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변호사회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변호사회 소속 법률사무소와 법무법인에서 근무 중인 변호사와 사무직원 전체를 대상으로 직장 내 성희롱·성폭력 실태조사를 벌였다고 8일 밝혔다.
이번 실태조사는 지난 3월 38일부터 4월 6일까지 변호사 791명과 사무실 직원 1천4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 모두 27건의 성희롱·성추행 피해 또는 목격사례가 접수됐다.
접수된 사례에서 피해자는 모두 여성, 가해자는 모두 남성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피해 경험 응답자 중 55.5%는 변호사, 40.7%는 사무직원이었다.
가해자는 고용주가 38.5%, 고용주를 제외한 상사가 61.5%로 집계됐다. 직장 내 성희롱·성폭력 가해자 대부분이 업무상 지시나 감독권을 가진 이들이었다.
피해 사례로는 '성적인 이야기를 하거나 음담패설, 성적인 몸짓 등을 했다'가 46.%로 가장 많았다.
'이성을 비하하는 기분 나쁜 말이나 욕설을 했다' 38.5%, '외모나 옷차림, 몸매 등을
평가해 나를 성적 대상으로 봤다'가 30.8%로 뒤를 이었다.
성범죄 발생 장소로는 회식과 접대 등을 하는 근무 관련 자리(45.4%)가 가장 많이 꼽혔고, 근무시간에 발생했다는 응답도 36.3%에 달했다.
근무와 관련 없는 사적인 자리(18.1%)에서도 피해 사례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성희롱. 성추행 피해자들 둥 70%는 '성희롱.성폭력을 거부하면 고용상 또는 업무상 불이익을 받을 것이라는 느낌이 들었다'고 응답했고 실제 피해자 중에는 가해자에 의해 권고 사직을 당한 사례도 있었다.
이번 실태 조사에서는 한 법률 사무소 사무장이 근무 중 부하직원을 강제로 껴안고 사내 휴게실에 따라 들어와 기습 키스를 시도했다는 내용이 각 가해자의 실명과 함께 접수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변호사회는 앞선 사례의 경우 피해자가 형사고소를 희망하고 있는 만큼 부산변호사회의 미투 법률 지원단을 통해 고소 대리 등 법률 구조를 실시하기로 했다.
또, 중년의 남성 변호사가 여성 변호사를 상대로 성희롱 발언을 자주 한다는 내용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을 거쳐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하도록 했다.
부산변호사회는 이번 실태조사를 시작으로 회원과 사무직원 등을 대상으로 한 '성희롱·성폭력 예방과 성폭력 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또, 변호사회 소속 인권위원회 산하에 '성폭력 신고센터'를 설치하는 등 직장 내 성희롱.성폭력 예방과 근절을 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