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수거대란 막자…2030년 페플라스틱 절반 줄인다

정부 '재활용 폐기물 관리 종합대책' 발표…유색 페트병 단계적 퇴출 등

최근 벌어진 '재활용 쓰레기 수거 대란' 재발을 막기 위해 정부가 2030년까지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을 절반으로 줄이겠다며 대책 마련에 나섰다.

10일 정부는 37차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관계부처 합동으로 ‘재활용 폐기물 관리 종합대책’을 논의·확정했다.

이번 대책을 통해 2030년까지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을 50% 감축하고 재활용률을 기존 34%에서 7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재활용 폐기물에 대한 정부·지자체 등 공공부문의 관리를 강화고 제품 생산부터 폐기물의 재활용까지 각 순환단계별로 개선하는 한편, 재활용 시장을 안정화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음료·생수 무색 페트병 비율(좌) EPR 대상 품목 수(우)
◇만들 때부터 재활용 쉽게…재활용 어려운 제품은 단계적 퇴출

우선 2020년까지 모든 생수·음료수용 유색 페트병을 무색으로 전환하는 등 재활용이 어려운 제품은 생산 단계부터 단계적으로 퇴출시킨다.

이를 위해 모든 재활용 의무대상 포장재에 대해 평가를 의무화하고, 재활용이 어려운 포장재는 사용을 제한하도록 법령 개정을 추진한다.

특히 특이한 색상·다른 재질이 혼합된 플라스틱, 백색·녹색이 아닌 재활용이 어려운 유리병 등을 사용하는 생산자에게는 재활용 비용을 차등 부과하고, 전체 포장재의 등급평가 기준도 재정비한다.

생수·음료수 등은 무색 페트병만 사용하도록 하고, PVC 등 일부 재질은 아예 사용을 금지할 예정이다.

다만 맥주 등 품질유지를 위해 필요한 경우 제한적으로 유색 페트병을 사용하되, 분담금 차등화 등을 통해 다른 재질로 전환하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오는 10월까지 페트병 등을 평가한 뒤 유색병을 무색으로 바꾸거나 라벨을 잘 떨어지도록 하는 등 개선 권고하고, 미이행 제품은 언론에 공개하는 등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더 나아가 재활용 의무가 없던 비닐·플라스틱 제품 등을 의무 대상으로 단계적으로 편입해 전체 비닐 중 EPR 품목의 비율을 현재 94%에서 99%까지 확대하는 등 재활용의무대상 품목을 현재 43종에서 2022년까지 63종으로 늘리기로 했다.

특히 재활용 수익성이 낮은 비닐류는 우선 재활용 의무율을 현행 66.6%에서 2022년까지 90%로 상향 조정하고, 출고량 전체에 대해 재활용 비용을 부과해 재활용 업계 지원을 늘리는 방안도 검토한다.

비닐봉투 발생원별 관리
◇'과대 포장' 그만! 2022년까지 1회용컵·비닐봉투 사용량 35%25 줄인다

유통 과정에서는 과대포장 관리를 강화하고, 택배·전자제품 등에 대해서는 포장기준을 신설해 비닐·스티로폼 등 사용을 줄일 방침이다.

대형마트에서는 행사상품의 이중포장 등을 없애고, 제품 입점 전 ‘포장검사 성적서’를 확인해 과대포장 제품은 아예 입점할 수 없도록 막는다.

또 이러한 제품에 대한 '사후점검'에서 더 나아가 아예 제품을 출시하기 전부터 과대포장 검사를 의무화하는 법령 개정도 추진한다.

온라인쇼핑 및 택배 이용량이 늘어난 점을 고려해 오는 10월까지 운송포장재의 과대포장 방지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현장 결과를 판단해 내년에는 제한기준을 법령화할 방침이다.

특히 제품 보호를 위해 스티로폼을 많이 사용하는 전자제품에 대해서도 오는 9월까지 과대포장 기준을 신설한다.


소비 단계에서는 2022년까지 1회용컵·비닐봉투 사용량을 35%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우선 공공부문부터 1회용품 사용억제 지침을 마련해 감축실적을 기관평가 지표에 반영하는 등 공공부문 사용감량 대책을 추진한다.

