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철 "산은의 리먼 인수, 강만수장관과 민유성행장의 말이 달라"

산업은행의 리먼브라더스 인수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리먼브라더스 인수에 강한 의지를 보였던 민유성 산업은행장에 대한 책임론까지 대두되는 상황인데요. 오늘 국회에서는 민유성 산업은행장이 리먼브라더스 서울대표로 있을 때 받은 스톡옵션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의혹까지 제기됐습니다. 이 내용을 지적한 한나라당 이사철 의원의 말씀을 들어봅니다.

이사철
▶ 진행 : 고성국 박사 (CBS 라디오 ''시사자키 고성국입니다'')
▶ 출연 : 한나라당 이사철 의원


( 이하 인터뷰 내용 )

- 민유성 산업은행장이 리먼브라더스의 스톡옵션을 포기하지 않았다고 주장하셨는데요. 어떤 근거에서 그런 주장을 하셨습니까?

민유성 행장이 주장하는 건 향후 인수협상이 마무리되면 스톡옵션을 포기하겠다고 구두로 언급했다는 겁니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인수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았으니까 포기하지 않은 거죠. 또 그걸 구두로 했다는 자체가 공인의 입장에선 있을 수 없습니다. 더구나 민유성 행장은 리먼브라더스 한국 사무소에 근무했던 경력을 가지고 있거든요.

- 구두로 언급했다는 건 오늘 민유성 은행장이 국회에서 진술한 내용인가요?

아뇨. 저희에게 답변을 그렇게 해왔습니다.

- 민유성 행장이 리먼브라더스 주식을 얼마만큼 보유하고 있습니까?

6만주 가까이 보유하고 있습니다.

- 돈으로 계산하면 대략 어느 정도 될까요?

정확한 액수를 말씀드릴 순 없습니다. 왜냐면 지금 리먼브라더스 가격이 굉장히 왔다갔다하기 때문입니다. 인수협상이 마무리된 다음의 가격으로 계산할 문제이기 때문에 지금 가격을 말씀드리긴 어렵습니다.

- 민유성 행장이 스톡옵션을 보유했다는 사실은 리먼브라더스 인수협상 당시에 알려졌던 문제입니까?

민유성 행장이 취임할 때 주식을 하나도 안 가지고 있다고 공직자 재산등록을 했거든요. 그래서 그 당시엔 몰랐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그럼 공직자 재산등록을 위반한 게 되나요?

이사회에서 구두로 언급했다면 꼭 재산등록에서 허위신고를 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 현행법으로 주식이나 스톡옵션을 갖고 있을 경우 이걸 재산등록 때 기재하지 않으면 불법이 됩니까?

주식을 가지고 있으면 물론 처벌대상이 되고, 스톡옵션의 경우엔 저도 자세한 규정을 잘 모르겠습니다.


- 민유성 행장은 ''산업은행이 인수했다면 리먼브라더스가 파산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하는데요?

리먼브라더스가 계속해서 손실을 봐왔는데 그걸 어떻게 장담할 수 있는지. 내일 산업은행이 업무보고를 하도록 되어 있는데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많은 논의와 검토가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 스톡옵션을 가지고 있으면서 리먼브라더스 인수를 추진한 자체는 문제가 있는 겁니까?

물론 본인이 거기에 근무했었고 스톡옵션을 포기했든 안 했든 간에 그 점에 대해 명확하게 서면으로 공개해야 한다는 점에서 공직자로서는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민유성 행장이 반드시 개인의 이익을 취하기 위해 리먼브라더스를 인수하려고 했다고는 하기 어렵겠죠. 다만 공직자로서 석연치 못한 점이 분명히 있다고 봅니다.

- 한나라당 일부에서도 ''성실등록 의무를 위반했으므로 해임에 상당하는 조치를 해야 한다''는 문제제기가 나오고 있는데요?

