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온다' 이어 '가을이 왔다' 성사된다

남북 정상 '화해를 위한 민족공동행사 적극 추진키로' … 남북 합동공연 성사 가능성 매우 커져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오전 판문점에서 만나 인사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노컷뉴스)
남북 정상은 '민족 공동 행사를 적극적으로 추진한다'는 내용의 판문점 선언을 27일 발표했다. 이로 인해 이달 초 평양에서 이뤄진 남북 합동공연이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고 다시 성사될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

이날 남북 정상은 "남과 북은 민족적 화해와 단합의 분위기를 고조시켜 나가기 위하여 각계각층의 다방면적인 협력과 교류 왕래와 접촉을 활성화하기로 하였다"는 데 뜻을 모았다.

이어 "6.15를 비롯하여 남과 북에 다 같이 의의가 있는 날들을 계기로 당국과 국회, 정당, 지방자치단체, 민간단체 등 각계각층이 참가하는 민족공동행사를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이러한 행사를 통해 "화해와 협력의 분위기를 고조시키며, 밖으로는 2018년 아시아경기대회를 비롯한 국제경기들에 공동으로 진출하여 민족의 슬기와 재능, 단합된 모습을 전 세계에 과시하기로 하였다"고 밝혔다.

지난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삼지연관현악단이 남측을 찾아 강릉과 서울에서 공연했다. 북측 예술단이 남측에서 공연을 한 것은 15년 만의 일이었다. 이후 두 달도 채 안 돼 남측 예술단이 13년 만에 평양을 방문, 심지어 합동공연까지 하는 등 불과 몇 달 새에 급물살을 탔다.

'봄이 온다'라는 평양 공연의 제목처럼 겨울 같이 10여 년간 추웠던 남북 관계가 녹아들기 시작한 것이다.


3일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엣 열린 남북예술인의 연합무대 '우리는 하나' 공연 후 출연진이 기념촬영 하고 있다. (사진=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봄에 핀 꽃은 이번 판문점 선언을 계기로 가을에 열매를 맺을 가능성이 농후해졌다. 공연·예술계에서는 정치·사회 분야보다 상대적으로 가볍고 서로 쉽게 동질감을 느낄 수 있는 문화 분야의 교류가 더 활발해 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일 남측 예술단의 단독 공연을 본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문화예술 공연을 자주 해야 한다"며 "남측이 '봄이 온다' 라는 공연을 했으니 가을엔 결실을 갖고 '가을이 왔다'라는 공연을 서울에서 하자"고 제안하기까지 했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이 올 가을 평양 방문을 판문점 선언을 통해 밝힌 만큼, 이 시기에 남북합동 공연이 성사될 가능성도 크다.

그동안 남북은 다양한 형태의 남북 합동 공연을 펼친 바 있다. 2002년 평양에서는 KBS교향악단과 조선국립교향악단 등 120여 명의 남북 연주자가 연합오케스트라를 구성해 '아리랑'을 연주한 바 있다.

같은 해 'MBC 평양 특별공연'에선 국민가수 이미자가 22곡을 열창하고 MBC 합창단과 조선국립민족예술단이 합창했다. 이 자리에 윤도현밴드, 가수 최진희, 테너 임웅균 등이 북한 가수들과 함께 무대를 꾸미기도 했다.

다수의 예술인이 참여하는 합동공연은 아니지만 2005년에는 조용필의 단독 콘서트가 평양에서 마련된 바도 있다.

예술단 공연 등 남북 문화·예술 교류를 일회적 이벤트로 끝내지 말고 상시적으로 이어가야 한다는 목소리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북측 공연전문가인 박영정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예술기반정책연구실장은 "남북관계가 새로운 단계, 평화의 단계의 첫발을 내딛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남북 문화교류의 환경이 새로운 국면을 맞는 만큼 이제는 일회적 이벤트로서의 예술교류를 넘어 교류의 상시화, 남북 문화교류의 제도화 단계로 나아갈 단계"라고 강조했다.

공연뿐만 아니라 학술적인 부분에서도 교류가 이뤄질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 3일 평양서 열린 남북 예술단 합동공연 후 환영 만찬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을 만난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2015년 중단된 '겨레말 큰사전 남북 공동편찬사업'을 제안했다.

또 '개성만월대 공동 발굴조사 및 보존정비사업' 등을 재개하고, 고려 건국 1100주년을 기념해 추진하는 '대고려전' 특별 전시에 북측이 참여하기를 권하기도 했다.

문체부 역시 TF를 구성하고 곧 이어질 문화 교류에 대해 대비하고 있다. 문체부 관계자는 "그동안 중단됐던 사업이 가장 빨리 재개될 가능성이 높지만 이를 위해서는 북측과의 실무접촉이 필요하다"며 "남북교류협력특별전담반 TF를 통해 향후 이뤄질 문화교류를 준비해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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