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노조와해' 의혹 삼성전자서비스 상무 등 영장 청구

'그린화 작업(노조 와해 공작)' 추진 동시에 기획폐업 실시 혐의

삼성의 노조와해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삼성전자서비스 상무 등 관계자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과거에 노조가 제기했지만 묵살됐던 의문점들이 검찰 조사에서 밝혀지는 모양새다.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부(김성훈 부장검사)는 지난달 30일 삼성전자서비스 A 상무 및 협력사 대표 유모씨 등 3명에 대해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1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 상무는 종합상황실 실무책임자 시절인 2013년 7월부터 2년여간 일명 '그린화 작업(협력사의 노조 와해 공작)'을 추진하면서 '노조활동 파업은 곧 실직'이라는 시나리오를 만들어 기획폐업을 실시했다.

A 상무는 폐업 협력사 사장에게 그 대가로 억대의 불법 금품을 제공한 혐의까지 받고 있다.

협력사 대표 유씨는 2014년 3월쯤 노조 와해 공작의 일환으로 추진된 삼성전자서비스 본사의 기획폐업 시나리오를 이행해 폐업을 하는 대가로 억대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전날 영장이 청구됐다.

또 다른 협력사 대표 도모씨 역시 2013년 9월부터 노조원을 불법 사찰하고 노조 탈퇴를 종용하는 등 노조 활동을 방해했던 것으로 검찰조사 결과 드러났다.

도씨는 그 과정에서 직원 염모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자 삼성전자서비스 측과 비밀리에 접촉해 거액의 금품으로 유족을 회유한 뒤 노조 몰래 염씨를 화장하고 최근까지도 지속적으로 노조 그린화 작업을 추진한 혐의를 받는다.

삼성그룹 노조 와해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지난달 26일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노사대책본부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고 있는 가운데 직원들이 노동분쟁 세미나와 관련한 글을 바라보고 있다. 윤창원기자

앞서 검찰은 지난달 18일 삼성전자서비스 경기도 수원시 삼성전자서비스 본사 건물 지하 창고 등 5곳을 압수수색해 200여개의 외장하드를 확보했다.

지난 2월에는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본사에서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등에 대한 노조 와해 문건이 담긴 외장하드를 확보, 현재 6000건이 넘는 자료에 대해 디지털 포렌식 작업을 벌이고 있다.

검찰은 본사 관계자 등에 대한 신병 확보 여부에 따라 향후 윗선 수사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