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년간 몸담았던 한국전력을 떠나기로 한 결정을 내리기까지 전광인은 오랜 고민을 했다. 무엇보다 함께했던 공정배 단장과 김철수 감독, 그리고 서재덕 등 동료 선수와 이별이 가장 큰 어려움이었다.
하지만 이들 모두가 전광인의 새 출발을 응원했다. 최근 결혼한 아내를 포함한 가족도 전광인을 지지했다. 덕분에 전광인은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새로운 소속팀을 찾아 나서게 됐다.
9일 진천선수촌에서 만난 전광인은 “지난주 목요일쯤 구단에 이야기했다. 단장님과 감독님께 이야기했다”면서 “단장님도, 감독님도 좋은 결과를 응원해 주셨다. 팀을 떠나는 입장에서 내 선택을 응원해 주셔서 감사했다”고 말했다.
전광인은 “(이적을 결심하고) 어떻게 말을 해야 하나 걱정이 컸다”면서 “좋은 쪽으로 마무리된 것 같아 (한국전력 관계자께) 감사하다. (서)재덕이 형도 좋은 환경에서 배구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응원해줬다”고 덧붙였다.
사실 전광인은 자신보다 앞서 2016~2017시즌을 마치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절친’ 서재덕에게 한국전력을 떠나 새로운 환경에서 배구를 해보라고 조언했다. 하지만 서재덕에게 돌아온 답은 잔류였다.
전광인의 선택은 달랐다. 선수 이적이 활성화되어야 리그가 발전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덕분에 전광인은 대표팀에서 가장 인기 많은 선수가 됐다. FA자격을 얻어 타 팀으로 이적할 생각을 굳힌 만큼 자기 팀으로 영입하려는 일종의 영업이다. 전광인은 “대표팀 동료들이 다 자기 팀으로 오라고 한다”고 활짝 웃었다.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에 앞서 전광인으로부터 이적 결심을 들은 한국전력은 외국인선수 선발부터 당장 새롭게 팀 구상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당초 김철수 감독은 전광인의 잔류를 가정해 2018~2019시즌 구상을 했지만 원점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전광인을 내주고 보상 선수도 받는 만큼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에서 김철수 감독의 선택이 더욱 주목을 받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