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대한 통일비용? 감춰진 분단비용부터 따져봐야"

인문학 강사 최진기 "진짜 비용은 '분단'…'통일투자펀드' 용어가 정확"

(사진=MBC '100분 토론' 방송 화면 갈무리)
"통일비용이라는 말보다는 '통일투자펀드'라는 용어가 더 정확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스타 인문학 강사 최진기가 1일 밤 '백두에서 한라까지 봄이 온다'는 제목으로 방송된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해 강조한 말이다. 청년세대와 통일의 당위를 공유하고자 진행된 이날 '100분 토론'에서 최진기는 '통일비용, 진실 혹은 거짓'이라는 주제로 3분 강의를 펼쳤다.

"우리는 자본주의 사회에 살고 있기 때문에 돈과 관련된 이야기로 시작해 볼까 한다"고 운을 뗀 그는 "돈 버는 제일 좋은 방법 중 하나가 주식투자다. 남북정상회담이 이뤄지니까 이 주식의 주가가 확 올라갔다. 철도 관련 주"라며 말을 이었다.

"거꾸로 떨어지는 주식이 있었다. 방산주, 즉 방위산업체 주식이 떨어졌다. 이곳에도 아마 방위산업체 주식을 갖고 계신 분들이 있을 것이다. 주가는 계속 떨어져 나간다. 팔아야 되는데 팔기가 쉽지 않다. 파는 순간 손실이 나에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우리 인간은 그것을 참을 수 없다."


최진기는 "내가 어떤 행동을 했을 때 발생하는 손실을 '작위에 의한 손실'이라고 한다"며 인간은 거기에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주식을 안 팔더라도 주가가 계속 떨어지면 나는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데, 이것은 잘 참는다"며 아래와 같이 부연했다.

"그래서 우리는 주가가 막 떨어져도 끝까지 버티고 있다. 왜 잘 참느냐? 내가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았을 때 발생하는 손실이기 때문이다. 그것을 '부작위에 의한 손실'이라고 한다. 인간은 여기에 둔감하다."

그는 "작위에 의한 손실은 눈에 보인다. 내가 무엇을 잘못해서 손해가 발생했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내가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았는데도 발생한 (부작위에 의한) 손실에 대해서는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둔감할 수밖에 없다"고 종합했다.

이어 "통일비용이 바로 '작위에 의한 손실'이기 때문에 우린 그러한 보도가 나오면 굉장히 두려워한다"고 진단했다.

"'통일이 되면 800조원이 들어간다' '1000조가 들어간다'(는 보도가 있었다). 통일에 1000조가 들어간다고 하면 우리는 뭐부터 하는지 아시나? 계산기를 꺼낸다. '나한테 얼마가 부과돼는 거야?', 이렇게 나온다. 그리고 '통일을 왜 해?', 이렇게 연결된다. 우리 인간은 통일이라는 액션을 취했을 때 발생하는 '작위에 의한 손실'은 참을 수 없기 때문이다."

최진기는 "그런데 우리는 거꾸로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았는데도 발생한 (부작위에 의한) 손실에 대해서는 둔감하다"며 "그것이 바로 '분단비용'이다. 그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우리는 연간 군사비로 40조원을 쓰고, 북한은 10조원쯤으로 추정된다. 합쳐서 연간 50조원을 쓴다. 통일 된 뒤 독일이 기존 동서독 합친 군사비에서 22.5%로 줄였다. 우리도 그렇게 줄이면 39조원이 발생한다. 우리는 39조원이라는 분단비용을 매년 치르고 있다."

그는 "이것은 눈에 보이는 것이고, 눈에 보이지 않는 비용이 있다. 우리 남학생들 2년 동안 (군대) 가셔야 된다. 그것은 왜 생각 안하나"라며 설명을 이어갔다.

"눈에 보이는 통일비용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분단비용을 먼저 고려해야 한다. 남북 통일이 되면, 북한군 130만명과 남한 60만명을 합치면 190만명이다. 마찬가지로 100만명이 감축되고, 그 100만명이 1년에 2000만원씩 소득을 올리면 부가가치 20조원이 창출된다. 눈에 보이지 않는 기회비용까지 우리는 고려해야 한다."

이어 "통일비용이라는 것은 단순한 비용이 아니다. 우리가 데이트 할 때 데이트비용 아깝나? 통일비용도 그렇게 이해해야 한다"며 "통일비용이라는 말보다는 '통일투자펀드'라는 용어가 더 정확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최진기는 "우리는 통일투자펀드를 개념으로 받아들이고, 통일비용을 생각할 때는 반드시 분단비용을 고려하고, 통일비용은 단순한 비용이 아니라 투자펀드라는 관점에서 세상을 봐야 한다"며 "그것이 남북 관계를 이해할 때 훨씬 더 우리에게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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