1회용 컵을 많이 사용하는 커피전문점·패스트푸드점 등의 경우 협약을 통해 텀블러 사용시 가격할인, 매장 내 머그컵 사용시 리필 혜택 등 다양한 이벤트 혜택을 제공하도록 유도한다.

테이크아웃에 사용되는 1회용 컵은 '컵 보증금' 도입, 판매자 재활용 비용 부담 등을 시행하도록 관련 법령을 연내 개정하고, 전용수거함을 마련하거나 컵 재질을 단일화해 손쉽게 회수하도록 관련 체계를 정비할 계획이다.

대형마트·대형슈퍼에서 흔히 사용하는 1회용 비닐봉투도 종이박스, 재사용 종량제봉투 등으로 대체하고, 매장 내에서 사용하는 속비닐도 사용량을 50% 줄일 계획이다.

이처럼 1회용품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시민단체, 지자체 등과 합동으로 '플라스틱 줄이기 실천협의체'를 구성해 활동하기로 했다.

◇지자체 재활용품 관리 강화… 제2의 '수거 대란' 막는다

지난달 벌어진 '수거 대란'이 지자체가 쓰레기를 수거하는 개인주택이 아닌 민간 수거업체와 수거 계약을 맺은 아파트 등을 중심으로 주로 벌어지면서 쓰레기 수거에 지자체가 적극 나서서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쏟아진 바 있다.

이에 따라 공동주택 수거와 관련 민간 수거업체의 계약내용, 처리 실적 등을 관할 지자체에 보고하고, 만약 민간 수거업체가 수거를 중단할 경우 사전통보를 의무화하는 등 관련 법령을 개정할 계획이다.

만약 수거중단 등 비상상황이 일어날 경우 정부-지자체간 비상체계를 가동하는 등 관련 매뉴얼도 정비하기로 했다.

민간업체가 수거를 거부한 곳의 재활용 쓰레기를 지자체가 수거해도 처리할 공간이 없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공공선별장 확충에 대한 정부 지원을 확대해 재활용품의 공공관리 비율을 현재 29%에서 40% 수준으로 제고할 방침이다.

민간 수거업체의 경우에는 재활용품 가격 하락할 때 곧바로 아파트와 수거단가를 조정하도록 '가격연동 표준계약서'를 보급한다.

또 수거업체의 주요 수입원인 폐지에 대해 유통구조 실태조사 및 품질 자율등급제 도입 등 적정 시장가격 관리대책을 추진하고, 재활용품 세제혜택 연장 등 추가 지원 대책을 꾸준히 마련하기로 했다.

수거된 재활용 쓰레기를 선별하는 업체에 대해서도 생산자의 재활용 지원금을 확대하는 등 수익개선 방안을 추진한다.

SRF 가공된 폐비닐
◇500억 재활용 시장 안정 자금 마련…논란 많은 SRF 사용 확대

이번 '수거 대란'의 근본 원인은 폐플라스틱·폐비닐 등의 가격이 급락했던 점을 고려해 앞으로 재생원료 가격 하락에 대비하도록 2022년까지 500억원 규모의 시장 안정화 재원을 마련한다.

아울러 환경부와 유관기관, 업계가 합동으로 재활용 시장을 관리하는 '재활용시장 관리 위원회(가칭)' 등 전담기구를 설치한다.

국제 재활용 시장 변동과 관계없이 국산 재생원료 사용량을 늘리도록 주요 재생원료 사용업체의 이용목표율을 올 하반기 중으로 상향 조정하고, 공공부문의 녹색제품 구매비율도 60% 수준으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폐비닐을 가공해 발전소 연료 등으로 사용하는 고형연료(SRF)에 대해서는 관리체계를 통합하고, 하수슬러지 소각시설 등 추가 사용처를 확보해 폐비닐 적체 상황을 해소하되 품질기준을 위반한 SRF생산업체에 대한 행정처분 수위는 낮출 계획이다.

다만 환경오염 등을 이유로 발전소 주변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강한 점을 고려해 대기배출허용기준을 강화하는 등 환경관리 기준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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