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화답이라도 하듯 북한이 핵실험장을 폐쇄하고 이를 공개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나서면서, 북미 정상회담 준비 작업은 한층 더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현재 사우디 아라비아를 방문 중인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29일(현지시간) ABC 뉴스와 인터뷰를 갖고 이달 초 김정은 위원장을 만났을 당시 완전한 비핵화 방법에 대해 깊은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수 없는 비핵화의 방법은 어떤 것일지 한 시간이 넘도록 김 위원장과 대화했고 폼페이오 장관은 면담을 통해 비핵화를 성취할 진짜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믿게 됐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정말로 역사적이면서 과거와는 다른 어떤 것을 할 준비가 돼 있는지 얼굴을 맞대고 만나보면 생각을 더 잘 읽을 수 있다"면서 "진정으로 비핵화 가능성이 있는지 알아보는 것이 나의 목표였고, (면담 결과)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약속을 번복했던 과거와는 확실히 다를 것이라는 점을 김 위원장을 직접 만나 면담하면서 확신하게 됐다는 것. 그러나 폼페이오 장관은 "최종 논의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누가 알겠느냐"면서 "여전히 할 일이 많이 남아있지만 이번 기회를 살릴 조건들이 구비됐다는데 희망을 걸어본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폼페이오 장관은 또 과거 협상이 틀어진 역사를 잘 알고 있다면서 북한의 말이 아니라 행동을 지켜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비핵화가 성취될 것이라는 점을 증명할 수 있는 조치들을 북한에 요구할 것"이라며 "우리는 약속이나 말보다는 행동과 조치들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맥락에서 남북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미 정상회담 전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쇄하고 이를 공개하겠다고 밝힌 점이 주목된다.
미국이 요구하고 있는 비핵화 진정성을 증명할 조치 중 하나로 폐쇄된 핵실험장을 공개하는 것이 아니냐는 것.
실제로 북한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비핵화 의지를 표명하기 위한 일련의 행동을 취할 경우, 북한이 또 약속을 어길 것이라는 미국의 의구심이 누그러지면서 북미 정상회담은 더 수월하게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더해 폼페이오 장관은 김정은 위원장과 미국인 억류자 석방 문제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북미 정상회담을 전후해 미국인 억류자가 풀려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아울러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미 정상회담에서 핵과 탄도미사일, 생화학무기, 일본인 납치 문제도 거론될 것이라고 말해, 비핵화에 더해 더 광범한 문제에서 해법이 도출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