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갑질119가 뽑은 ‘최악의 갑질’ 10개는?

노동절 맞아 최악의 갑질 10선 발표…’태움 문화’에 ‘아빠 갑질’까지

최근 대한항공 조현민 전 전무의 '물컵 폭력' 갑질로 세간의 화제로 떠오른 직장 내 갑질.

1일 노동법률단체 ''직장갑질119'는 노동자의 날을 맞아 241명 스탭들이 직장에서 벌어진 갑질 사례 70개를 고르고, 이 중에서도 '갑 위의 갑' 최악의 갑질 10개를 선정했다.

또 직장갑질 119는 이날 낮 2시부터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노동절 대회장에서 갑질 사례를 전시하고, 노동자, 시민들과 함께 '갑질대마왕'을 뽑는 투표를 진행한다.

'직장갑질119'는 241명의 노동전문가와 노무사, 변호사들이 모여 직장에서 '갑질'을 당하는 노동자를 위해 무료로 오픈카톡상담, 이메일 답변, 밴드 노동상담, 제보자 직접 상담 등을 진행하고 있다.

또 CBS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서 격주로 방송하는 '신년기획 뛰는 갑 위에 나는 을 만들기 프로젝트 - 갑질타파' 코너를 통해 갑질 사례를 자세히 알리고, 대응법도 안내하고 있다.

다음은 '직장갑질119'가 전한 최악의 갑질 10선.

△간호사 태움 : '(후배가) 재가 될 때까지 태운다'는 뜻을 담은 간호사 사회의 군기 잡기 문화인 태움 사례가 갑질 10선 중 하나로 꼽혔다.

업무를 지시한 다음 중간에 3~4번씩 불러내 다른 업무를 시키고도 시간 내에 업무를 마무리 하지 못했다고 혼을 내는 '태움'을 당하던 피해자는 입사 3일째부터 당한 '태움'을 견디다 못해 두 달 만에 살이 7kg이나 빠졌다.

"그만 둘 거면 빨리 그만둬라", "너는 나랑 안 맞는 것 같다", "쥐어 팰 수도 없고", "출근시간이 늦으니 3시간 먼저 나와라", "(모니터 화면을 보며)이게 눈에 안 보이냐? 눈깔을 빼서 씻어줄까?", 저한테 좀 맞으실래요? 왜 하라는 대로 안해?" 등의 폭언도 뒤따랐다.

참고 : "안 보이냐? '눈깔' 빼서 씻어줘?" 간호사 '태움' 어디까지

△개목걸이 갑질 : 지난 2월 서울에서 버스기사로 일한다는 이메일 제보자는 다른 운수회사에서 일하는 지인의 '개목걸이' 갑질 사례를 제보했다.

문제의 회사는 버스 기사가 운행 도중 교통사고는 물론, 과속 등 교통법규를 위반하기만 해도 사고 내용과 피해액, 이름 등을 적은 종이를 목에 걸게 하고, 사진을 찍어 회사 게시판에 올렸다.

△노래방 성폭력 : 피해자는 회사 대표, 다른 직원들과 함께 술자리에 참석했고, 회사 대표는 2차로 노래방으로 가자고 요구했다.

일행의 사정으로 먼저 노래방에 도착한 피해 직원에게 회사 대표는 "노래 안부르느냐?"며 옆자리에 앉은 뒤 피해자의 몸을 더듬는 등 성폭력을 벌였다.

다음날 피해자가 노래방 성폭력을 회사에 알렸지만 회사는 오히려 대표와 피해자가 함께 해외 출장을 가도록 지시했고, 같은 회사에 다니며 이 사실에 항의하던 피해자의 애인은 권고사직 당했다.


참고 : "성추행 회사 대표, 피해자 남자친구까지 권고사직"

△노비계약 : 롯데택배 직원으로 신분을 밝힌 피해자는 새벽 6시부터 밤 10시까지 일하고도 너무 적게 받는 월급을 견디다 못해 퇴직을 결심했다.

