대우조선 사장과 임기영 대우증권 사장에게 국회의원 7명의 후원금 총 2800여만원을 대신 내게 한 혐의도 포함됐다.

1심은 남 전 사장에게 투자하도록 압력을 넣거나 국회의원 후원금을 내게 한 혐의는 무죄로 판단하고 강 전 행장에게 징역 4년에 벌금 5000만원, 추징금 9064만원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1심과 달리 강 전 행장이 남 전 사장에게 투자하도록 지시한 혐의와 국회의원 후원금을 대신 내도록 한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2심은 "범행으로 인한 피해가 막대하지만 강 전 행장은 책임을 부인하며 권한 내에서 직무수행을 했다고 변명하는 등 반성하지 않고 있다"고 밝히면서 1심보다 형량을 높여 징역 5년2개월에 벌금 5000만원, 추징금 8840만원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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