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구 금융위원장은 4일 금융위원회 의결을 거쳐 윤석헌 위원장을 금감원장에 임명제청했다. 금감원장은 금융위원장이 제청하고 대통령이 임명한다.
금융위원회는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대응해 금융감독 분야의 혁신을 선도적으로 이끌어 갈 적임자로 평가돼 금감원장으로 제청했다”고 설명했다.
윤 내정자는 한국금융학회장, 한국재무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금융정책 자문기구인 금융발전심의위원회 위원장과 금융위원회 직속 금융행정혁신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금융행정혁신위원장을 지내면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차명계좌에 대한 과징금 부과와 금융공공기관 노동이사제 권고안 등을 제출하는 등 개혁적인 성향을 보여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13일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한 분야는 과감한 외부 발탁으로 충격을 주어야 한다는 욕심이 생긴다“며 비관료 출신 금감원장 임명을 예고했다.
윤 내정자 앞에 놓인 과제는 만만치 않다. 당장 금감원이 지난 1일 분식회계 혐의가 있다고 잠정결론을 내리자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투자자들이 반박하고 나서고 있다. 금융감독기구로서 금감원이 정확한 입장을 유지해야 시장의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다.
삼성증권 배당사고에 대한 처리도 윤 내정자의 몫이다. 금감원은 삼성증권에 대한 검사를 전날까지 마치고 다음 주 중에 검사 결과 향후 대책 등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금융감독 체계 개편과 금융그룹 통합 감독, 금융소비자 보호 등도 시급한 과제이다. 일부에서는 현 정부 들어 개혁의 속도가 가장 느린 분야가 금융일 뿐 아니라 개혁의 방향이 명확하지 않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윤 내정자는 금융정책과 금융감독은 분리해야 한다는 생각이어서 향후 금융위와 마찰이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 현재는 금융정책과 금융감독을 금융위가 총괄하고 있다.
앞서 비관료 출신인 최흥식, 김기식 전 원장이 각각 채용비리와 피감기관 지원 외유 등의 이유로 불명예퇴진하면서 금감원의 위상이 크게 추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