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도 중요하지만 이행도 중요하다"며 평화에 대한 의지를 나타내기도 했지만 솔직한 심경을 드러내며 모두발언 중간 중간 함박웃음을 짓는 장면도 연출됐다.
가장 큰 웃음을 자아낸 부분은 만찬 메뉴에 포함된 평양냉면을 소개하는 순간이었다.
김 위원장은 "오기 전에 보니 저녁 만찬을 가지고 얘기를 많이 하더라"며 "어렵사리 평양에서부터 평양냉면을 가지고 왔다"고 자랑하듯 준비 과정을 설명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님께서 편안한 마음으로 멀리에서 온 평양냉면"이라고 말하던 김 위원장은 순간 멈칫한 후 "아 멀다고 얘기하면 안되갔구나"라며 머쓱한 웃음을 지었다.
평양과 판문점 사이의 거리는 147㎞로 가깝지 않다. 그러나 이날 만찬에 나올 평양냉면은 평양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판문점 북측의 통일각에 평양 옥류관 제면기를 설치해 뽑아내는 것이기에 매우 가까운 거리에서 배달된다.
김 위원장의 웃음은 발언 도중 이 내용이 기억났기 때문에 터져나온 것이다.
순간 문 대통령을 비롯해 배석자 전원이 수 초 동안 함께 웃으며 회담장 분위기가 매우 밝아졌다.
김 위원장은 회담장에 임하는 순간의 심경을 솔직히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군사분계선을 넘어서는데 11년이 걸렸는데 오늘 걸어오면서 보니까 왜 이렇게 오기 힘들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수시로 만나서 걸린 문제를 풀어가고 마음을 합치고 의지를 가지고 나가면 우리가 잃어버린 11년을 만회할 수 있지 않겠나하는 마음이 교차하는 상태로 200m를 걸어왔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난 시기처럼 아무리 좋은 합의나 글이 발표돼도 제대로 이행되지 못하면 기대를 품었던 분들한테 오히려 더 낙심을 주지 않겠느냐"고 말해 과거 북한의 태도와 달리 합의 내용을 철저하게 이행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현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현장을 취재 중인 기자들을 신경쓰는 모습도 보였다.
그는 모두발언 말미에 "허심탄회하고 진지하게 좋은 얘기, 필요한 얘기를 해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겠다는 것을 문재인 대통령님께도, 기자여러분께도 말씀드린다"고 직접 기자를 언급했다.
또 문 대통령이 "10년 동안 못 다한 얘기를 충분히 나누자"며 모두발언을 마치자 "얘기를 어떻게 하겠느냐. 기자분들이 (있어) 어색해 가지고"라며 취재진을 의식하는 발언을 거듭 이어갔다.
그러자 문 대통령은 "편하게 얘기할 수 있겠느냐"며 기자들을 물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