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방울로 대화 나눈다?…MIT 연구팀 신기술 개발

산업·예술·교육 분야 등에 활용 가능성 높아

메사추세츠공대(MIT) 연구팀이 물방울을 엔터테인먼트나 의사소통에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프로그래밍 가능한 상호작용 도구를 선보였다.

MIT 이시이 히로시 교수가 이끄는 텐저블 미디어 그룹(Tangible Media Group)의 우만 우마파시(Umaan Umapathi) 연구원이 개발한 '프로그래밍 가능한 물방울(Programmable Droplets)' 기술은, 흔히 볼 수 있는 물방울을 디지털 방식으로 프로그래밍해 스마트폰 등 컴퓨터 인터페이스 장치로 자유롭게 조작 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연구팀은 물방울이 창의성, 예술, 엔터테인먼트 및 의사소통 매체로서의 잠재력을 보여줌으로써 사람과 물리적 환경의 연결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구리 선 그리드로 만들어진 인쇄 회로 기판에 저 마찰 소재가 코팅되어 있는 이 장치는 물방울에 전압을 가해 형태를 변화시키는 '일렉트로 웨팅 (electrowetting)' 기법을 사용한다.

그리드의 전기장을 프로그래밍 방식으로 제어함으로써 극성이 있는 액체 방울의 모양을 바꾸고 표면 주위로 이동시킬 수 있다. 정밀한 제어가 가능해 동시에 여러개의 액체 방울을 변환하거나 몰딩, 병합과 분할이 가능하다.

이 기술의 잠재적인 활용도 중 하나는 자동차나 가전, 기계 등의 도장이다. 이 장치를 물리적 색상 팔레트에 통합하면 색을 자동으로 렌더링하고 혼합할 수 있다.

사전에 사이언, 마젠다, 옐로우(CMY) 색상으로 만들어진 액체 방울을 세팅된 프로그래밍에 따라 다양한 색상으로 결합하거나 무색 물방울에 희석시키는 방법으로 채도 조절이 가능하다.

사용자가 원하는 특정 색상을 포토샵 프로그램의 스포이드 도구처럼 쉽게 추출할 수도 있다. 스마트폰이나 카메라를 이용해 촬영하거나 선택한 이미지에서 특정 색상을 선택한 뒤 색상 추출을 위한 필요한 양만큼의 CMY 액체를 공급하면 프로그램이 자동으로 액체 방울을 움직여 필요한 색상을 만들어낸다.

이 기술은 물리학의 이해를 돕는 교육용 도구나 게임기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고전게임인 '팩맨'처럼 사용자가 자신의 물방울로 다른 물방울을 흡수하기 위해 기울이면 컴퓨터가 이를 감지해 상대 물방울을 다른 곳으로 이동시키는 식이다. 연구팀은 물리학의 이해를 높이는데 필요한 교육이나 엔터테인먼트용으로 활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아직 아이디어 수준이지만 의사소통에도 활용될 수 있다. 온도차나 수증기로 뿌옇게 된 유리 등에 손가락 대신 스마트폰과 연동된 스마트 유리 시스템이 물방울의 모양과 움직임을 조절해 원하는 글씨나 그림을 새길 수 있는 식이다.

우마파시 연구원은 "인간이 물리적인 세계를 프로그래밍 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된 이후 정보를 비트 단위로 프로그래밍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물방울을 이용한 인터페이스와 인간의 상호작용을 기대하고 있다"며 "우리의 '프로그래밍 가능한 물방울'은 현재 프로그래밍 가능한 물질 분야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술이 일반 생활에 접목되면 창문이나 컵, 우산 등의 밀접한 생활용품에 새로운 변화도 기대된다. 이를테면 비오는 날 우산을 쓰거나 우비를 입은 아이들의 시야가 가려 자동차가 다니는 도로에서 위험할 수 있는 상황에 운전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LED 등의 발광체와 결합된 물방울을 조절해 안전운전 또는 정지신호를 내보낼 수 있다.

프로그래밍 가능한 물방울로 이루어진 전광판이나 안내판이 사람들의 시선을 붙잡아두거나 새로운 예술, 교육, 산업 등의 영역과도 접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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