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이날 오전 10시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갖고 우원식 원내대표 후임을 선출한다. 이번 경선에는 기호순으로 노웅래 의원(서울 마포갑)과 홍영표 의원(인천 부평을)이 맞붙는다.
노 의원은 MBC 노조위원장 출신으로 민주당 비서실장과 사무총장 등을 거치면서 합리적이고 균형잡힌 시각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노 의원은 앞서 출마 기자회견을 통해 "당·정·청 관계에서 균형추 역할을 통해 투쟁하는 원내대표가 아닌 소통하고, 성과를 내는 원내대표가 되기 위해 도전한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대우자동차 노조위원장 출신으로 20대 국회에서 환경노동위원장을 지내면서 근로시간단축, 최저임금 인상에서 보여준 추진력과 대야 협상력이 장점으로 꼽힌다.
홍 의원은 출마 기자회견에서 "남북 관계와 관련, 초당적 협력체계만 마련된다면 나머지 국정현안은 야당에 최대한 양보하겠다"며 야당과의 협치를 예고했다.
이번 원내대표는 선출되자마자 두 달 째 파행을 이어가고 있는 국회를 정상화 시켜야 한다. 6.13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현역의원들의 사직 처리를 위한 본회의가 14일 전까지 열려야 하기 때문에 이 전에는 야당을 국회로 끌어들여야 한다.
이 때문에 정치권 안팎에서는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드루킹 특검을 요구하며 단식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도 민주당의 새 원내지도부가 들어서면서 전환점을 맞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새 원내대표는 야당을 상대로 하반기 국회 원구성 협상과 추가경정예산안 처리, 개혁·민생 법안 처리, 판문점 선언의 국회 비준 동의 등의 숙제를 해결해야 한다.
야당과의 협치를 표방하며 '여야정 협의체'등을 내세우는 등 야심차게 출범한 우원식 원내대표는 전날 고별기자회견에서 '참을 인을 새기며 하루도 발 뻗고 못잤다'고 밝힐 정도로 다당제 하 여소야대에서 임명동의안, 예산안, 법안 처리 때마다 번번이 야당의 벽에 부딪혔다.
문 대통령에 대한 높은 국정 지지도와 민주당에 대한 높은 지지율에 비해 입법 성과는 빈약했다.
지난 1년 적폐청산 등의 과제를 대통령 개인의 역량으로 해왔다면 이제는 개혁의 완성을 위한 국회의 '입법 보조'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라는데는 이론이 없다.
이 때문에 문재인 정부 집권 2년차를 맞으면서 이제는 야당을 최대한 끌어들여 입법 성과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재 판세는 홍 의원이 유리한다는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홍 의원이 당 내 주류인 친문재인계 핵심으로 꼽히는데다 지난해 원내대표 경선에서 우원식 의원에게 7표차의 근소한 차이로 탈락한 뒤 지난 1년동안 의원들을 꾸준히 만나며 표다지기를 해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청와대 주도로 국정 운영이 이뤄지면서 여당의 존재감이 희미하다는 당 내 의원들의 불만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비주류로 꼽히는 노 의원에게도 추격의 여지는 남아있다.
당 내 한 중진 의원은 "홍 의원이 유리한 건 사실이지만, 우리당의 다양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는 만큼 노 의원에게도 어느 정도 힘이 실릴 수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