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봇이냐" 조현민 사과에도 들끓는 여론

대한항공 직원들 "누구한테 죄송하다는 거냐" 비난 쏟아져

물벼락 갑질로 수사 대상에 오른 대한항공 조현민 전 전무가 1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 강서경찰서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1일 오전 10시 서울 강서경찰서 포토라인에 선 대한항공 조현민 전 전무는 모두 6번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광고대행사 직원에게 고함을 치고 대한항공 본사 자신의 사무실에서 소리를 지르던 그의 목소리는 평소와 달리 낮게 가라앉아 있었다. 기자들의 질문에 답을 하는 그의 목소리가 미세하게 떨리기도 했다.

그는 '유리컵 던진 것과 음료 뿌린 것에 대해 인정하냐'는 질문에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당시에 혐의를 부인하고 밀쳤다고 말했는데 그 행위는 갑질이 아니라고 생각하냐'고 묻자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말했다.

총수 일가 사퇴론과 대한항공 직원들의 촛불집회 준비를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도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같은 말을 되풀이했다.

조 전 전무의 6번에 걸친 사과에도, 대한항공 직원들의 여론은 싸늘하기만 하다.

대한항공 직원들이 모여 있는 카카오톡 제보방에는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직원들의 비난이 쏟아졌다.

A 직원은 "죄송봇이냐 뭐냐"며 "직원들이 저런식으로 보고했으면 깨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은 "도대체 누구한테 죄송하다는 거냐"며 "국민이나 당한 사람이 아니라 부모에게 죄송하다는 말로 들린다"고 꼬집었다.

사과하는 모습이나 사과 메시지가 언니인 조현아 전 부사장과 다르지 않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앞서 조 전 부사장도 지난 2014년 땅콩회항으로 국토부 조사에 출석했을 당시 "죄송하다"며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는 말을 반복했다.

당시 그는 향후 거취를 묻는 질문에 "모든 자리를 포기하고 다 물러났기 때문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날 것이다. 다른 계획이 없다"고 말했지만, 지난해 12월 대법원에서 집행유예가 확정되자 칼호텔네트워크 사장으로 복귀했다.

하지만 동생의 물벼락 갑질 논란으로 불똥이 튀며 다시금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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