그런데 담당 팀장은 "회사와 맺은 계약 때문에 90일 동안 회사를 나갈 수 없다"며 "어디를 다치더라도, 그 어떤 일이 있어도 나갈 수 없고, 회사를 나가면 하루 15만원씩 차감하겠다"고 협박했다.

결국 수차례 퇴사 의사를 밝힌 끝에 피해직원이 출근하지 않자 이번에는 지점장이 문자를 통해 "계약이 만료될 때까지 하루 15만원씩 (월급에서) 차감하겠다"고 통보했고, 실제로 피해직원은 전달 월급을 받지 못할 뿐 아니라 오히려 회사에 돈을 지불해야 할 위기에 놓였다.

△닭사료 갑질 : 약 100여명의 노동자가 일하는 한 중소 규모 사업체의 회장은 개인 별장 관리나 봉사활동, 운전기사 업무까지 회사 직원에게 요구하는 것은 기본이었다.

심지어 명절에 가족 여행을 가는 동안 비어있는 별장에 와서 닭과 개에게 사료를 주라고 요구하는가 하면, 업무시간에도 닭사료가 떨어졌으니 사오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참고 : "직장 갑질 일삼던 그들…우리를 무서워하기 시작했다"

△마사지 갑질 : 최근 한 공공기관 간부는 직원 중 일부를 봅아 개인 운동 트레이너로 활용했다.

문제의 회사 내 체련장에 모여 '트레이너'들과 개인 운동을 할 뿐 아니라 운동 도중 쉬는 시간이나 운동을 마칠 때마다 자신에게 마사지까지 하라고 요구했다.

△ 생리대 갑질 : 한 공공기관에서는 무기계약직 노동자가 생리휴가를 신청하면 정규직인 팀장 및 책임자 직원들이 생리대를 보여달라고 검사했다.

이 곳에서는 임신한 직원이 갑작스러운 하혈로 출근을 못하고 산부인과로 진료받으러 가자 강제로 출근하도록 압박했다는 제보도 이어졌다.

문제의 '갑질' 직원은 다른 직원에게 "돌아가면서 (임심)하라", "계약직 누구는 멍청해서 피임을 못해서 바로 임신하고 모를 것" 등의 폭언까지 퍼부었고, 결국 폭언을 견디다 못한 한 명은 퇴사했다는 후문.

△아빠 갑질 : 최근 '갑질'의 온상으로 꼽히는 방송계에서도 최악의 갑질 제보가 나왔다.

한 제작사 대표가 회식자리에서 다른 제작진이 없는 틈을 타 피해자에게 폭탄주를 억지로 먹인 뒤 피해자를 껴안고 신체를 더듬었다.

대표는 성폭력 도중에도 "넌 내가 만졌으니 이미 나와 잔 것이나 다름없어. 나는 결혼은 했지만 다른 여자들과 많이 잤고, 다음에 또 너를 보면 너와 잘 거야"라는 기상천외한 말을 퍼부었다.

결국 피해자가 대표의 손을 뿌리치고 식탁 밑으로 숨자 제작사 대표가 외친 말 "아빠라고 생각하고 안아봐"

△집청소 갑질 : 지난해 11월 오픈채팅방에서는 한 제보자가 자신의 아버지가 겪은 '집청소 갑질'을 털어놓았다.

비정규직으로 화장실 청소 일을 하는 피해자에게 회사 행정부장는 "내일 이사를 하는데 내 허리가 안 좋으니 오후에 와서 우리 집 청소를 해달라"고 부탁했다. 피해자는 "일단 알겠다"고 답했지만 자식에게는 "(회사에서) 화장실 청소한다고 사람을 우습게 보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턱받이 갑질 : 경력이 있는 신입으로 입사한 피해직원은 막내 아닌 막내로 부서 내 마실 물을 매일 아침 새로 채워넣는 등 잡다한 업무까지 도맡는 것까지는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사장이 퇴근하기 전에는 퇴근하지 못할 뿐 아니라, 사장과 식사를 하면 사장에게 '턱받이'를 해줘야 하는 황당 갑질에는 참지 못하고 직작갑질119의 문을 두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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