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참모들, 판문점 북미정상회담 회의적"

홍현익 "미국에 이득없다 판단, 싱가폴 유력할 듯"

- 날짜는 확정, 장소는 물밑협상중인 듯
- 생화학무기,인권문제 등 요구 증가 우려
- 文, 미국에 남북경협 활용 요청해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19:55)
■ 방송일 : 2018년 5월 7일 (월) 오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도널드 트럼프 美 대통령 국회연설 자료사진(윤창원 기자)


◇ 정관용> 북미 정상회담 날짜와 장소가 정해졌다는데 발표는 계속 미뤄지고 있는 상태죠. 이런 가운데 핵무기뿐 아니라 생화학무기도 미국이 거론하기 시작했고요. 그러자 또 북한은 미국이 압박을 계속 추구한다면 문제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또 맞받아치고. 뭔가 지금 꼬여가고 있는 것 아닐까 걱정이 생기는데요.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연결합니다. 홍 박사님, 안녕하세요.

◆ 홍현익> 네,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뭔가 꼬여가고 있는 겁니까, 아닌 겁니까?

◆ 홍현익> 큰 틀에서는 문제가 없지만 지금 미세조정 부분에서는 기싸움이 진행되고 있는 게 아닌가 이렇게 생각이 됩니다.

◇ 정관용> 미세조정 기싸움?

◆ 홍현익> 정상회담 날짜는 정해진 것 같은데 장소가 아직 정해지지 않아서 발표를 못하는 게 아닌가 이렇게 생각이 되고요.

◇ 정관용> 트럼프 대통령이 장소도 정해졌다고 했잖아요?

◆ 홍현익> 트럼프 대통령의 말씀을 100% 항상 믿기는 어렵습니다. 당신이 얘기한 거를 아님 말고 식으로 한 얘기가 한두 번인가요? 그러니까 그런데 이제 며칠 더 지연해서 발표한다고 뾰족한 게 나올 게 없거든요. 그 얘기는 계속해서 장소를 정해 놓지 않고 북미 간에 물밑에서 협상이 계속 진행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러면서 미국은 하나둘 욕심을 더 내면서 더 얻어내려고 하고 있고 북한은 그 정도면 정말 많이 줬는데 왜 자꾸 다른 거 지금까지 얘기도 안 하던 걸 왜 서로 자꾸 꺼내느냐 이렇게 얘기하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 정관용> 먼저 그럼 장소 문제도 아직 협의 중이시라는 얘기인데 판문점 얘기가 나오다가 갑자기 싱가포르가 유력하다고 그러고 이거는 북한은 어디를 원하고 미국은 어디를 원한다고 생각하세요?

◆ 홍현익> 북한은 평양을 원하고요. 미국은 유럽이나 그런 데를 원하겠죠. 그런데 유럽은 김정은 위원장이 자기 자가용 비행기로 갈 수 없으니까 빌려타야 하는데 빌려타면 너무 체면이 깎이니까 그럴 수도 없고. 그러니까 최대한 갈 수 있는 곳이 싱가포르거든요. 그러니까 싱가포르는 되는데 싱가포르는 중립적인 장소고 그래서 애초부터 이제 유망한 물망지였는데... 그런데 이제 판문점은 트럼프 대통령이 애초에 생각을 안 하다가 남북 정상회담 하는 거 보니까 여기가 상당히 잘만 기획하면 꽤 좋은 모습이 나오는구나 이렇게 해서 생각을 했다가 참모진의 강력한 반대가 있었다는데요. 반대의 이유가 판문점에서 회담을 하면 북중 문제에 집중하기보다는 한반도 평화 그 자체에 집중해야 한다. 그러니까 이건 한국에 이익이지 미국에 가장 큰 이익은 아니다. 그리고 북한의 홈그라운드에서 가까우니까 손해볼 수 있다. 그리고 이미 한 번 한 곳이니까 신선성이 떨어진다. 결국은 뭐 이게 지금 북핵 문제라고 하는 게 지금 인류에게도 중요한 정말 전 세계의 안보 문제인데 이게 극적 효과 때문에 자꾸 이렇게 왔다 갔다 하는 거는 바람직하지 않다라고 보입니다.

◇ 정관용> 어쨌든 트럼프 참모진들은 싱가포르 쪽으로 지금 권유를 하고 있는 모양이네요.

◆ 홍현익>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리고 조금 아까 이제 홍 박사께서 자꾸 미세조정 하면서 미국이 하나씩 하나씩 더 요구한다고 했는데 그중에 하나가 폼페이오 신임 국무장관이 핵무기뿐 아니라 생화학무기를 포함한 대량살상무기도 폐기, 이건 처음 나온 얘기죠?

◆ 홍현익> 그렇죠. 생화학무기는 본래 북한에게 예전부터 미국이 포기하라고 한 사항이기는 합니다마는 이게 지금 사실 의제는 아니었는데 갑자기 의제로 등장한 게 아베 총리가 하는 얘기 중에는 납치자 문제도 거론해달라는 것도 있지만 미국에 도달하는 장거리미사일 말고 중단거리미사일도 좀 다뤄달라는 얘기와 함께 생화학무기도 폐기하는 거 같이 해 달라, 이거 대량살상무기 아니냐 이런 식으로 해서 미국이 생각해 보니까 그렇거든요. 그러니까 기왕에 포기시키는 거 이것까지 하자 이런 식으로 하는데, 북한으로서는 핵무기는 포기한다는 결심을 했을지 모르지만 생화학무기나 중단거리미사일 같은 거는 이게 핵을 포기한 이후에는 한국보다도 군사력이 약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나름대로 억지력으로 갖고 있으려고 하는데... 저도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이런 거 다 북한이 포기해 주면 좋지만 이런 거 저런 거 다 따지다가 자칫 큰 판이 깨질까 봐 걱정이죠. 특히 이제 중요한 게 인권문제를 거론해 달라라고 자꾸 이제 납치자 문제도 인권문제 아닙니까?

