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녀 상습 폭행한 30대, 구속영장 기각 뒤 결국 살해

구속영장 신청됐지만, 피해자의 처벌 불원서 때문에 기각돼

동거녀를 폭행한 혐의로 4차례나 경찰 조사를 받은 30대 남성이 구속을 면하고 풀려난 뒤, 결국 동거녀를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유모(39)씨를 살인 혐의로 구속했다고 9일 밝혔다.

유씨는 지난 4일 오전 관악구에 위치한 자신의 집에서 A(35)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술에 취해있던 유씨는 경제적인 문제로 A씨와 말다툼을 벌이던 중 범행을 저질렀다.

유씨는 이전에도 수차례 A씨를 폭행한 전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유씨는 지난해 12월에는 흉기로 A씨의 등을 찌르고, 지난 1월에는 주먹 등으로 A씨를 폭행했다.

지난 3월에도 같이 살던 반지하 원룸에 불을 지르려 한 혐의(방화 미수)로 경찰 조사를 받았고, 사흘 뒤 또다시 폭행 사건이 일어났다.

하지만, A씨가 계속해서 진술을 거부해 수사에 난항을 겪자 경찰은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병원 진료기록 등을 확보해 혐의를 입증했다.

같은 달 23일 경찰은 수사 결과를 종합해 특수상해 등의 혐의로 유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이 "주거가 일정해 도주의 우려가 없고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탄원서를 제출했다"며 영장을 기각했다고 전했다.

이에 불구속 상태로 추가 조사를 받던 중 비극이 일어났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가 일관되게 처벌을 원치 않았고, 보복이 우려돼 신변보호 조치나 격리 조치 등을 권했지만 이마저도 거부했다"며 "구속영장까지 기각된 점은 의아하다"고 말했다.

경찰은 조만간 유씨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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