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단일팀인 코리아(KOREA) 팀은 4일(한국 시각) 스웨덴 할름스타드 아레나에서 열린 국제탁구연맹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단체전 4강전에서 0-3 완패를 안았다. 전지희(포스코에너지)와 양하은(대한항공), 북한 김송이가 나섰지만 이시카와 카스미를 앞세운 세계 랭킹 2위 일본에는 역부족이었다.
이에 따라 단일팀은 동메달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그러나 1991년 지바세계선수권 이후 27년 만에 단일팀을 이루며 스포츠 역사와 세계 평화에 중요한 의미를 남겼다.
무엇보다 한국 탁구가 세계선수권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따낸 것은 6년 만이다. 지바선수권 당시는 현정화와 북한 리분희 등이 나서 중국의 9연패를 막아내고 우승한 바 있다. 북한은 2016년 쿠알라룸푸르 대회까지 2회 연속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3일 전격 단일팀으로 성사됐지만 일본의 벽은 높았다. 중국에서 귀화한 한국 대표팀 에이스 전지희(세계 랭킹 35위)는 일본 유망주 이토 미마(7위)와 첫판에서 0-3(2-11 8-11 9-11)으로 지면서 불안하게 출발했다.
기세가 오른 김송이는 3세트도 듀스 끝에 13-11로 이기면서 전세를 뒤집었다. 커트와 드라이브를 절묘하게 섞어가며 이시카와의 범실을 유도했다.
하지만 이시카와는 세계 3위였다. 4세트를 13-11로 따내며 전세를 회복한 뒤 5세트도 듀스 끝에 따내는 저력을 과시했다. 김송이는 패기로 맞섰지만 승부처에서 노련한 경기 운영을 앞세운 이시카와의 경험에서 뒤져 대어 사냥이 무산됐다. 특히 5세트 14-13으로 앞서 매치 포인트 기회를 잡았지만 이시카와의 날카로운 공격에 무너졌다.
양하은(27위)은 3단식에서 배수의 진을 치고 나섰지만 히라노 미우(6위)를 맞아 1-3(4-11 5-11 11-9 6-11)으로 지면서 단일팀의 패배가 확정됐다. 일본은 오는 2020년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집중 육성의 성과를 봤다.
이날 경기를 지켜본 유남규 삼성생명 감독은 "결과를 떠나 의미있는 경기였다"면서 "아시안게임에서도 단일팀이 성사돼 멋진 경기를 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유 감독은 1991년 당시 단일팀 선수로 출전한 바 있다. 남북한 대표팀은 오는 8월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도 단일팀으로 출전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