◇ 정관용> 그렇죠.

◆ 홍현익> 그래서 이 인권문제가 저도 북한의 인권 개선되면 좋죠. 그런데 이게 자꾸 초점이 흐려지면 이것저것 다 줄 수는 없다고 해서 큰 판에서 깨지지 않을까 이런 걱정이 지금 듭니다.

◇ 정관용> 방금 말씀하신 인권 관련해서는 미국 상원이 지난 4월 24일 북한인권법 재승인 법안 가결했잖아요. 그것도 다 영향이 있는 거죠, 북미 정상회담과?

◆ 홍현익> 그렇죠. 미국이 특히 이제 이번에 북미 회담의 복병 중에 하나가 미국은 북한하고 달라서 대통령이 서명을 해도 의회가 거부하면 실현이 안 되거든요. 94년 제네바 핵합의도 사실 그런 측면이 강했는데요. 과거 미국이 1차 세계대전 끝나고 베르사유조약이라든지 대통령이 서명하고 상원이 비준 거부해서 안 되고 그런 적이 많았기 때문에... 이게 미국 의회는 북한의 인권을 중시하는데 대통령이 이번에 인권보다는 핵무기가 중요합니다 이렇게 나섰는데 왜 인권 문제 거론안하느냐고 의회가 딴지걸 수도 있고요. 그런 것들이 사실은 지금 굉장히 분위기는 좋아 보이는데 북미 간에 완전히 타결될 때까지는 끝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는 게 여러 가지 복병들이 숨어 있습니다.

◇ 정관용> 지금 미국이 새롭게 또 추가하는 게 생화학무기, 중단거리미사일, 인권문제 이런 식이 되면 북한이 판을 깨버릴 가능성도 있다고 보세요?

◆ 홍현익> 그럴 수 있죠. 특히 지금 얘기가 조금 나오기 시작한 게 북한에서 신포 경수로가 어느 정도 진척됐는지 살펴보고 있다는데 북한이 단지 포기만 하지 않을 거 아닙니까? 자기네들도 원하는 게 있는데. 이를테면 인공위성은 쏠 수 있어야 된다. 또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은 해야 되겠다. 이게 사실 어떻게 보면 정당한 요구에 속하는 거거든요. 안보리제재 자체로 보면 탄도탄미사일 기술을 활용한 어떠한 발사도 못한다고 해서 인공위성은 못하는 게 맞는데 본래 북한이 핵개발하기 이전에 일반 국가들은 인공위성을 쏠 것은 본래 있는 거거든요. 그다음에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도 할 수 있는 거죠.

◇ 정관용> 우리가 지금 다 하고 있는 거지 않습니까?

◆ 홍현익> 그러니까 자기네들이 핵을 포기하는데 정상국가가 누리는 것도 못하게 하면 말이 되느냐. 이런 차원에서 그런 것들을 요구할 수 있는데 그리고 또 하나 중요한 게 신포 경수로 그걸 다시 해 준다고 미국이 동의할 때 그 비용은 다시 우리가 대야 댈 가능성이 커지죠. 그런 것도 우리가 대비를 해야 되겠고.

◇ 정관용> 지금 홍 박사님 정리해 주신 건 미국이 하나씩하나씩 추가할 때마다 북한은 뭔가 하나씩 요구할 거다 이 얘기네요.

◆ 홍현익> 그럼요. 북한이 그렇게 착한 존재가 아니잖아요. 지난번에 김정은 위원장이 웃는 모습을 보였지만 그러나 그렇다고 갑자기 착해지지는 않았을 겁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럼 지금 미국이 새롭게 요구하고 북한이 그럼 우리 또 맞카드 놓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이제 이달 22일 미국 가서 트럼프 대통령 만납니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마지막 한말씀.

◆ 홍현익> 무엇보다 미국이 트럼프 대통령은 중간선거에서 이기고 노벨상 타고 그런 데만 관심이 있어서 자칫 하면 북한의 요구,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못 얻을 가능성도 있다 이렇게 보고요. 이제까지 개발한 핵은 일단은 그냥 용납하겠다 이렇게 할 수도 있는데 이러면 안 된다는 얘기 확실히 해야 하고요. 그다음에 또 하나는 북한의 비핵화가 그냥 거저 얻어질 수는 없다. 북한의 체제안전보장이라고 하는 거에 대한 선물도 마련해 가야지 그리고 합리적인 북한의 요구는 어느 정도 들어줘야지 그렇지 않으면 아예 판이 깨질 수 있다는 것을 가능성을 얘기해 줘야 할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그거야말로 기존 핵무기까지 포함한 완전한 비핵화 대신에 뭘 줄까 이걸 좀 딱 잡자 이 말씀이군요.

◆ 홍현익> 그렇죠. 그러면서 우리가 경협을 하는 것을 인센티브로 줄 가능성은 다 돼 있으니까 그걸 활용해 주시라 그렇게 얘기하는 거죠.

◇ 정관용> 알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홍현익> 감사합니다.

◇ 정관용> 세종연구소 홍현익 수석연구위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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