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아, 멀다고 말하면 안되갔구나…11년 왜이렇게 오랬나"

"만감이 교차하는 속에서 200m 걸어와…새로운 역사의 출발점에서 신호탄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오전 판문점에서 만나 인사하고 있다. (사진=한국공동사진기자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평화와 번영의 새로운 역사가 쓰여지는 출발 신호탄을 쏜다는 그런 마음을 가지고 여기에 왔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판문점 평화의집 2층 회담장에서 오전 정상회담이 시작되기 직전 준비한 모두발언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김 위원장은 "마음을 합치고 의지를 가지고 나가면 우리가 잃어버린 11년을 만회할 수 있지 않겠냐"며 "이런 마음이 교차하는 상태에서 200m를 걸어왔다"고 말했다. 그는 "군사분계선을 넘는 데 역사적인 11년이 걸렸는데 오늘 걸어오면서 보니까, 왜 이렇게 이 시간이 오랬나, 왜 이렇게 오기 힘들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오늘 현안 문제들을 툭 터놓고 이야기를 하고, 앞으로 이 자리를 빌어서 우리가 지난 시기처럼 또 원점으로 돌아가고 이행하지 못하는 결과보다는 앞으로 미래를 내다보면서 지향성있게 손잡고 걸어나가는 계기가 돼 기대하시는 분들의 기대에도 부응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육성이 라이브로 생중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 최고지도자의 남한 방문도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발언 도중 평양냉면 관련 농담도 던졌다. 그는 "오늘 저녁 음식 가지고 얘기 많이 하던데"라며 "어렵사리 평양에서 평양냉면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께서 멀리 온 (냉면을)..."이라고 말하다가, "아, 멀다고 말하면 안되갔구나"라며 스스로 말을 바로잡았다. 김 위원장이 이날 저녁 만찬을 위해 준비한 옥류관 평양냉면은 수석 요리사가 판문점 내부 통일각까지 제면기를 가지고 들어와 평화의집 지근거리에서 만들어진다.

김 위원장은 "진지하고 솔직하게 오늘 문재인 대통령님과 좋은 얘기를 하고 반드시 필요한 얘기를 하고 해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겠다는 것을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남북의 국민들과 해외동포들의 기대감이 아주 큰만큼 우리 두 사람 어깨가 무겁다고 생각한다"며 "우리 김 위원장이 사상 최초로 군사분계점 넘어오는 순간 판문점은 분단의 상징이 아니라 평화의 상징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김 위원장의 용단에 대해서도 경의를 표하고 싶다"며 "우리 대화도 그렇게 통 크게 대화를 나누고 합의에 이르러서 우리 민족과 평화 바라는 이 세계 모든 사람들에게 큰 선물을 만들어 주시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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