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정현보다 낫다" 차세대 에이스 입담 후끈

'파이팅!' 이덕희(왼쪽부터), 권순우, 정윤성이 30일 '비트로서울오픈국제남자챌린저대회'를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사진=노컷뉴스)
'한국 테니스의 간판' 정현(22위·한체대)의 뒤를 이을 차세대 에이스는 누가 될까. 특히 올해는 병역 혜택이 걸린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이 열려 유망주들의 경쟁이 더욱 치열할 전망이다.

권순우(204위·당진시청)과 이덕희(219위·현대자동차 후원), 정윤성(440위·CJ제일제당) 등이다. 이들은 30일부터 서울 올림픽공원 테니스장에서 시작된 '2018 비트로서울오픈국제남자챌린저테니스대회(총상금 10만 달러)'를 앞두고 다부진 각오를 다졌다.

이 대회는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최고 등급 대회다. ATP 투어보다 한 단계 낮은 챌런저대회로 주로 세계 랭킹 100위~300위권 선수들이 나선다. 2015년 정현이 준우승을 한 바 있고, 지난해는 권순우가 아쉽게 결승에서 우승컵을 놓쳤다.

일단 3인 중 맏형 권순우의 각오가 남다르다. 권순우는 "지난해 준우승을 했는데 한국에서 열리는 대회에서 지난해 아쉬움을 우승으로 털어내고 싶다"면서 "후회없는 경기를 가장 하고 싶다"고 입을 앙다물었다.

한국 테니스 기대주 권순우.(사진=대한테니스협회)
1살 동생들의 다짐도 만만치 않다. 청각장애 3급을 극복해낸 이덕희는 "오랜만에 한국에서 뛰는 경기여서 친한 선후배를 만나 반갑다"면서 "이번에는 집중해서 좋은 결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정윤성도 "항상 훈련해왔고, 테니스 인생을 보내온 장소"라면서 "기대되고 열심히 해서 좋은 성과를 내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사실 올해는 이들에게 중요한 시즌이다. 오는 8월 아시안게임 대표 선발을 위해 세계 랭킹을 더 끌어올려야 한다. 이들 3명은 이날 대한테니스협회가 발표한 국가대표 예비 명단에 모두 이름을 올렸다. 권순우, 이덕희가 대표로 뽑혔고, 정윤성은 후보에 올랐다. 4명 최종 명단은 오는 6월 확정된다.

권순우는 "아시안게임에 뛰게 된다면 좋은 기회가 있을 것 같다"면서 "군대 문제도 중요하기 때문에 최대한 끌어올려서 금메달 따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정윤성도 "아직 대표팀에 뽑히지 않았는데 랭킹을 끌어올려서 잘 하게 되면 아마도 뽑아주지 않을까 그 생각으로 열심히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덕희도 "기회가 주어진다면 자랑스러울 것 같다"고 말했다.

테니스 역시 전성기가 짧기 때문에 남자 선수의 경우 군 문제는 매우 중요하다. 한국 테니스의 전설 이형택(은퇴)과 정현도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내면서 각각 메이저대회 16강과 4강 등 선수 생활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한국 테니스 기대주 이덕희.(사진=대한테니스협회)
그런 점에서 '형' 정현은 이들에게 롤모델로 자극을 준다. 1살 적은 권순우는 "현이 형을 보면서 그렇게까지 할 수 있겠다 자신감을 얻었다"고 했고, 이덕희도 "열심히 해서 정현 형처럼 되고 싶다"고 말했다. 정윤성도 "현이 형이 워낙 잘 해주고 있어서 우리가 그 뒤만 열심히 잘 하면 좋아지지 않을까 싶다"고 거들었다.

정현보다 이것만큼은 내가 더 낫다며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권순우는 "스윙 자체는 내가 더 예쁜 것 같다"고 했고, 이덕희도 "포핸드는 앞선다"고 말했다. 다만 정현과 맞붙는다면 이길 확률이 각각 1%, 30%라고 꼬리를 내렸다. 그러나 정윤성은 "서브와 포핸드는 내가 더 낫다"면서 "맞붙으면 타이브레이크까지 가서 질 것 같지만 운이 좋으면 이길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정현의 호주오픈 4강 이후 부쩍 인기가 늘어난 한국 테니스. 과연 정현을 잇는 적자가 누가 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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