그 점에 대해서는 내일 정무위원회 보고과정에서 상세한 논의와 사실확인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구두로 스톡옵션 포기를 언명했고 그게 이사회 회의록에 기재됐다면 공직자로서의 부적격 여부를 논할 대상은 아니지 않겠느냐, 그렇지만 아무튼 공직자로서 석연치 않은 점은 분명히 있는 거죠. 그러나 그것 때문에 경질하거나 은행장직을 관둬야 한다고까지 나가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 정말 스톡옵션을 포기할 의사가 있었다면 리먼브라더스 측에 그 입장을 표명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네. 그 점도 내일 확인해야 할 문제입니다. 왜냐면 포기라는 건 리먼브라더스 권한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해야지 산업은행에 대해서 하는 건 자기의 개인적 의지를 밝힌 것에 불과하고 법적 절차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 리먼브라더스 인수와 관련해서 전광우 금융위원장은 공개적으로 ''산업은행의 리먼브라더스 인수는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금융위원장이 그런 입장을 밝히면서 제동을 걸었는데도 민유성 행장이 계속 추진했다면 강력한 권력계의 비호나 행정부 측과의 사전논의가 있지 않고서야 어떻게 이런 추진이 가능했겠느냐''고 문제제기를 하는데요?

그 점에 대해 저도 의문을 가지고 있습니다. 강만수 장관은 산업은행의 리먼브라더스 인수와 관련해서 ''민유성 행장이 6월 11일에 취임한 직후 사무실로 와서 리먼브라더스 인수에 관한 보고를 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런데 민유성 행장은 저희 의원사무실에 서면답변을 하면서 ''7월 18일에 리먼브라더스로부터 입찰을 권유하는 연락이 와서 일이 시작된 것''이라고 얘기하기 때문에 한 달 정도의 차이가 납니다. 그래서 그것도 내일 회의에서 밝혀져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 청와대 개입설도 있었는데요. 그 점도 밝혀야 하지 않을까요?

청와대 개입은 전혀 제가 아는 바가 없고, 강만수 장관도 그렇고. 강만수 장관은 6월 정도에 보고받은 후에 전혀 논의한 적이 없다고 얘기하고 있고, 민유성 행장도 청와대와의 논의 자체를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습니다. 무슨 일만 생기면 대통령이나 청와대를 들먹이는 건 너무 정치적이고 정략적인 측면이 있다고 봅니다.

- 그렇다면 산업은행 자체만의 결정으로 리먼브라더스 인수를 추진했을까요?

민유성 행장은 오랜 기간 국제 금융업계에서 활약했던 국제금융전문가입니다. 따라서 민유성 행장 입장에서는 자기가 근무했던 회사니까 그 장단점을 잘 알기 때문에 한번 인수해서 산업은행이 민영화될 경우에 국제적인 투자회사로 발돋움하기 위한 노력을 한 것이라고 봅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자기가 근무했고 또 거기에 스톡옵션 문제가 걸려있는데 추진한 것은 오해를 받을 충분한 소지가 있는 거죠.

- 이사철 의원님은 국회 예결위 한나라당 간사를 맡고 계시죠? 그래서 추경 관련 질문도 짧게 드리겠습니다. 내일 본회의에서 합의처리하기로 한 게 사실입니까?

네, 맞습니다.

- 한국전력이나 도시가스의 국고 보존은 이번에 한해서 해주기로 한 겁니까?

네. 왜냐면 가격을 동결시킨 게 노무현 정부 때부터 시작됐던 거거든요. 대통령 선거, 국회의원 선거가 있으면서 아무래도 정치적인 고려가 많았죠. 그런 점을 민주당도 이해한 것으로 보입니다.

- 여야가 발 빠르게 합의처리를 끌어냈습니다. 그래서 내일 추경이 본회의 통과를 한 이후에 홍준표 원내대표의 거취문제를 최종결정하겠다는 게 한나라당의 입장인데요. 책임론이 다시 불거질까요?

어제 의원총회에서 홍준표 원내대표의 사임을 요구한 의원들의 주장은 다만 이 문제뿐만 아니라 홍준표 원내대표가 국회에서 한나라당을 이끌어오면서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었다는 지적을 했는데요. 과연 꼭 이번에 그만두기까지 해야 하는지, 더구나 정기국회를 앞두고 있고 예산처리도 해야 하는데. 저 개인적으로는 홍준표 원내대표가 계속 했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여러 의원들의 의견이 집약돼서 반영되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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